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푸어박 이야기를 들었으니 그 보답으로 지금부터 내가 재밌는 이야기를 해줄게"
"그래 정말?"
"중환자실 환자들에 대한 진짜 비밀이야기야. 잘 들어 봐"
인도에서 온 라비 샤르마가 주위를 둘러보며, 무엇인가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재미있는 비밀이야기 보따리를 꺼낼 듯이 우쭐대었다.
오늘 밤도 어김없이 어젯밤처럼 달 없는 어둠이 내렸다. 낮에도 가끔 작동하지만, 어둠은 플루토의 지하세상과 호스텔 뒷마당을 연결하는 유령의 계단을 작동하게 하는 카론의 열쇠였다.
달 있는 밤보다는 달 없는 밤에 놀기를 더 좋아하는 유령들은 어젯밤 뒷마당에서 밤새워서 바비큐 파티를 하며 놀다 헤어졌는데, 무엇이 아쉬운지 오늘 밤에도 파티를 열었다.
유령들의 파티에 재미를 붙인 내 영혼은 육체를 빠져나와 오늘 밤에도 유스호스텔 뒷마당 파티에 참가하였다.
"특히 인간 푸어박 잘 들어둬"
"먼데 먼데" 하며 유령들이 사방에서 웅성거렸다.
"누구 이야기부터 할까?"
"남녀상열지사가 최고 아니겠어? 우린 사랑 한번 못해보고 죽어서 연애 이야기부터 듣고 싶어. 찐한 거 말이야"
셈포르나의 샴쌍둥이인 아이샤와 파티마 시디크가 라비를 졸랐다.
"어허 그건 우리 유령들이나 안 하지 인간들은 그 짓을 밥먹듯이 해대는데 어느 것부터 하랴" 난색을 표하면서 라비가 청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자! 한번 뽑아 봐.
1. 정토에서 온 그녀!
2. 딱딱한 만딩고가 좋아!
3. 오빠! 욕해주면 딸기 줄게!
4. 남첩이라도 좋아. 나만 버리지 마!
5. 이 애 호적 올려주면, 네 아이 낳아 줄게!
6. 만딩고 좋아하네! 못질은 나야!"
라비가 늘어놓은 얘기 제목에 무엇을 제일 먼저 들을지 다들 난감해하였다.
"이야 오늘 밤 지긴다!" 마르코가 손뼉을 치자,
"세상에 세상에! 욕만 해도 딸기 한번 준다니 이년은 걸신들렸냐? 욕하면 아메리칸 오클라호마 제니 아니겠어!" 제니가 3번째를 추켜세우자,
"아이~ 이걸 어떻게 골라!" 아이샤와 파티마가 이구동성으로 푸념하였다.
한바탕 시끌벅적 소란 끝에 유령들은 공평하게 제비 뽑기로 이야기 순서를 정하기로 하였다.
"인간 넌 빠져. 유령이 아니니깐" 하고 라비가 나를 은근히 천대하였다. 잠시 후, 유령들의 뽑기 끝에 순서가 정해졌다.
생전 다들 욕이라면 한 욕씩 했던 유령들 아니겠는가! 그래서 3번! 오빠, 욕해주면 딸기 줄게! 가 당첨되었다.
"이 3번째 이야기는 욕쟁이 아내인 딸기 팬티녀 이야기야. 그런데 중간에 욕쟁이를 만나는 부분이 있으니까 6번. 만딩고 좋아하네. 못질은 나야! 이 욕쟁이 편도 같이 하겠어"라고 하며 라비가 욕쟁이 부부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자, 다들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귀를 쫑긋하였다.
드디어 인도 힌두교의 득도승 라비의 이야기보따리가 펼쳐졌다.
"33년 전, 1992년 초, 어느 봄날 밤,
당시 여자중학교 2학년이었던 욕쟁이 아내 딸기는 그날도 영어, 수학, 국어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대치동 밤길을 재촉하였어.
대치동 그랜드 백화점 4거리 못 가서, 메르세데스 벤츠 8 기통 W124가 그녀 옆을 지나가다가 도로가에 차를 세웠지"
"W124가 머냐? 벤츠에 그런 모델명도 있나?"
"그러게?" 제니가 라비의 말을 끊자, 마르코가 맞장구를 쳤다.
