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잼을 졸이다
세상이 완전히 어둠에 싸여 소리를 잃은 밤, 살짝 씻어 꼭지를 딴 딸기를 통째로 작은 냄비에 넣고 설탕과 함께 끓인다. 그것뿐이다. 그러면 밤의 정적 속에 감미로운 향기가 섞이기 시작한다. 어둠과 침묵 속에서 천천히 누그러지는 과실을 독차지한 행복감으로 벅찬 기분이 든다. 냄비 속 딸기가 스르르 부드러워지면 마무리로 레몬을 몇 방울 톡, 불을 끄고 그대로 둔다. 다음날 아침, 완전히 식은, 윤기 있게 빛나는 잼이 태어나 있다. 자, 막 만든 잼을 바삭바삭한 토스트에 바르고 베어 문다. 지난밤 냄비 속에서 펼쳐진 일이 비밀스런 꿈처럼 느껴져 아주 살짝 현기증이 난다. 그래서 한밤중에 잼을 졸인다.
히라마쓰 요코,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