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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In My Playlist

풍부한 사운드의 매력

락발라드 러버들을 위한 추천

by Kelvin

내 브런치 초창기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들은 어떤 것인지, 또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얘기한 적이 있다. 그리고 현재 내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많은 곡들 중 가장 빈번하게 보이는 장르는 락/락발라드이다. 노래를 볼 때 가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얘기했었지만 락/락발라드를 듣게 되면서 풍부한 멜로디와 사운드도 몸에 전율을 돋게 할 만큼 좋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엔 몇몇 락발라드 곡들을 추천해 보겠다.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처럼 유명한 곡들 말고, 내 기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알았으면 하는 곡들로 추려봤다.




1. 눈 - SURL


나는 이 곡을 알기 전까지 SURL이라는 밴드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다 어느 한 친구의 인스타 스토리에 이 노래가 삽입되어 있는 걸 들었었는데 한 번에 매료되었었다 (난 생각보다 이런 식으로 내 취향에 맞는 곡들을 찾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이 곡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점은 노래 전체의 사운드가 아주 몽환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음악전공이 아니라서 자세하고 상세하게 음악을 묘사하기는 어렵지만 신디사이저와 일렉기타의 하모니가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느낌이다. 이 노래를 알게 된 이래로 이 밴드의 곡들이 나올 때마다 모두 들어보는 중이다. 이 곡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SURL의 'caveman'이라는 곡도 좋아한다.


"어릴 때 그 선물들은

이제는 오지 않고

오기만을 기다렸던

눈길 속에 산타는

Ooh, ooh, ooh

지금도 없네"



2. Good night - 넬


넬이란 밴드야 워낙에 잘 알려져 있지만 넬의 모든 곡들이 다 잘 알려져 있진 않다. 넬의 한 팬으로서 숨어있는 수많은 명곡들 중 하나를 꺼내와 봤다. 내 '카타르시스'라는 제목의 글에 '51분 전'이라는 곡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이 곡은 같은 Healing process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나온 지 조금 시간이 되서인지 아니면 내 주변 또래들 중엔 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이 노래를 아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홍보하고 싶은 곡이다. 희망을 선물해 주고 떠나간 사람을 애처롭게 찾는듯한 내용의 가사가 마음을 울리고 그에 더불어 반복적인 리듬의 일렉기타 사운드가 내 맘에 쏙 드는 곡이다.


"세상 모든 게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때론 영원한 것도 있는 법이라 했죠

배신의 칼날이 남긴 그 외로움의 향연

그리고 이를 따뜻하게 감싸줄 당신이 그렇다고"


"지금 어디 있나요 대체 어디서 뭘 하나요

모두 뿌리쳐버릴지라도 내 손 꼭 잡아주겠다더니

지금 어디 있나요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나요

내가 지쳐서 휘청거릴지라도 날 믿어주겠다더니

어디에 있나요"



3. 이젠 안녕 - 카더가든


같은 제목의 아주 유명한 곡이 있지만 이 곡은 남은 인생 10년이라는 일본 원작의 영화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된 엄연히 다른 곡이다. 난 이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이 노래를 듣고 있다 보면 이 영화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워낙에 가사도 애틋하고 잔잔한 락발라드풍의 음악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듯하면서도 클라이맥스 부분의 노래 분위기와 가사는 마음을 북받치게 만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카더가든의 목소리가 필승카드인 것 같다. 이 곡은 내가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곡이기도 하다.


"이젠 안녕, 그동안 정말 난 좋았어
너의 곁이 참 행복했어
좋았었던 기억만 가슴에 남길 게
추억 한 페이지 속에"


"막다른 길 위에 서서 서로 고민을 해도
다시 돌아갈 순 없어
새로운 길을 찾아서 각자 걸어가면 돼
우리 몰랐던 그때처럼"



4. 가볍게 - 안예은


안예은 그 자체가 장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독보적인 음색의 소유자다. 나 역시 안예은의 노래들을 꽤 좋아하고 이 곡은 내가 아는 안예은의 노래들 중 가장 락발라드 느낌이 많이 묻어있는 곡이다. 도입부부터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일렉기타 소리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파워풀한 안예은의 보컬이 몸에 전율을 돋게 한다. 가사도 뭔가 묘하게 희망적인 뉘앙스와 절망적인 뉘앙스가 모두 섞여있는 느낌이라 몰래 어두운 느낌이 나는 노래들을 좋아하는 나의 취저 노래이기도 하다.


"아직은 주저앉을 만큼 무거운 짐이 아닌데

얼마나 강해져야 할까? 지금은 왜 이리 여릴까?"


"아직은 넘지 못할 만큼 가파른 산이 아닌데

얼마나 무뎌져야 할까? 지금은 왜 이리 아플까?"


실제 노래가사 내용과는 별개로 그저 '가볍게'라는 단어 자체에 요즘 의미를 더 두려고 하는 중이다. 난 일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할 땐 생각을 그리 많이 하지 않는 편이지만 예정에 없던 어떤 이벤트가 생기면 내 의지와 다르게 그와 관련해 생각이 많아지는 타입이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별거 아니니 가볍게 생각하자라는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 연습 중이다. 물론 여전히 어렵다. 이 노래가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5. 백화 - 밀릭, 크러쉬


이 노래는 딱히 하고 싶은 설명이 없다. 그냥 한적한 어느 날 밤에 차에서 이 노래를 틀어놓고 눈을 감은채 흘러나오는 어떨 땐 잔잔하게 몽환적이고 또 어떨 땐 파워풀한 일렉기타 소리에 심취하며 음미하고 싶은 그런 곡이다. 이 곡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가사가 아닌 노래 사운드 그 자체로 인해 온몸에 전율이 돋게했던 곡이다. 개인적으로 이 곡은 콘서트장에서 나오는 엄청 큰 앰프소리로 들어보고 싶다.


"너가 남긴 너의 빛들

그 모든것들을 잊을 순 없어"


"살아가는 이유의 이름 기억해줘 우리의 지금

온화한 바람이 되어 내게 널 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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