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하린의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스마트폰을 더듬어 찾았다. 발신자를 확인하자 이민준이었다.
"네, 형사님."
하린이 깊게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정하린 프로파일러님, 죄송합니다만 지금 바로 나와주실 수 있습니까? 박소연의 집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하린은 눈을 깜빡이며 정신을 차렸다.
"네, 알겠습니다. 어디서 만날까요?"
민준이 주소를 알려주었고, 하린은 서둘러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잠시 자신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셨다. 오늘은 왠지 중요한 날이 될 것만 같았다. 그녀의 능력이 이번 사건의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이민준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다른 형사 한 명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형사님."
하린이 먼저 인사했다.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쪽은 김준호 형사입니다. 오늘 함께 할 겁니다."
김준호는 하린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자, 그럼 가보시죠."
민준이 말했다.
세 사람은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민준은 서류를 넘겨 가며 하린에게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박소연의 부모님은 10년 전에 딸을 잃었지만, 그녀의 방은 그대로 보존해 두었다고 합니다."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방을 볼 수 있을까요?"
"네, 부모님께서 허락해 주셨습니다."
민준이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 약간의 긴장감이 묻어있었다.
"정하린 씨, 오늘은 당신의 능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반드시 그곳에서 뭔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린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차는 서울 외곽의 조용한 주택가로 들어섰다. 마침내 그들은 소박한 2층 주택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나온 이들은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부부였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슬픔의 흔적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
"안녕하세요, 박소연 씨 부모님이시죠?"
민준이 먼저 공손하게 인사했다.
"저는 서울경찰청 소속 이민준 형사입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김준호 형사와 정하린 프로파일러입니다."
부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들어오세요."
박소연의 어머니가 말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공기가 하린을 감쌌다. 하지만 그 속에 묻힌 깊은 슬픔이 강하게 밀려왔다.
"소연이의 방은 2층에 있습니다,"
박소연의 아버지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아이가 떠난 뒤로 우리는 그 방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세 사람은 조심스럽게 2층으로 올라갔다. 좁은 복도 끝에 하얀색 문이 보였다. 방문 앞에 서자 하린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준비되셨습니까?"
민준이 물었다.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다시 한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10년 전에 시간이 멈춘 듯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벽에는 아이돌 포스터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책상 위에는 교과서와 노트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침대 위에는 커다란 곰 인형이 누워 있었다.
하린은 천천히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이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슬픔, 외로움, 그리고···. 절망.
"뭔가 느껴지십니까?"
민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린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네···. 이 방안에는 아직도 많은 감정이 남아있어요. 소연 씨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느껴집니다."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책상 앞에 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책상 위에 놓인 일기장을 만졌다.
그 순간, 하린의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강렬한 감정의 물결이 그녀를 덮쳤다.
"아···."
하린이 작게 신음했다.
"괜찮으십니까?"
김준호 형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하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습니다. 그냥···. 너무나 강렬한 감정이에요."
그녀는 천천히 일기장을 펼쳤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박소연의 마지막 글이 적혀 있었다.
"더는 못 견디겠어. 미안해···. 엄마, 아빠 그리고 지훈 오빠···. 우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하린의 눈이 커졌다.
"우리의 약속···. 바로 이거예요."
민준과 김준호가 하린 옆으로 다가왔다.
"무슨 내용입니까?"
민준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하린은 천천히 일기장을 내려놓았다.
"소연 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에요. 그리고 여기에 '우리의 약속'이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민준의 눈이 더 커졌다.
"그렇다면···. 이 '지훈'이라는 사람이 중요한 인물일 수 있겠군요."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하지만 뭐죠?"
김준호가 하린을 바라보며 물었다.
하린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 일기장에서 느껴지는 감정···. 소연 씨의 감정은 슬픔과 절망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누군가에 대해서는 차가운 분노와 복수심이 강하게 느껴져요."
민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면···. 이 '지훈'이라는 사람이 살인범일 수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럴 가능성도 있어요. 분명히 여기에 적힌 '지훈'이라는 사람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을 겁니다."