"E 클래스를 코드명으로 W124라고 해. 8 기통이니까 처음 나온 500 E 이야. 포르쉐와 특별 협업으로 탄생한 스포츠 세단인데, 지금도 끝내주는 벤츠의 상징이지"
이어 말 끊지 말라며 라비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라비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충격적이었다. 눈물 펑펑!~ 사람의 탈을 쓴 악마들과 날개 꺾인 천사의 이야기였다.
어느 나라 사람이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동양인으로 보이는 청년 2명과 건장한 흑인 2명이 차에서 내려, 갑자기 딸기를 강제로 차 뒷좌석에 구겨 넣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개포동 방향으로 사라졌다.
이윽고 차가 멈춘 곳은 구룡산 골짜기 입구, 유리창 너머로 건너편 5층짜리 나지막한 개포동 주공아파트며, 도로를 달리는 차량 불빛과, 구룡산 무허가 쪽방촌 불빛이 도깨비 불빛 마냥 흔들리고 있었다.
딸기는 너무나 무서워서 소리쳤지만, 비명소리는 끝내 그녀의 입안을 떠나지 못했다.
시커먼 손들이 딸기의 펑퍼짐한 교복치마와 팬티를 벗기고 조수석 흑인의 발기한 만딩고에 그녀를 조준하였다.
만딩고는 거대했다.
사내들이 흑인 남자 위에 앉혀져 있는 딸기의 몸을 아래로 잡아끌기 시작하자, 하강과 동시에 흑인의 만딩고가 딸기의 여린 속살을 찢고 그녀의 몸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악! 하는 딸기의 비명소리가 그들의 흥분에 기름을 부었다. 그들은 딸기를 강제로 만딩고 끝까지 박히도록 끌어내렸다. 거대한 만딩고가 잔혹하게 그녀를 찢어버렸다. 딸기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이년 진짜 잘하네! 위에서 하는 거 봐봐. 이년이 지금 우릴 강간하고 있는 거야"
"맞아! 이년이 스스로 한 거다. 우리가 강간한 거 아니야"
"그럼 그럼. 우리가 이년에게 집단 강간당한 거지 머"
라고 지껄이며 한 놈은 뒤에서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안고, 한 놈은 밑에서 시커먼 양물을 꽂고선 양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받쳤다.
뒤의 놈들은 토마토보다 작은 그녀의 가슴을 희롱하고, 그녀의 입속에 자신들의 만딩고를 번갈아 집어넣고 그녀의 어깨를 찍어 눌렀다.
그러자 늘어진 딸기의 몸이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 리듬에 따라 딸기의 몸에 박힌 거대한 만딩고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였다.
흑인의 새까만 피부와 딸기의 새하얀 피부가 이 조합의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절대적 부정성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수컷들의 본격적인 배설이 시작되었다.
잠시 후, 수컷들의 힘에 의해서 하강과 상승을 반복한 딸기의 다리 사이로 그들이 사정한 정액이 피범벅이 되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수컷들에 의해 부서지고 짓이겨진 질벽에서는 애처로운 빨간 딸기즙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여러 번의 사정이 끝나자, 그들은 딸기의 가슴부터 복부에
"Ain't us who did this, it was you!(에인트 어스 후 디드 디스, 잇 워스 유!)라고 유성마커로 적은 후, 그녀의 허벅지를 활짝 벌렸다.
그들은 딸기의 거뭇하게 자라난 음부의 털을, 차량에 비치된 가위와 필립스 자동면도기를 꺼내 밀어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Yo, buddy”(요 버디)라고 낙서를 했다.
"이런 짓을 한 건 우리가 아니라 너야! 친구" 그들이 딸기의 자그마한 가슴과 배, 음부에 남긴 이 낙서는 훗날 그녀의 가슴을 찢고 또 찢어 놓았다.
그들은 딸기에게 2차 가해를, 3차 가해를,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마적 중복 가해를 한 것이다.
그날, 그들은 잔인하게 천사의 영혼을 찢었다. 그날밤 그녀가 입고 있었던 팬티가 바로 생리할 때를 빼고는 평소에 자주 입었던 빨간 딸기 무늬의 면팬티였다.
이 짐승들의 훼괴 망측하고 잔혹한 집단윤간이 끝나자, 그들을 태운 차는 다시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갔다.
