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너무 별로 같다. 솔직히 자주 그렇다.
뭘 해도 내 건 좀 유치한 것 같고. 안 멋진 것 같고.
너무 많은 걸 한 날에는 되려 내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행동과 행동 사이에는 숱한 실수가 있었고,
어쩐지 내가 너무 오바한 것 같고.
머릿속에서 실수 비디오가
꺼지지도 않고 반복 재생된다.
지겹다. 반복되는 나쁜 생각이 나에게 득인 것은 하나도 없다는 걸 잘 알면서 멈출 수 없는 것이.
답답하다. 내가 나를 미워하는 게 결코 건강한 일이 아닌 것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끊을 수 없는 것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 이다지도 어려운 일인가.
언제쯤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도 밝히기 어려운 누추하고 지긋한 마음.
혼자가 되면 선명해지는 사무치게 곪은 마음.
남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는 말과
생각을 나에게는 이토록 쉽게 던지는지.
자기혐오의 길은 왜 이리 쉬운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