세 사람은 계속해서 방을 조사했다. 하린은 모든 물건을 하나하나 만지며 감정을 읽어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결정적인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제, 그만 내려가 보시죠,"
민준이 말했다.
"소연 씨의 부모님께 몇 가지 더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세 사람은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박소연의 부모님은 거실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 하린이 방에서 뭔가 발견하셨나요?"
박소연의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준이 앞으로 나섰다.
"네, 몇 가지 단서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혹시 '지훈'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부부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들은 당황한 듯 서로를 바라보았다.
"지훈이요?"
박소연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박지훈···. 소연이의 오빠입니다."
하린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민준과 김준호를 바라보았다. 세 사람 모두 놀란 표정이었다.
"소연 씨에게 오빠가 있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민준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이때 박소연의 어머니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아이는···. 소연이가 떠나기 2년 전에 집을 나갔어요. 그 후로는 연락이 끊겼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하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소연의 아버지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우리와 크게 다퉜어요. 지훈이는 어릴 때부터 문제아였습니다. 폭력적이고 통제가 안 됐어요. 결국 우리는 그 아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그 후로 집을 나가버렸어요."
하린은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이 가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소연 씨는 오빠를 많이 그리워했나요?"
하린이 다시 물었다.
박소연의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많이요. 둘은 나이 차이가 꽤 났지만 매우 가까웠어요. 지훈이가 떠난 후, 소연이가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민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지훈 씨의 현재 소재를 아시나요?"
부부는 고개를 저었다.
"전혀 모릅니다. 10년 넘게 소식을 듣지 못했어요."
하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박지훈···. 이 사람이 과연 살인범일까? 아니면 또 다른 피해자일까?
하린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지훈 씨의 물건이 남아있나요? 사진이라도 좋습니다."
박소연의 아버지가 잠시 생각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요."
그는 잠시 후 오래된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앨범을 펼치자 어린 시절의 박소연과 그의 오빠로 보이는 소년의 사진이 나왔다.
"이게 지훈이에요."
박소연의 어머니가 사진을 가리켰다.
하린은 조심스럽게 사진을 만졌다. 그 순간, 그녀의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리고 강렬한 감정이 그녀를 덮쳤다.
분노, 슬픔, 그리고···. 죄책감.
하린은 눈을 감았다. 이 감정들···. 살인범에게서 느낀 것과 매우 비슷했다.
"정하린 씨?"
민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린은 천천히 눈을 떴다.
"이 사진에서···. 강렬한 감정을 느꼈어요. 살인범의 감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민준과 김준호의 표정이 긴장되었다.
"그렇다면···."
김준호가 말했다.
"네,"
하린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박지훈이 우리가 찾는 범인일 수도 있어요."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박소연의 부모님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니에요···,"
박소연의 어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훈이가 그럴 리가 없어요.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 아이는 결코 살인자가 될 수 없어요."
하린은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닙니다. 우리는 더 많은 증거를 찾아야 합니다."
민준이 앞으로 나섰다.
"가능하시다면, 지훈 씨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지훈 씨의 성격, 습관, 친구들···. 무엇이든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박소연의 아버지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훈이는···. 복잡한 아이였어요. 똑똑하고 재능이 있었지만, 감정 조절이 잘 안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었어요."
"혹시 특정한 트라우마 같은 게 있었나요?"
하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부부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린은 그들의 눈빛에서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은···,"
박소연의 어머니가 숨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
"지훈이가 어렸을 때 큰 사고가 있었어요. 그 이후로 아이가 많이 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고였나요?"
김준호가 재차 물었다.
"지훈이가 8살 때였어요,"
아버지가 말을 이었다.
"학교 앞에서 차에 치였어요. 3개월 동안 혼수상태였죠. 지훈이가 깨어난 후에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폭력적이고 충동적으로 변했습니다."
하린은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지훈의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사고 이후에 지훈 씨가 특별히 집착하던 것이 있었나요?"
하린이 다시 물었다.
박소연의 어머니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음···. 그 아이가 항상 가지고 다니던 게 있었어요. 작은 회중시계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주신 건데, 사고 때 부서졌다가 나중에 고쳐서 항상 갖고 다녔어요."
