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바른언론시민행동이 ‘새로운 가짜뉴스의 대두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11일 개최했다.
유사언론, 여론형성에 엄청난 영향 미치고 있어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진실보다는 보다 자극적으로 흥미를 유발하는 뉴스 아닌 뉴스를 양산하고 이러한 유사언론이 국민의 여론형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현대는 전통적인 언론기관의 정제된 언론보다는 플랫폼을 이용한 유사언론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유사언론, 가짜뉴스의 확산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딥러닝을 기반으로 가짜뉴스인 딥페이크가 선거판을 뒤흔드는 사례도 등장, 국내외에 '딥페이크 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는 것.
오 대표는 "중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유사언론, 가짜뉴스에 관해서 바른언론시민행동 등이 새로운 가짜뉴스 제도와 대응 방안이나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을 의의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제, 급증하는 유사언론의 현황과 대응방안
이 날 심포지엄은 김형철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아 두 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먼저 첫 번째 주제는 '급증하는 유사언론의 현황과 대응방안'으로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김 교수는 '유사언론'의 개념과 관련해 사이비 언론 혹은 사이비 기자가 하는 불법적 부당이득을 추구하는 활동을 총칭하는 의미로 '유사언론 행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관점에서 본 다섯 가지 유형의 유사언론
기업의 관점에서 본 유사언론 행위와 관련해 김 교수는 △기업 경영층 사진의 인신공격성 노출 △기업 관련 왜곡된 부정 기사 반복 게재 △사실과 다른 부정 이슈와 엮은 기업 기사 △경영 관련 데이터 왜곡 △광고형 기사 등을 빌미로 광고와 협찬 강요 행위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김 교수는 "시기별 추이를 보면 용어별로 과거에는 사이비 언론, 황색언론, 등의 말들이 많이 쓰였는데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서 유사언론이라는 표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요즘은 혼용해서 쓰던 용어들이 유사언론이라는 언어로 비교적 통일돼 쓰는 추세가 강하다는 것.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유사언론 행위 언론사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광고주협회에서 유사언론 행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을 보면 지난 2022년에는 135개의 유사언론로 지목됐는데 올해는 33개가 늘어난 168개로 보고됐다"며 "해당 연구에서 유사언론을 심정적으로 하지 않고 통계적 방법을 가중치로 4개를 분류했다.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형태의 어뷰징이 나타나듯 유사언론도 만연할 것
김 교수는 미디어의 발달, 디지털화가 가속화할 수록 새로운 형태의 어뷰징이 나타나듯 유사언론도 만연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김 교수는 △포털 뉴스제휴사의 퇴출 기준 강화 △가짜뉴스방지법(가방법)의 제정 △브랜드 안전 기준과 준수 지침 마련 △포털 알고리즘 개발에서 유사언론 평가요인 고려 △유사언론 기사 어뷰징의 판별 기준 마련 △바른언론시민행동의 유사언론 발표 등 대응 방안으로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즉 방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포털 중심의 기사 유통 체계를 바꾸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사언론 지수 평가에서 적색 평가를 받은 매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어뷰징이 높은 기사, 중간 정도인 기사, 낮은 기사 등으로 나눠 판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사언론…진실을 기반하지 않는 자의적인 해석
첫 토론자로 나선 박상영 대한언론인회 공정보도심의위원회 공동대표는 "진실에 기반하지 않는 자의적인 해석이 유사언론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유사언론 행위의 특징과 관련해 △진실에 기반하지 않는 자의적 해석 △숫자 부풀리기 △단순 짜깁기 △자극적이고 과장된 제목 △악성 시리즈 보도 △수익목적 세미나 연중 개최 △본문과 관연 없는 최고 경영자 사진 산입 등을 꼽았다. 즉 대표적인 유사언론 행위는 △광고 △협찬 △수주 등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
박 대표는 "개인 독자가 아니라 대부분 기업이나 정부, 지자체 등을 겨냥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일반 독자 입장에서 보도의 가치, 진실 여부가 와닿지 않기 때문에 유사언론이 횡행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사언론 행위 제재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
박 대표는 유사언론 행위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이에 대한 제재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사언론 행위로 인한 피해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제재는 지나치게 약하거나 없는 셈"이라며 "유사언론, 가짜뉴스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넷신문 증가가 저널리즘 개선됐다는 증가는 없어
이어진 토론에서 성윤호 한국광고주협회 본부장은 "2023년 9월 기준 반론보도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한 사람이 무려 90개의 제호를 등록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유사언론 행위 만연은 신문 특히 인터넷신문의 폭발적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한 언론연감에서도 대부분의 인터넷신문이 타 언론사나 통신사 기사를 전제하면서 정부 기관이나 공공기관의 광고비를 받기 위해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성 본부장은 어뷰징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어뷰징 시스템, 포털이 먼저 투자 시작해야"
성 본부장은 "어뷰징 시스템, 탐지 시스템은 실제로 가능하다"며 "외국에서는 실제로 클릭베이트(Clickbati)기사를 탐지해 내는 기술이 많이 발달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기술이나 딥러닝을 활용해 많은 기사를 발라낼 수 있다는 것.