잠시 후, 그들은 질벽이 파괴된 딸기를 개포동 도로가에 버리고, 도시의 익명성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그렇게 그녀의 육체가 부서져 내렸다.
그날 이후로 딸기는 실어증에 걸렸다. 또한 그녀는 딸기 팬티는 물론 교복도 입지 않았다. 그래서 딸기의 부모는 딸기를 전학시키려고 대치동을 버리고 평택으로 이사를 갔다.
"에잉 어째 좀 거짓말 같아. 어떻게 질벽이 찢어져서 피가 철철 나고 과다출혈로 정신을 잃을 수가 있지? 시골에선 헛간에서, 옥수수밭에서 그 짓들을 해도, 내 친구 크리스틴은 문제없었대. 그까짓 만딩고쯤이야"라고 하며 덩치 큰 제니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라비의 이야기에 제동을 걸었다.
"어떻게 덩치 큰 너네들 하고 같냐? 우리 말레이시아 여자들은 한국 여자보다 덩치가 더 작아.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파티마가 라비에게 힘을 실자, 마르코도 거들었다.
"무서워서 쫄아들어서 그랬을 거야"
"그래서? 그걸로 끝이야?" 제니가 더 듣고 싶다는 듯이 말했다.
"끝이긴 거기서 저 욕쟁이를 만났지.
이사를 간 집이 욕쟁이 바로 옆집이었어. 그땐 평택, 안성이 코딱지만 했는데, 평택 비전동으로 이사를 간 거지.
당시 욕쟁이네 집 옆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간 딸기네는 벙어리가 된 딸기 때문에 죽을 맛이었어" 라비의 말이 이어졌다.
바야흐로. 6. 번 만딩고 좋아하네! 못질은 나야!" 욕쟁이 편이 시작되었다. 라비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유령들과 인간인 나, 아니 인간의 영혼 푸어박은 숨을 죽였다.
처음에 옆집 사람들은 다들 딸기가 선천적인 벙어리인 줄 알았다. 딸기는 벙어리에 여름에도 긴 옷을 입고, 몸을 꽁꽁 싸매고 다니는 이상한 여학생이었다.
옆집 남학생은 그때 평택의 한 남자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당시의 평택은 시골 전원도시풍이었고, 사람들도 지금보다 훨씬 순수했다.
그래서 딸기네와 남학생 오빠네 두 집은 왕래가 잦았고, 가끔 같이 식사도 하고, 고기도 구워 먹었다.
"아들, 네가 우리 딸기년 말 좀 시켜봐라. 그래도 딸기가 너를 잘 따르고 무서워하지도 않고 해서 하는 말이야" 딸기 엄마가 실어증 걸린 딸기 좀 어떻게 해 보라고 옆집 남학생에게 부탁을 했다.
평소에도 항상 알뜰살뜰 딸기부터 챙기는 옆집 오빠의 마음씀씀이에도, 딸기는 말을 하지 못했다.
어느 날이었다.
"딸기야 오빠 싫어?" 아니라고 도리질하는 딸기에게 옆집 오빠가 거듭 물었다.
"싫은 거구나? 오빠가 왜 싫어?" 이번에는 딸기가 더 심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 자꾸 오빠 싫어하면 딴 애 사귄다. 에이 짜증 나 씨팔! 아 좆도 못해!" 옆집 오빠의 무심코 내뱉은 욕설 섞인 말이 끝나자마자, 와앙 하고 딸기가 울음을 터트렸다.
서럽게 울다가 대뜸 한다는 말이 "오빠! 지금처럼 욕해줘. 나한테 욕해 주면 오빠 원하는 대로 할게" 딸기의 첫마디였다!
당시, 딸기는 대치동에 있는 영동제일병원-현 강남 미즈메디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엄마는 딸기를 산부인과에 입원시켜, 엉망진창이 된 밑벽도 치료받고, 그 시절 공공연히 유행하던 처녀막 복원 수술도 해주었다.
그리고 딸기에게 "너는 이제부터 숫처녀이니 누구에게도 강간당한 사실을 비밀로 해야 돼"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엄마의 이러한 입단속에도 불구하고 딸기는 여전히 집단 돌림빵을 당한 자신을 더럽다고 생각했고, 그저 벙어리인 딸기를 불쌍하게 생각한 옆집 오빠는 그날부터 욕을 조금씩 해주게 되었다.
