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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 온다

네 번째 그림책 이상교의 "야, 비 온다(2002)"

by 지은이 지은
야, 비 온다


4월의 첫 봄비를 맞이한 오늘에 어울리는 책이다. 귀 기울여 비 오는 소리를 듣는 날은 얼마나 될까?

창문 난간에 매달려 곧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빗방울이 보이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잘 보이는지 모르겠다. '비'를 생각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


나는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1953)>가 생각난다. 쏟아지는 비를 기분 좋게 맞으면서 I'm Singing in the rain을 부르는 주인공의 자유로운 모습. 우산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줘버린 채 여유롭게 휘파람을 불면서 거리를 춤추며 활보하는 주인공을 떠올리면 나도 빗속에서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물론 주인공이 왜 빗속에서 비를 맞으며 노래하고 춤추는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무언들 못할까. 떨어지는 비가 벚꽃잎처럼 아름답고 따뜻할 테니.


이 영화 덕분에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호도독 호도독
지금 나의 귓가에 들리는 빗소리다. 우린 저마다 각자의 귀로 들려오는 빗소리가 있지 않을까.

여러 재밌는 비 오는 소리에 귀를 쫑긋이 세우자. 빗소리에 이렇게나 다양한 소리가 존재했나 싶을 만큼 많다.


우산이 너무도 갖고 싶었던 주인공 소녀 단이에게 삼촌은 우산을 선물해줬다.



새로 생긴 우산을 사용해보고 싶은 단이는 비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어? 이 소리는? 아, 비가 아니네.



토독 토독 톡토독


이것은?! 빗 소 리! 드디어 비가 내린다!

선물 받은 우산을 드디어 첫 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우산을 화알-짝 펼쳐본다.



나 혼자 이렇게 좋은 우산을 쓰고 있을 수는 없지!

더 많은 이들이 우산을 쓰면 좋겠어!



참새도, 자동차도, 개미도, 신호등도 우산을 쓴다.



너도나도 우산을 쓸수록 빗소리의 합창은 더 크게 들린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을 땐 보다 더 재밌게 비 오는 소리를 흉내 내면서 읽으면 좋다.



어? 어느새 비는 그쳤고 삼촌은 우산을 접어라 한다.



하늘은 아직 우산을 썼네?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나타나는 모습을 이렇게 상상할 수도 있다니. 무지개는 우리 모두의 우산이 되어 비를 막아준다.


가만히 귀 기울여 비 오는 소리를 들어보자.


나의 빗소리는 무슨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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