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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아이폰6 습격',
전세계 최초 韓 동시 출시

50부. LTE 3CA 논란

by 김문기

팬택의 몰락과 함께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이 발발했다. 삼성전자의 확장, 또는 LG전자의 반격도 있었겠으나 그 중에서도 한 자릿수 점유율로 하락한 애플이 날을 세우고 있었다.


앞서 2009년 11월 28일 KT를 통해 국내 정식으로 첫 선을 보인 애플 아이폰(아이폰3GS)는 즉각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선적으로 대항마로 불린 휴대폰들이 줄줄이 시련을 겪으면서 반사효과를 얻기도 했다. 2010년 9월 10일 KT가 두번째 아이폰(아이폰4)를 내놓자 당시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고민도 더 커졌다.

238345340_20110316113720_1107481455.jpg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중앙)과 아이폰4 SK텔레콤 1호 가입자 모습 [사진=SK텔레콤]

결국 SK텔레콤은 KT보다는 늦었지만 2011년 3월 16일 아이폰4를 도입했다. KT와 SK텔레콤이 동시에 아이폰을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경쟁의 한 단면 정도 수준이었으나 전세계 시장에서는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애플 정책은 한 국가당 복수 이통사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 정책이 처음으로 깨진 사례가 바로 한국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의 3강 구도와 쏟아지는 외산폰 속에서도 아이폰을 점차 힘을 키워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했다. SK텔레콤과 KT 역시 대대적인 이벤트와 마케팅을 쏟아부었다. 아이폰이 나올때마다 가입자 뺏기에 혈안이었다.


아이폰 도입 경쟁의 절정은 2011년 11월 11일. '11'이라는 숫자가 3번이나 겹치는 날이었다. KT와 SK텔레콤이 동시에 아이폰4S를 내놓게 된 것. 비가 내리는 악천우 속에서도 아이폰4S를 구매하기 위해 긴 행렬이 들어섰다.

20121207085749_1356703914.jpg KT T&C부문장 표현명 사장(왼쪽)과 아이폰 5 1호 개통고객 박슬기 씨(오른쪽)가 아이폰 5 출시를 축하했다 [사진=KT]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속 타는 곳은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당시 통신규격과 주파수 대역으로 인해 외산폰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유럽식 GSM 방식으로 ‘아이폰’을 설계했기에 2G CDMA를 채택한 LG유플러스는 그림의 떡이었다.


애플이 GSM 방식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미국 이통사 AT&T와 함께 버라이즌에서도 아이폰을 공급하기로 결정, 버라이즌에 맞는 CDMA망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폰’을 별도로 내놨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파수 대역에 발목이 잡혔다. 애플이 설계한 2G용 아이폰은 800MHz와 1.9GHz 주파수 대역의 리비전.A 통신규격을 지원했는데 당시 LG유플러스는 1.8GHz 에서만 리비전.A를 운용하고 있어 맞지 않았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아이폰은 그 이후 벼랑 끝에 섰다 .외형상 큰 변화가 없는 아이폰4S, 3.5인치에서 크기를 4인치로 키웠으나 여전히 대화면 트렌드에서 벗어난 아이폰5, 비슷한 디자인의 아이폰5S까지 이어졌으나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그 사이 아이폰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4년 애플에게 반등의 기회가 왔다. 국내 이통시장의 불안감이 오히려 상승 요인이 된 것. 불법보조금을 잡기 위한 단통법의 시행, 팬택의 몰락과 해외 제조사의 시장 철수, 대화면으로 전환한 애플의 아이폰 정책 등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우선, 순차 영업정지 및 단말기 유통법 도입으로 인해 불법보조금 기반의 마케팅 경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게 주효했다. 통상적인 보조금은 이통사의 지원금과 제조사 장려금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애플에게는 장려금 개념이 없다. 당대 아이폰이 비싼 이유였다. 불법보조금이 줄어들면서 단말 가격차가 줄어들고, 대신 요금을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안드로이드폰뿐만 아니라 아이폰에게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여기에 국내 제조사 중 팬택이 회생에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대다수 해외 제조사가 외산폰의 무덤인 우리나라 시장을 철수하면서 빈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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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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