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기업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강의 도중 화이트보드에 < 0 1 2 = ? > 라는 방정식을 적은 다음 “물음표(?)에 들어갈 단어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신입사원들은 다소 엉뚱한(?) 필자 질문에 의아해 했습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더니 “그것은 ‘영원이’를 뜻합니다.”라고 답하자 또 한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 “그것은 ‘영한이’라는 제 이름을 뜻합니다.”기대한 정답은 아니었지만 깜찍한 발상에 나머지 사람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방사성 물질에는 반감기(Half Life)가 있다고 합니다. 지식에도 반감기가 있습니다. 오늘 지식의 가치가 100이라면 내일은 50으로, 다음 날은 25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익힌 새로운 지식도 올해는 절반의 효과밖에 볼 수 없고, 내년에는 4분의 1, 내후년에는 8분의 1로 줄어들면서 결국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도 3년만 공부를 놓으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생존하시려면 부단히 지식투자를 하셔야 합니다. 그동안 부동산 또는 주식 투자를 잘하라는 말은 많이 들어 왔는데 ‘지식투자를 하라’는 말은 생소하실 것입니다. 직장인으로 성공하려면 한 곳에 몰입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그 투자처를 잘 골라 제대로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 없는 수익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일상 업무로 바쁜 보통 직장인들은 흔히 부동산 또는 주식으로만 눈을 돌리기 십상입니다. 이것도 요즘 같은 불경기엔 만만치 않은 작업일 것입니다. 일을 등한시 한 채 하루 종일 여기에 시간을 내놓을 수 없지요. 따라서 재테크에 소질이 없는 직장인일수록 나름대로 자신만의 투자처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이런 직장인들이 투자할 투자처는 어디일까? 다름 아닌 자신의 지식을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21세기에 성공하려면 ‘지식 부자(Knowledge Rich)’가 되어야 하는데 투자를 제대로 못해 ‘지식 빈자(Knowledge Poor)’가 되는 것입니다. 일터나 하는 일에 애정이나 열정을 담기 어려운 건 바로 이런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는 ‘지식 자산(Knowledge Asset)’이 없어서 그렇지요.
투자를 할 때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듯 ‘지식투자’를 잘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재테크를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부지런히 재테크에 대한 공부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부단히 부지런히 손품, 발품 등을 팔지요. 모르고서는 그 분야에 뛰어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식투자를 잘 하려면 우선 투자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지식투자 키트(kit)’를 마련해야 합니다. 여기서 ‘지식투자 키트’란 일종의 지식을 담는 그릇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돼지저금통이 저축의 첫 걸음인 것처럼 지식투자 키트를 갖고 자신만의 튼튼한 ‘마법의 성(城)’을 쌓아 가야 합니다. 이것은 성공을 위한 자가발전소를 하나 만드는 일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마법의 성’은 어떻게 쌓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소개하는 ‘마법의 성 쌓기 6단계’를 차근차근 행동으로 옮기시면 아주 튼튼하게 높이 쌓을 수 있습니다. 바로 Knowledge Miner(지식 채굴자)가 되는 작업입니다.
첫째, 지식 바인더를 마련하세요. 시중에서 5천 원 정도 하는 서류철(바인더)이 면 됩니다. 이는 앞서 소개한 ‘지식투자 키트’로서 지식을 담을 ‘지식 저금통’과 같습니다.
둘째, 표지에 각인을 하세요. 제목을 써넣는 일인데 가령 “김철수의 지식 부자 만들기” 아니면 “김철수의 Knowledge Rich”처럼 써 넣으시면 됩니다. 이 문구는 가능한 크게 쓰는 게 좋습니다.
셋째, 지식 테마를 설정하세요. 부동산투자로 보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이나 매한가지입니다. 테마 설정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것이면 금상첨화지만 평소 관심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좋습니다.
넷째, 하루의 2%를 투자하세요. ‘마법의 성’을 쌓을 벽돌, 즉 지식 바인더에 담을 거리를 찾는 일입니다. 직장인이 챙겨야 할 지식거리로 ‘지식사우(四友)’라는 게 있다. 신문, 전문 잡지, 책, 인터넷을 통해 하루 2%인 30분 정도를 투자해 따끈따끈 지식거리를 축적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하루도 빠짐없이 하세요. 하나의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일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므로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식 거리 4인방, 즉 ‘지식사우’를 통해 정리한 것을 바인더에 철만 하시면 됩니다. 설정한 테마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담아 보세요. 6개월 정도 지속해보세요. 자신만의 멋진 ‘스몰 데이터(Small Data)’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조직 내에서 ‘콘텐츠 마스터’ 즉 한 분야에 있어 전문가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하게 됩니다.
여섯째, 실천에 옮겨보세요. 늘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꿈은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또한 미래는 이뤄지는 게 아니라 창조하는 것입니다. 일단 해보아야 하며 실행에 집중해야 합니다.
물론 앞서 소개한 것은 다소 ‘아날로그 방식’이라서 언뜻 보기엔 뻔한 이야기 같고 게다가 유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처방이라도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소용이 없지요. 우선 도전해보세요. 이렇게 하시면 멋진 ‘지식의 성’을 쌓을 수 있는 자세를 갖추게 됩니다.
이제 지식은 곧 무기이자, 돈이 됩니다. 더 이상 무한 성장의 학습이 없다면 어제의 지식은 쓰레기에 불과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제 나만의 지식 콘텐츠가 없으면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콘텐츠가 없으면 융합이니 통섭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과거 1백 년이 오늘날의 1초와 같은 시간의 속도 선상에 있습니다. 시간의 속도와 지식의 가치는 운명을 같이 합니다. “리더(Leader)는 리더(Reader)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식 바인더를 통해 ‘지맥(知脈)’을 찾아가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학습기능>과 <가공기술>을 키워 가세요. 어느새 당신은 조직 중심에 당당히 서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조직을 리드하는 리더가 될 것입니다. 그‘지맥(知脈)’에는 당신을 위한 ‘부맥(富脈)’이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식투자>도 좋지만 우선 <지식투자>를 해보세요.
“지식 바인더로 지식부자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