하린의 눈이 커졌다. 회중시계···. 그녀의 머릿속에 살인 현장에서 본 표식이 떠올랐다. 둥근 원 안의 십자가. 혹시 그것이 회중시계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계에 관해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하린이 급하게 물었다.
"음···. 은으로 된 작은 시계였어요. 뒷면에 '시간은 모든 걸 치유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죠.“
박소연의 어머니가 대답했다.
하린은 민준과 눈빛을 교환했다. 이것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머님 아버님, 정말로 감사드려요,"
민준이 말했다.
"이 정보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 사람은 박소연의 집을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아스팔트에서 올라온 뜨거운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준이 하린에게 물었다.
하린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박지훈이 살인범일 확률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뭔가 빠진 퍼즐 조각이 있는 것 같아요."
"무슨 뜻이죠?"
김준호가 물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하린이 말했다.
"그냥···.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우리가 아직 모르는 중요한 사실이 있을 것 같아요."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알겠습니다. 일단 박지훈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그의 행방을 추적하고, 과거 기록도 모두 조사해 보겠습니다."
세 사람은 차에 올랐다. 돌아가는 길, 하린의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찼다. 박지훈, 박소연, 그리고 '우리의 약속', 이 모든 게 어떻게 연결된 걸까?
경찰서로 돌아온 하린은 곧바로 윤지우를 찾았다. 그녀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모두 설명했다.
"그렇다면···. 박지훈이 범인이라는 거야?"
지우가 물었다.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로선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아직은 확실하진 않아."
"그래도 큰 진전이네,"
지우가 말했다.
"이제 우리가 찾아야 할 대상이 명확해졌잖아."
하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우리는 박지훈을 찾아야 하고, 그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내야만 해."
그때 하린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자 강태우 검사였다.
"네, 검사님."
하린이 전화를 받았다.
"지금 시간 되십니까? 잠시 뵙고 싶습니다."
하린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어디서 뵐까요?"
강태우는 검찰청 근처 카페를 제안했다. 하린은 지우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도착하자 강태우가 이미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는 하린을 보자 일어나 인사했다.
"정하린 씨, 바쁘실 텐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린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자리에 앉았다.
"무슨 일이죠, 검사님?"
강태우는 잠시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제가 박지훈에 관해 알아낸 게 있습니다."
하린의 눈이 커졌다.
"뭔데요?"
"박지훈이 5년 전 정신병원에 입원한 기록이 있더군요. 그리고 그 병원에서 3년 전 탈출했습니다."
하린은 숨을 들이켰다.
"그렇군요···. 그 이후로는요?"
강태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 이후로는 행방불명입니다. 하지만···,"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었다.
"최근 그의 신용카드가 사용된 기록이 있습니다. 바로 첫 번째 살인이 일어나기 하루 전에요."
하린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것은 중요한 단서임이 분명했다.
"검사님, 이 정보를 경찰에게도 알려주셨나요?"
하린이 물었다.
강태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이요. 사실 이 정보는 비공식적으로 얻은 거라···. 조심스러워요. 하지만 당신이라면 이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검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린이 말했다.
"이 정보가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강태우는 미소 지었다.
"당신을 믿습니다, 정하린 씨. 이 사건, 함께 꼭 해결합시다."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카페를 나온 하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박지훈의 정신병원 입원 기록, 그리고 첫 살인 직전의 신용카드 사용···. 이 모든 게 어떻게 연결된 걸까?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고 있었다. 하린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고 말겠어. 박지훈, 당신을 꼭 찾아내겠어.'
그때 그녀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자 이민준이었다.
"네, 형사님."
"정하린 프로파일러님, 큰일 났습니다. 새로운 시체가 발견됐어요."
하린의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뭐라고요?"
"지금 바로 현장으로 와주세요. 주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전화가 뚝 끊겼다. 하린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범인의 정체를 밝혀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살인마는 여전히 그들보다 한발 앞서 있었다.
그녀는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더 이상의 희생을 막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