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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le Being으로 바라본 코칭

문제 해결을 넘어 존재를 듣다

by 켈리황
코칭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아니라, 존재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다.


안개 속에서 다시 찾은 ‘Whole Being’의 시선

오늘 멘토코칭에서 나는 ‘흔들림’이라는 단어를 깊이 체감했다.
고객 코칭의 사후 인터뷰 결과가 중립적이면서도 일관되지 않은 반응을 보여주었고, 그 피드백이 고객의 performance review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회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프로세스가 잠시 interrupt된 듯했고, 그 안에서 ‘나의 역할’과 ‘다음 단계’를 분명히 그리지 못한 채 머릿속이 안개로 가득 찼다.


“Ownership을 다시 회복한다면?”

멘토 코치는 나에게 물었다.

“만약 네가 다시 sense of ownership을 regain한다면, 앞으로의 프로세스를 어떻게 가져가겠니?”


하지만 그 질문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고, 코치의 질문조차 또렷이 들리지 않았다.
“지금 머리가 안개로 가득해서,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솔직히 말했을 때, 코치는 잠시 멈추더니 조용히 물었다.


“그럼 지금,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뭐야?”


그 순간, 나는 생각의 흐름을 멈추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이 아니라 ‘이미 완전한 존재(whole being)’로서의 바라봄이었다.


문제해결의 렌즈에서 Whole Being의 렌즈로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지금까지 인터뷰 결과를 분석가처럼 해석하려 했다는 것을. 그러나 Whole Being lens로 바라보자, 결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각 인터뷰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했지만, 그 너머에는 각자의 에너지의 흔적이 있었다. 그 에너지들이 모여 하나의 존재, a collective being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존재가 세상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messenger로서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 질문이 내 안에서 울렸다.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찾기보다, 존재가 말하려는 메시지를 듣는 일.
그것이 코치로서의 나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은 ‘alignment’가 깨졌다는 신호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한 가지를 배웠다.
혼란스럽고 머리가 복잡할 때는, 그저 생각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내면의 정렬(alignment)이 흐트러졌다는 신호라는 것.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분석이 아니라, 잠시 멈춤과 경청이다.

‘이 상황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그 질문을 품고 가만히 들어보면, 다시 중심이 맞춰진다. 머릿속의 안개는 걷히고, 그 속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메시지가 있다. 그것이 내가 지금 들어야 할 소리다.


수평의 화살표에서 입체적 공간으로

코칭은 단순히 둘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공간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입체적 장(場)이다.

지금까지 나는 고객의 말과 행동에 집중했고, 에너지의 흐름은 고객과 나 사이에서 주고받는 수평의 화살표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화살표가 아니라 원(circle)이라는 사실을. 코치의 역할은 고객의 말을 듣는 것을 넘어, 그 원이 전하는 메시지를 듣는 것이다.

멘토 코치는 덧붙였다.

“그 서클은 단순히 수평적 관계가 아니라, 하늘과 땅을 잇는 수직적 공간이기도 해.”


그 순간, 코칭 공간이 원을 넘어 입체적 공간으로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 공간은 때로 침묵으로, 때로 감정의 떨림으로 나에게 말을 걸 것이다. 그 소리를 포착하고 세상에 전달하는 것, 그것이 코치로서의 존재 이유일지도 모른다.


Whole Being으로 돌아가는 여정

오늘의 멘토코칭은 나에게 깊은 메시지를 남겼다.

코칭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아니라, 존재를 있는 그대로 듣는 일이다.
그리고 그 존재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통로로 서는 것.


이제 나는 다시 Whole Being의 시선으로 돌아가려 한다. 느리게, 그러나 더 깊이.
그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그것이 나와 고객, 그리고 고객의 조직이 향해야 할 방향을 비추는 빛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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