그러나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단둘이 있을 때만, 기회를 틈타서 은밀히, 아주 쌍욕이 아닌 자기들 청소년들 또래가 흔히들 하는 욕설을 해 주었다.
옆집 오빠의 욕설로 딸기의 말문이 조금씩 트였다. 딸기는 영특한 소녀로 거듭나고, 욕쟁이는 일 년을 재수했으나 공부에 소질이 없어 포기했다. 딸기가 여고 1학년 때, 그는 군대를 지원해 갔다.
"지원은 개뿔! 당연한 의무 아니겠어!" 마르코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마르코! 한 번만 더 끼어들면 이야기 안 한다"라고 라비가 엄포를 놓자 다들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외동딸인 딸기가 옆집 오빠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안 딸기의 부모는 욕쟁이를 대릴사위감으로 삼고 싶어 했다.
옆집에서도 딸기가 실어증에 걸린 이유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지금은 어쩜 이렇게도 착하고 영특한지, 대견하게 생각하고 딸처럼 대해 주었다.
딸기는 여고생이 되어서도 남자라면 선생님이라도 거리부터 두었다. 어느 누구도 딸기의 남사친마저도 될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오로지 군대 간 욕쟁이 오빠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키스를 했다거나 섹스를 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게 이 둘의 진실한 사랑이 영글어갔다.
여고 2학년 때, 딸기는 원주에서 군복무하는 욕쟁이 오빠를 찾아 면회 갔었다. 그날 밤 딸기와 욕쟁이는 첫 키스를 했다.
이미 딸기는 3년 전, 밑이 갈기갈기 찢겼기에 욕쟁이 오빠에게 줄 것이 키스 밖에 없었다. 둘 다 첫 키스였다.
이렇게 순수했던 딸기는 평택의 한 여고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스카이대 영문과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였다.
딸기가 SKY 영문과에 간 이유는 오직 하나, 그때 자기를 집단 돌림빵한 그 자들이 그녀의 가슴과 배, 그리고 음부에 갈겨 놓은 낙서-
"이런 짓을 한 건 우리가 아니라 바로 너야 친구!" "Ain't us who did these, it was you!. Yo, buddy”-때문이었다.
딸기의 대학졸업식 날,
딸기는, 중학교 때는 빨리 크니까 좀 크게 입으라며 엄마가 일부러 사준, 큰 사이즈의 딸기팬티를 꺼내 입었다.
귀여운 딸기 면팬티는 아직도 5장이나 남아있었다. 딸기는 폭풍 성장한 자신의 엉덩이를 겨우겨우 딸기무늬 면팬티 안에 억지로 끼워 넣고서 졸업식을 마쳤다.
그날 밤, 호텔 지하 클럽에서 진탕 나게 졸업식 뒤풀이를 한 뒤, 딸기는 욕쟁이 오빠의 손목을 잡아끌고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로 들어갔다.
그리고선 딸기팬티만 걸치고선 자기에게 욕설을 해달라고 하면서 슬피 울었다. 그 흐느낌은 건설 현장에서 목수일을 배우며 막노동 잡부일을 하는 옆집 오빠의 가슴에 강물이 되어 휘몰아쳐 흘렀다.
"오빠! 여기에 대고 욕 좀 해줘. 욕해 주면 딸기 할게!" 하고 욕쟁이의 머리를 끌어다 자신의 음부를 가리고 있는 딸기 팬티에 가져다 대었다.
"오빠 난 처녀 아냐. 엄마가 처녀 수술 해줬어. 나 중2 때 강간당했단 말이야. 흑인 2명 하고…4명한테 당했어. 더러우니깐 욕해줘"
"이젠 괜찮아. 넌 누구보다 깨끗한 여자야"
"깨끗하긴 머가 깨끗해! 난 내 몸뚱이가 싫어. 저주한다고!" 딸기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오빠. 나 좀 살려줘. 내게 제발 욕 좀 해달란 말이야. 점잖은 그런 욕 말고, 내 걸 찢어달란 말이야"
딸기는 자신의 육신을 저주하고 있었다. 딸기의 눈물이 딸기 팬티에 얼굴을 묻고 있는 욕쟁이 머리에 후드득 떨어졌다. 딸기의 슬픔과 아픔이 욕쟁이에게 전해졌다.
