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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단통법 나비효과..."아! 팬택"(2)

49부. 불법보조금 활개, 단말기유통법 도입

by 김문기

팬택은 2011년 6월 10일 이통사마다 달리 전략군을 운영하던 LG전자와는 달리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동일 대표 플래그십 모델을 이통3사에 동시 공급했다. 그 첫번째 모델이 '베가 레이서'다.


당시 국내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이라는 마케팅 전략 포인트와 '레이서'에 집중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배우 이병헌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여담으로 이병헌은 마지막까지 팬택과 의리를 지킨 모델로 남았다. 콘서트를 열고 경품으로 스포츠카인 페라리를 걸었다.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에 결실도 확실했다.


'베가레이서'는 누적판매량 180만대를 달성할 정도로 팬택 내부에서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여줬다. 이같은 성공은 팬택 박병엽 부회장의 결단과 직원들의 포기를 모르는 열정의 결정체였다. 이와 함께 팬택은 드디어 워크아웃을 졸업한다.


박병엽 부회장의 성공일화는 여러 곳에서 회자됐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2를 1.2GHz 클럭속도의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데 자극 받은 박 부회장은 퀄컴을 찾았다. AP 성능 향상을 꾸준히 요구하고 나선 것. 퀄컴은 그런 박 부회장을 돌려 세웠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박 부회장에 퀄컴도 손을 들었다. 박 부회장뿐만 아니라 주요 임원들도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퀄컴 본사를 끊임없이 들락날락했다.

팬택 베가 LTE [사진=팬택]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011년 7월 1일 나란히 4세대통신(4G) 롱텀에볼루션(LTE)를 상용화했다. 팬택도 LTE 스마트폰 마련에 분주했다. LG전자보다 근소한 차이로 '베가 LTE'를 SK텔레톰을 통해 먼저 내놨다. 이 때 팬택은 또 다른 차별화를 위해 사용자인터페이스 브랜드로 '플럭스(FLUX)'를 전면에 내세웠다. UX 자체를 브랜드화해 알릴 정도로 자신감이 있었던 시기다.


이 후 SK텔레콤과 KT에는 공용모델인 '베가 LTE M'을, LG유플러스에는 '베가 LTE EX'를 출시했다.

팬택은 가요계의 인기스타 보아를 ‘베가레이서2’의 모델로 발탁했다 [사진=팬택]

LTE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팬택은 기세를 몰아 2012년 5월 11일 이통3사를 통해 대표 모델은 2세대 '베가 레이서2'를 내놓는다. 퀄컴의 LTE 원칩을 탑재했다. 팬택이 20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팬택은 당시 LG전자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마케팅 적으로는 LG전자를 언급하기 보다는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물고 늘어졌다. 팬택은 '베가레이서2'에 대해 LG전자 옵티머스 LTE2보다 품질면에서 월등함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3'와 정면대결해도 손색이 없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전세계 시장에서 노키아를 제치고 휴대폰 왕좌에 올랐을 때다.

팬택 베가 R3 [사진=팬택]

이러한 단면을 보여주는 모델이 '베가 R3'다. 팬택은 베가레이서2가 출시된 해인 2012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베가 R3' 론칭 무대로 삼성전자의 앞마당인 서울 강남 'M스테이지'를 꼽았다.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던 전례를 미뤄봤을 때 이례적 행보였다. 마치 애플 텃밭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전자가 신규 갤럭시를 선보인 것과 마찬가지다.


'베가 R3'은 당시 한손 사용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에게 맞게 UI를 재편하고 고질적인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슈퍼 배터리팩'을 도입했다. 대용량 배터리와 초고속 충전기술, 2포트 어댑터를 선보였다. 전력 소모는 낮추면서 충전 속도를 높였다. 베가 R3는 출시 4개월만에 국내 80만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팬택 백아연 시그니처 서비스 체험 [사진=팬택]

완벽했던 '베가 아이언'…불행은 행복할때 찾아왔다


불행의 시작은 가장 행복할 때 찾아온다.


2013년 팬택의 최고 제품으로 손꼽히는 '베가 아이언'이 출시됐다. 당시 팬택은 늘어난 부채비율과 줄어드는 판매량, 급락한 영업이익 등이 서서히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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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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