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일기
진즉에 나왔어야 할 나의 워크퍼밋은 지난주에야 겨우 연장이 되었고, 비자는 아직 발급되지 않아 오늘로 딱 20일째 불법체류 외노자 신세이며(신고 노노), 내가 사는 이곳에는 lock down이 lift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불체자 신분 때문에 친애하는 나의 직장에서는 내가 어디 얼굴 내밀고 돌아다니는 것을 원치 않아 오늘로 약 3개월째 재택에서의 사색 신세... 난 감옥에서도 잘 살 것 같아...
그 삼 개월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고 가만히 살펴보니, 집에 가마니처럼 앉아서 요 브런치(Brunch)라는 것도 시작해 보았고, 본업과는 무관하게 주간지 시**의 기사 번역도 한 건 했고, 무엇보다 책 6권이나 읽었는데 그것도 아직 채 지나지도 않은 푸르른 5월에 모두 읽은 것이었던 것. 인 데다가 심지어 독후감까지 썼어... 와오. 더 뿌듯하게는 작년부터 기대했던 3개월치 온라인 과정도 4월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강의 듣고, 과제하고, 근데 그러다가 중간고사 페이퍼 제출 데드라인도 놓치고, 이렇게 오랜만에 학생스러운 분위기도 연출하고 있고. 또 뭐했드라 생각해보면, 지구에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아주 큰 기여도 하고, 본격적인 홈트의 세계에 입문. 광배근 중둔근 대둔근 복근 척추기립근 제대로 뽀개는 중. 아 또 큰 건?이 하나 했는데, 그것은 나의 현실 세계 뮤즈(이지만 현재는 어쩔 수 없이 virtual적으로다가 소통 중인)와 관련 된 것이라 keep it to myself.
이달 내에 비자가 나와서 이동의 자유라는 날개를 달게 된다면, 브런치 계정은 또 다른 나의 휴면계정이 될 가능성이 아주 아주 아주 농후하지만, 뭐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고 그게 인생이다 보니 일단 갑자기 일기라도 남겨봐야겠다 싶어서, 갑자기? 갑자기 일기를 끄적거려 보았다.보았어?보았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페이퍼 빨리 완성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