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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Jun 19. 2017

#. 모밀 먹는법을 모르던 남자와 만난 날

-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오류

남자는 모밀먹는 법을 몰랐다.

"무, 파, 와사비 넣고 육수에 찍어먹으면 돼요"

여자가 말했음에도,

남자는 모밀면에 육수를 부어버렸다.

판모밀 아래로 육수가 흥건히 흘렀다.


남자는 남들이 다 알법한 연예인들도 몰랐다.

인기 있는 예능도, 드라마도,

인터넷에 유재석과 관련된

얼마나 넘치는 미담이 쏟아지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해외생활을 한 것도 아니었다.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평범한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인데,

여자가 당연히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몰랐다.



외계에서 떨어진 것이 아닐까


가끔 여자는 남자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외계에서 떨어진 것 같은 남자를 만난지,

열흘쯤 지났을때,


여자는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남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외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쉬는 시간에는 바둑TV를 보고,

새벽에 일어나 스포츠 경기들을 챙겨보고,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쁜 인생을 살았던.


여자의 인생에서 당연한 것들이,

남자의 인생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아니었다.


남자의 인생에서 당연한 것들이,

여자의 인생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아니었듯이




당연한 것,

지극히 상식적인 것


우리는 가끔 "당연하다"는 이름으로

타인을 폭력적으로 대하곤 한다.


-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 내 결정이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 내 행동이 사회에 부합한다고,


하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지극히 상식적인 것,

결국 내가 규정한 사회에서 오는 것이다.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사회에서 오는 것들.


타인에게는 타인과 타인을 둘러싼 세상이 있다.

누군가가 이해가 가지 않을때,

한번쯤 뒤돌아보아야 한다.


그 사람에게도


그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가 있다고.




by.쏘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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