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전날의 풍경

집에 안가는 사람들

by 인도

얼마전.

추석연휴 전날.

새로 바뀐 대표님께서 오후 4시가 되자 퇴근을 명했다. 역시 대표가 바뀌니까, 문화가 조금씩 바뀌는구나 실감을 하면서, 문득 자리 주변을 돌아봤다.


어느새 인사만 하고 사라진 직원들.

그리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사무실의 가장 안쪽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부장님들.

웃프고 슬펐다.

왜 대표님이 집에 가라는데도, 집에 가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있는거니 묻고 싶었지만, 안물어도 이유는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하나는 정말 순전히 본부장님들이 집에 가지 않고 있어서겠지.

그리고 집에 일찍 갔다가 영원히 회사로부터 일찍가게 되고 싶지는 않았겠지....설마 일이 많이 남아서라고는 절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두번째는 집에 일찍 가봐야, 추석준비를 도와야 할테니 일부러 집에 안가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좀 괘씸하고 얄미운 생각도 들었다. 물론, 회사에서 시달렸는데 집에가서 시달릴 것을 생각하면 누구나 힘든건 사실이겠지만, 그래도 그걸 핑계로 은근슬쩍 가정을 꾸리는 가장으로서의 할일에 대한 책임회피는 아닌지. 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하긴 누가 알겠는가.

부장들도 이리저리 위아래 눈치를 다 보며, 심지어 집의 눈치까지 보면서 힘겹게 하루살이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