성 본부장은 "유사언론 행태의 대표적인 어뷰징, 기사 베껴 쓰기, 본문과 연관성 없는 선정적인 제목 등을 발라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 본부장은 "오늘도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매일 (포털 기반의) 수십에서 수백개 인터넷신문에게 시달리고 있다"면서 "포털이 앞장서서 어뷰징 탐지 시스템 개발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 최근 새로운 가짜뉴스의 유형과 대응방안
두 번째 시간에서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허위 정보의 악성 진화(가짜뉴스에서 가짜 내러티브로)'에 대해 발표에 나섰다.
황 교수는 내러티브가 부정확한 정보와 정확한 정보가 적당히 섞여 있고 선악의 의도가 있으며 분노하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감성을 유발한다고 정의했다.
가짜 내러티브의 다섯 가지 특성
이와 함께 가짜 내러티브의 다섯 가지 특성으로 △선정성 △증오나 혐오 △일방적 △연결 △킬링 이펙트 등을 소개했다.
황 교수는 "자극적인 내용과 제목을 사용하고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며 "교차 검증을 무시하고 일방적 정보에 의존하고 개연성이 없는 사실을 무리하게 연결 및 표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죽음과 사건도 연결한다"고 덧붙였다.
"가짜 내러티브, 공론장을 깨뜨린다"
황 교수는 가짜 내러티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가짜 내러티브는 가성비가 좋은 비즈니스다. 많이 만들어도 돈이 하나도 안 든다"며 "공론장도 깨뜨린다. 공론장이 되는 가장 큰 조건은 정보의 진실성과 정확성이다. 그러나 환각 상태에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짜뉴스에 대한 사법기관의 대응 필요성'에 대해 토론 발표를 했다.
가짜뉴스는 거짓말…거짓말은 처벌 유무관계 존재
지 교수는 "가짜뉴스는 거짓말이다. 그러나 거짓말에는 처벌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 간의 거짓말은 형법상 문제가 발생, 이는 사기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거짓말이 공공의 안전에 위해를 끼칠 때 거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2000년대 중반 '미네르바' 사건 판결을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미네르바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을 거짓말로 인해서 공공의 안전에 위협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 교수는 "공공의 안전에 위해를 주는 가짜뉴스를 강하게 처벌하는 법규를 갖춰놨으면 지금과 같이 가짜뉴스들이 횡횡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짜뉴스를 단순히 개인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지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하지 않는다면 자칫 잘못하면 사회 전체가 무너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가짜뉴스, 새로운 구성 요건 신설 또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즉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생성한 것에 새로운 구성 요건을 신설하거나 기존의 구성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 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는 의미다.
지 교수는 "유럽 법제 쪽으로 연구를 해서 표현의 자유도 사회적 책임이 부과된 절제된 표현의 자유가 구현돼야 한다"며 "보복성 폭로 콘텐츠 등의 경우도 가짜뉴스 규제와 유사하게 제공자들이 중대한 과실이 있거나 고의로 삭제하지 않은 경우에 형사처벌 또는 민사상의 손해배상 의무를 지내 하는 방안도 당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인환 자유언론국민연합 공동대표는 '새로운 유형의 가짜뉴스와 딥페이크'와 관련해 토론 발표를 했다.
"AI시대, 딥페이크가 가짜뉴스 주도"
박 대표는 "AI시대에 딥페이크가 가짜뉴스를 주도한다"며 "가짜뉴스의 가짜를 판별하는 진위 판별이 앞으로 새로운 유형의 가짜뉴스 시대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가짜뉴스와 딥페이크와 관련해 법률 제정 및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팁페이크 기술의 확산 및 악용을 막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제정 및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
"딥페이크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 필요해"
그는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등 교육을 통해 딥페이크에 대한 소비자 대상의 인식 개선 및 경각심 제고가 필요하다"며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알리고 딥페이크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