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 파트너 이석재 Sep 21. 2020

새로운 삶의 방정식

들어가는 글

사라진 세 가지 신화


한강의 기적 이후 산업 사회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신화로 가지고 있던 삶의 방정식이 무용해졌다. 과거를 통한 학습이 삶의 길이 되지 못한다. 사라진 신화를 살펴보자.


  첫째 노후보장의 신화가 사라졌다.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인생의 후반이 안정된다고 생각했다. 젊어서는 고생을 사서 해도 좋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먹고살 수 있었다. 지금은 모든 연령층이 안정된 생활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60대라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 지금은 100세 시대이다.


  둘째 고진감래의 신화가 사라졌다. 역경 극복을 반복하다 보면 경력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을 갖고 일상의 장애물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해석했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 삶이 안정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역경이 앞으로 닥칠 난관을 극복하는 발판이 되지 못한다. 삶의 환경이 그만큼 다변하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 사회적 통념 신화가 사라졌다. 유교문화에 따른 가치관, 신념, 규범을 공유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당연하게 여겼다. 결혼 적령기가 있고 일정한 연령이 되면 그에 맞는 사회적 지위를 갖고 역할을 맡는다는 통념을 공유했다. 사람들은 장유유서를 생활가치로 존중했다. 이제 직장에서 성별과 나이는 역할과 무관하다. 지하철을 탄 노인이 목적지까지 계속 서서 갈 수도 있다.


새로운 삶의 방정식은 무엇인가?


  세대 간에 전승되던 신화들이 사라졌다. 개인이 사회의 중심이 되고, 개인의 경쟁력에 따라 삶의 환경이 조성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변화의 기회를 포착하고 위협을 해소시켜야 한다. 사람들은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구상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 산업사회를 경험한 기성세대의 삶은 동일한 사회적 맥락에서 시작과 끝이 있어, 마치 장편소설 같았다. 지금은 사회적 맥락이 급변하면서 각자의 삶이 단편소설과 같다. 급변하고 불확실한 현실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생존하기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일 중심, 실행 중심의 생황 방식이 자신의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 초연결사회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에서 삶의 방정식은 과연 무엇일까? 있기나 한 것일까? 적어도 자기 자신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외부 환경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은 의식 체계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생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삶이 흔들리지 않도록 내면의 신념이 강건하고, 목적 있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노력해 보자.


첫째 변화의 시작은 자기 인식이다


  객관적으로 자기를 이해하자. 코칭에서 만난 리더들은 자신을 잘 안다고 했지만, 사실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 했다. 그들은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만, 자신의 관점과 자기 중심성이 지배하는 영역의 범위 내에서만 자기를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해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임원 코칭에서 만난 한 리더는 엄격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루의 일과표를 정해두고, 해야 할 내용별로 실천 빈도를 꼼꼼히 기록했다.


  일부 리더들은 코치와의 만남을 불편하게 생각했다. 조직 내에서 생존하는데 필요한 자기 관리용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그친 반면, 일과 무관하게 자기 존재에 대한 질문에는 어색해했다. 이렇게 된 주요 원인은 본인 스스로 자기 이해가 갖는 필요성에 둔감하거나 업무 우선순위에서 낮기 때문이다. 또한 객관적으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이 부족했다. 리더들은 자신의 기존 이해와 불일치하는 정보를 만났을 때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자기 방어적인 입장에서 검토를 거부하기도 했다. 막상 기회를 가져도 성찰과 변화 의지가 지속될 수 있는 후속 지원을 받지 못했다. 리더들은 긍정적인 면에서 자기 이해에 관심을 두기보다, 외부적 위협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는 방어적 자기 관리를 했다.


둘째 목적 있는 삶을 구상하고 만들어 보자


  목적 없는 삶, 일에 묶인 삶에서 벗어나자(그림1 참고). 코칭에서 만난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구상하고 만들어 가고 싶은 요구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누구나 그와 같은 삶의 요구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곧 삶의 주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요구를 원하는 결과와 연계시키는 결정적 행동을 실천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더 의미 있고 풍성하게 만드는 강력한 방법이다. 결정적 행동은 원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이다. 그 행동은 한 가지 일 수 있다. 한 사업부에서는 ‘주도적으로 행동하자’로 결정적 행동을 확정했다. 그 행동을 하는 목적을 잃어버리면, 반복해야 하는 행동만 남는다.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의 결정적 행동은 무엇인가? 이 결정적 행동에 내 삶의 목적이 담겨있는가?

                                    [그림1] 삶의 목적관리 매트릭스(이석재, 2020)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 요구-결정적 행동-원하는 결과'의 연결성을 높여야 한다(그림2 참고). 이제 실행을 촉진시켜 더 나은 성과를 만들려는 방식은 사람들을 지치고 결국 그들을 탈진하게 한다. 사람들은 존재에 대한 자기 인식과 성찰을 통해 관점 전환을 끌어내고, 그들의 성장 체험에서 얻는 긍정적 에너지원을 생산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들이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실행의 관점이 아니라 존재의 관점을 취할 때, 리더십과 소통의 소재가 달라진다. 존재의 관점을 취하면 일의 성과를 우선시하는 리더십이 일이 수행되는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되고, 주위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건을 갖게 된다. 일의 성과를 평가의 눈으로 보던 것을 일의 수행에서 관찰된 진전에 대해 대화 나누고 인정할 수 있는 피드백을 하게 된다. 실행의 눈으로 보면, 평가와 질책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 존재 중심의 눈으로 실행을 볼 때,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림2] 효과성 코칭 모델(이석재, 2020)


셋째 떠도는 마음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이제 생각의 판을 바꿔야 할 때이다. 실행 중심의 관점을 존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존재 중심으로 바꿀 때, 삶의 환경과 일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보게 된다. 존재가 중심인 삶은 목적 있는 삶이다(아래 그림 참고). 사람들의 일상이 삶의 목적과 한 방향 정렬되어 있게 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목적을 기반으로 할 때, 뷰카 세상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표류하지 않는다. 이제 존재 중심으로 원하는 삶을 구상하고 만들어 보자. 지금까지 사람들은 정신을 통제하고 삶의 목적을 찾았다. 의도적으로 삶의 목적을 찾고 정의했다. 생각을 달리해 보자. 의도적이지 않은 떠도는 마음에 주목하자.

                                                 [그림3] 목적 있는 삶의 구성 모델(이석재, 2020)


  떠도는 마음은 잡생각이 아니다. 떠도는 마음은 내면의 요구를 찾아 떠나는 심리 여행이다. 사람들은 평소 외부 요구에 따른 삶을 살면서 자신의 내부 요구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이제 자기 자신의 진정한 관심과 삶의 주제를 찾아갈 때이다. 떠도는 마음은 사람들이 원하고 보상받을 가치가 있는 것을 찾는 심리이다. 일에 집중해 있다가 주의가 내면으로 옮겨가면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내면 요구를 만난다. 쉿,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리고 질문해 보자. "떠도는 마음이 내게 말하는 것이 무엇인가?"




작가의 이전글 삶의 두 영역, 실행과 존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