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니
문방구들이 사라진 자리에
무인가게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자잘하고 재미난 학용품도 있고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등
군것질거리도 있어요
네임펜 끝이 무디어져
한 자루 사러 들어갔다가
비잉 한 바퀴 둘러보고는
그냥 되돌아 나왔습니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어울리는 자리가 있고
익숙해서 맘 편한 장소가
어딘가에 따로 있으니까요
아무리 철부지라 해도
등굣길 초등학생들이 재잘대며
올망졸망 아기자기 소꿉놀이 하듯
물건을 사는 참새방앗간에서는
내가 마치 소인국에 잘못 들어선
어설프게 덜떨어진 어른 같아서
민망함에 그만 피식 웃고 말았어요
온갖 물품들이 다 있는 대형마트나
대형서점에 곁들여 있는 문구코너가
오히려 맘 편한 곳이라는 생각에
네임펜 하나 사기를 과감히 포기하고
핑그르르 되돌아 나왔습니다
스르륵 배송도 있으니까요
어릴 적 쓰던 볼펜은 모나미
그리고 노트는 모닝글로리
공부와 거리가 멀어진 지금은
모닝글로리 대신 모닝커피지만
종종 서점과 문구센터를
버릇처럼 기웃거리기도 합니다
책을 잘 읽지도 않으면서
서점을 서성이며 책구경을 하다가
노트에 무얼 끄적이지도 않으면서
예쁘장한 노트를 들여다보기도 하며
하릴없이 문구코너를 둘러보는 내가
가끔은 실없어 보여 우습지만
개인의 취향이니 뭐 어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커피 친구 피낭시에 하나를 샀어요
네임펜은 장 보는 김에
스르륵 배송으로 받기로 하고
철없는 마음을 달래는
모닝커피타임~
오후의 간식시간은 아니지만
출출한 마음을 달래려고
피낭시에를 커피 친구로 데려왔으니
내 나름의 르 쿠테인 셈입니다
영국에 애프터눈 티가 있듯이
프랑스에는 르 쿠테가 있다는데요
점심과 저녁 식사 사이
어중간한 오후 4시 무렵에
달콤한 간식에 차나 커피
핫초코를 곁들여 출출함을 달래는
즐거운 간식타임이랍니다
좋은 사람들과 카페나 찻집에
도란도란 사이좋게 모여 앉아
마들렌이나 피낭시에
애플 타르트 에클레르 등
달콤하고 앙증맞은 디저트를 곁들여
차나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르 쿠테~
지금이 오후 4시는 아니지만
마음이 출출하면 그 어느 때라도
오순도순 이야기가 떠오르는
오후 4 시인 셈 치면 되니까요
네가 네 시에 온다면
세 시부터 설레고 행복해질 거라는
어린 왕자의 속삭임을 친구 삼아
커피 한 잔과 피낭시에로
나만의 르 쿠테를 즐겨 봅니다
모닝글로리 그리고
모닝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