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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sun Aug 18. 2022

서아프리카 가나: IMF 관리체계로 가다 (1)

세계에서 두번째로 화폐가치 폭락


블룸버그는 2022년 8월 18일자 기사로, 가나의 세디가 스리랑카의 루피에 이어, 전세계 150국 중 두번째로 많이 가치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2018년, 2019년만 해도 IMF에서 10%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밝은 미래는 전망하던 가나의 경제는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곤두박질 치고 있다. 급기야 올해 2월까지만해도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경제정책 운용의 자율성을 박탈당하면서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큰소리 치던 Ken Offori Atta 재무 장관은, 5 개월 뒤 IMF에 공식적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현 정부는 이번 금융 위기는 정부의 경제운용의 실패가 아니라,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변명을 늘어놓고 있지만, 1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30%가 넘는 인플레이션, 세계에서 스리랑카 다음으로 평가절하 폭(28%)이 큰 통화가치(가나 세디)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물론, 금번의 경제위기는 외부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고, 2017년 현정권이 들어설 때 이미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에 경고등이 켜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 Akufo Addo 대통령의 고등학교 무상급식/무상교육(Free SHS), 병원건립 (101 Hospitals), 도로건설(Cocoa Road) 등의 선심성 정책들은 방만한 재정운영을 불러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작년도 국가 예산의 44%가 외채를 갚는데 쓰였다고 한다. 가나의 재정적자는 -16%로, 사하라 이남 국가의 평균 -6%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고, 두번째로 큰 적자폭이다. 


가나는 2019년도에 IMF에서 졸업한 지 3년만에 다시 IMF 관리체계에 들어감으로서, 1957년 독립이래로 공식적으로 17번째 IMF관리체계를 맞이하게 되었고, 최근 35년간 22년을 IMF 관리하에 놓이게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이 상황을 영국의 Economist 지는 '가나 관료들은 가나 경제를 개밥그릇(dog's dinner) 꼴로 만들어 놨다'고 힐난 했다. 


가나의 이러한 경제 위기는 현지의 사업가들에게도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 예로, 작년 말에 수입한 물건의 가격을 책정할 때에는 환율이 USD $1= Ghs 6 으로 책정했는데, 8월 현재 시장 환율은 USD $1=Ghs 10이다. 따라서, 수입당시에 책정한 가격으로 판매하여 달러로 환전하면, $1 가 될 줄 알았는데, 0.6 달러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물건을 팔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이다. 물건 가격에 환율을 반영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나 국민이 모두 가난해진 상황에서 가격전가는 판매의 속도를 늦춰서, 추가적인 환손실을 가져올 뿐이다. 싸게라도 빨리 팔아치워서 달러로 환전하는게 그나마 돈을 건질 방법이다. 


가나 경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가나 경제 눈앞에 닥친 상황은 암담하기만 하다. 도무지 돈이 들어올 곳이 없다. 가나의 주요 수출품인 금/원유/카카오의 국제 시세는 가격이 하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출량이 단기간에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과거 금리 10% 수준에서 대출을 해주던 해외의 금융기관들은 가나 정부나 기업에 더 이상 돈을 빌려주기 꺼려하고 있다. 최근 가나 정부는 가나세디 표기 국채(treasury bill)의 금리를 22% 수준으로 상향했으나, 이는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시장에 외면받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가나의 재무장관이 IMF에 백기를 들고 15억불의 구체금융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가나 정부는 현재 상황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은채, 남탓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나의 젊은이들은 벌써 2년전부터 가나의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Fix the Country"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시위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잘사는 축에 속한다고 자부했던 가나의 평균적인 국민들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경제 침체로 나날이 벼량 끝으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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