욕쟁이는 살려달라는 딸기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날 밤, 욕쟁이는 온 힘을 다해 딸기 몸속에 잠복해 그녀의 생명을 갉아먹는 만딩고를 대못질을 해서 죽였다. 흰 시트 위에는 딸기의 제2 파과의 붉은 꽃이 점점이 피어 있었다.
다음날 아침 뉴스가 흘러나왔다. 욕쟁이의 허벅지 위에 한 발을 걸치고, 한 손으로는 그의 가슴털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딸기의 귓전에 그토록 바라던 인과응보의 소식이 흘러들었다.
"어젯밤 11시경,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평택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20대 외국인 4명이 숨졌습니다.
평택 공덕동 로터리 진입 전 3km 지점에서 검은색 벤츠 E500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였습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를 포함한 20대 후반 외국인 4명이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경찰은 사고 차량에서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비닐봉지를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또한 사망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요청했습니다"
딸기는 이 아침뉴스를 듣고 하염없이 울었다. "이제 넌 내가 지켜줄 거야"라고 약속하는 욕쟁이 오빠 품을 파고들며, 그녀는 한없는 울음을 그칠 줄을 몰랐다
그리하여 으깨어진 딸기의 확고한 신념으로 욕쟁이가 선택되었다. 그들은 서둘러 결혼을 하였다.
그들은 얼마지나지 않아, 도전정신이 강하고 잘 해내는 '똑희', 3년 아래 동생인 일처리가 똑부러지는 '똑순'이, 그 4년 아래 막둥이 '똑남이' 3 명의 자녀를 두었다.
'똑'자매는 커가면서 공부도 아주 잘했지만 일 마무리가 야무지고, 껌 좀 씹는다는 '껌씹녀'들로 깐깐하고 매력 넘치는 여자로 성장하였다. 막둥이 '똑남이' 또한 똑부러지게 잘 성장하였다.
결국 딸기라는 천사의 영혼이 몸으로 막노동을 해 살아가는 욕쟁이 오빠를 살렸고, 욕쟁이 오빠는 부서진 딸기의 육체적 생명을 살렸던 것이다.
알콩달콩 살다 보니 욕도 제법 늘어 욕쟁이는 찰진 욕을 골라하는 경지에 도달하였고, 딸기는 침실에서 자기 밑이며 양물에 대한 남편의 적나라한 욕설을 좋아했고, 그런 쌍욕을 들어야만 오르가슴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스카이대 나와서 영어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집안에 콕 박혀 아이들을 키우고, 짬이 나면 부업으로 인플루언서 리뷰를 하는 다재다능한 딸기가 막노동하는 목수인 욕쟁이에게 맨날 욕 들어 먹고사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사람들마다 욕쟁이에게 시집간 딸기가 아깝다고 "으이그 저 원수" 하고 욕쟁이를 헐뜯고 수군댔지만 이 부부는 전혀 개의치 아니하였다.
그러던 중에,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대목수가 된 욕쟁이는 전남 담양에 펜션용 전통 한옥을 짓는 공사가 있어서 그곳에서 현장 지휘를 하던 중이었다.
그는 뜻밖의 낙상사고로 조선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중요한 검사들을 마친 후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남편이 다쳤다는 전화를 받고 소스라치게 놀란 딸기는 짐을 챙겨 간호하러 광주 조대병원으로 떠났다. 이어 엄마로부터 아빠의 사고 소식을 들은 껌씹녀 딸들도 광주로 향했다.
딸기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큼직한 딸기 면팬티를 챙겨 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
드디어, 유령들 중 인간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다 온 라비 샤르마의 이야기가 끝났다. 유령의 비밀이야기가 끝나고, 이제 이들 욕쟁이 남편과, 딸기팬티 아내 부부에 대한 행복의 총량을 계량하였다.
그들이 누리고 있는 삶이 가치가 얼마나 있는지, 사고로 인한 고통의 총량이 행복의 총량을 초과하고 있는지 어떤지, 얼마나 행복한지 불행한지를 인간이 모를 유령들의 방식으로 계량하고 투표하였다.
그리고 발표하였다!
"그대들 부부 행복의 총량은 차고 넘치나, 강산에 아기 울음소리 그쳤으니 늦둥이 하나만 더 낳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