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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LTE-A 킬러콘텐츠 찾아라

48부. LTE-A 시대 본격화

by 김문기

2011년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된 4세대 이동통신 LTE는 2013년 들어 본격적으로 LTE-A 시대로 진화했다. 두 번째 주파수 경매를 통해 여유분을 확보한 이동통신 3사는 광대역 LTE와 LTE-A 서비스를 내세워 전례 없는 속도 경쟁을 벌였다. 다운로드 속도를 두 배로 높인 LTE-A는 2013년 6월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LG유플러스가 같은 해 7월 뒤를 이었고, KT는 주파수 간섭 문제를 해결한 뒤 서비스를 개시했다.


LTE-A 시대의 핵심 과제는 ‘속도를 어떻게 체감하게 할 것인가’였다. 통신사들은 기술적 우위를 부각하기 위해 마케팅 용어를 쏟아냈고, 동시에 더 빠른 네트워크를 소비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발굴에 나섰다. LTE가 막 시작되던 2011년, 이통 3사가 내세운 대표 서비스는 실시간 영상, 개인용 클라우드, 그리고 네트워크 기반 모바일 게임이었다.

다운로드.jpeg SK텔레콤, 150Mbps LTE-A 단말기로 세계 최초 시연…‘MWC 2013’에서 모바일의 미래상 제시 [사진=SKT]

영상은 ‘N스크린’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았다. 여러 기기에서 같은 콘텐츠를 끊김 없이 이어보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호핀’, KT는 ‘올레tv 나우’, LG유플러스는 ‘슛앤플레이’를 내세웠다.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 못지않은 멀티플레이 환경을 구현하며 경쟁력을 갖췄다. CCR의 ‘포트리스2 RED’, JCE의 ‘프리스타일2 애니웨어’가 대표작이었다.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도 급속히 커졌다. SK텔레콤의 ‘T클라우드’, KT의 ‘유클라우드’, LG유플러스의 ‘U+BOX’는 데이터 보관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통 3사의 기대대로 LTE 이용자들은 영상과 게임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폭발적으로 소비했다. SK텔레콤 분석에 따르면 LTE-A 가입자는 기존 LTE 가입자보다 영상 트래픽이 40%, 게임 트래픽이 30% 이상 많았다. 스포츠 중계, 하이라이트 영상은 LTE 속도를 실감하기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였다. LG유플러스 역시 전체 트래픽의 40%가 멀티미디어에서 발생했으며, KT 또한 동영상을 포함한 서비스가 46%를 차지했다.

다운로드 (1).jpeg KT가 남매 듀엣 싱어송라이터 악동뮤지션을 주인공으로 하는 황금주파수 광대역 LTE-A 광고 [사진=KT]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진 만큼, 이통사에는 새로운 ‘데이터 소비 동력’이 필요했다. SK텔레콤은 동영상 전용 요금제 ‘T라이프팩’과 스포츠 중계 특화 ‘T스포츠팩’을 내놨다. 월 9천 원에 최대 140시간 영상을 볼 수 있었고, 하루 2GB씩 한 달 62GB 데이터를 제공했다. 또 새벽 1시부터 7시까지 데이터를 절반만 차감하는 ‘심야 데이터 할인’ 프로모션과 ‘T데이터 쿠폰’, 가족 간 데이터를 나눌 수 있는 ‘T가족 혜택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야구 중계를 두 화면으로 동시에 볼 수 있는 ‘T베이스볼 멀티뷰’는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실시간 영상 서비스 중 하나였다.


LTE-A 도입이 늦었던 KT는 한층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맞섰다. 2013년 9월 광대역 LTE 상용화와 함께 데이터를 두 배로 제공하는 ‘2배 프로모션’을 시행했고, ‘올레tv 나우’를 ‘올레tv 모바일’로 리브랜딩하며 화질을 풀HD로 높였다. 음원 서비스 ‘지니’도 고음질 버전으로 개편해 멀티미디어 품질 경쟁에 합류했다.

다운로드 (2).jpeg LG유플러스가 노키아솔루션스앤네트웍스와 함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4에서 LTE-A(Advanced) 핵심기술인 향상된 업링크 콤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LGU+]

LG유플러스는 보이스오버LTE(VoLTE) 기술을 기반으로 한 ‘Uwa(유와)’ 서비스를 출시했다. 통화 중에도 사진, 음악, 화면을 동시에 공유할 수 있는 혁신적 커뮤니케이션 도구였다. 실시간 스포츠 중계 ‘U+쉐어라이브’, 고화질 ‘HD라이브’, 내비게이션 서비스 ‘U+내비 LTE’ 등 LTE-A의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잇달아 등장했다. 요금제 측면에서는 하루 2GB씩 데이터를 제공하는 ‘100% LTE 데이터팩’과 24시간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100% LTE 24시간 데이터 프리’를 내놓았다.


LTE-A의 확산은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모바일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영상, 음악, 게임, 클라우드가 데이터 중심으로 통합되고, 요금제는 사용 행태에 맞춰 세분화됐다. 2013년은 기술과 마케팅이 맞물리며 한국 이동통신사가 본격적으로 ‘속도의 시대’에 진입한 원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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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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