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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궐 Feb 19. 2024

내가 사관학교 시험에 붙을까?

45_다들 조금씩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7박 8일 동안 잘 쉬다 왔나요? 이 중에 전날에 조기 복귀한 학생들도 있지만, 다른 때보다 정기외출 기간이 긴 만큼 학원 생활 적응 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수시 상담과 수능 원서 접수가 이번 달에 있는 만큼 정신 차리고 공부합니다.”


이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며 질색하는 표정들이다.

3박 4일 정기외출을 갔다오면 며칠은 그 때의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 자습실에서 공부할 때 현타가 온다.


게다가 이번 정기외출은 길었던 만큼 다시 학원에 적응하는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모두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정기외출 전에 강조했던 대로 부모님과 수시 지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왔을 거라 생각하고, 생기부를 종이로 낼 학생은 내일까지 담임실 제 책상 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내일 담임 시간에는 수능 접수 서류를 걷을 거니 기숙사에 놓고 온 학생은 가지고 옵니다.”


뒤이어 담임 선생님이 설명을 덧붙였다.

수능 접수를 교육청에서 접수 시 필요한 건 신분증과 접수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발급한 주민등록초본, 고등학교 졸업 증명서, 수능 접수비다.


단, 기본 전제 조건은 학원으로 주소 이전이 되어 있어야 하는 상태여야 했다. 만약 학원으로 주소 이전이 안 되어 있다면 수능 접수 기간에 모교로 가서 신청해야 하는 것이다. 


수능 접수는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 만큼 학원으로 주소 이전을 한 학생들은 학원에서 버스 대절해서 교육청으로 이동시켜 주지만, 주소 이전을 하지 않은 학생은 개인적으로 외출해서 해야 한다.


“선생님, 그럼 저희들 원서 접수는 언제 하러 가나요?”

“맞아요. 그리고 그 날 수업은 어떻게 됩니까?”

“날짜는 교육청에서 지정해서 알려줄거라 확정되면 전달할 거고, 수업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공강합니다.”


아직 확정된 게 없는터라, 담임 선생님은 작년의 경험을 바탕 삼아 이야기했다.


“정리합니다. 주소 이전 해서 수능을 용인에서 보는 학생은 관련 서류를 다 내고, 주소 이전을 하지 않고 집에서 수능 보는 학생은 모교 접수를 해야 하니 미리 외출 날짜를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정기외출 복귀 날의 담임 시간이 마무리 되었는데, 바로 들어와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아 반 분위기가 들떠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무조건 학원에서 수능 보는 거네.”

“끝까지 어떻게할까 고민 중이야.”

“부모님은 뭐라는데?”

“나한테 맡긴대.”


오늘의 이슈는 수능을 학원에서 볼 지 말 지였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떻게 할 지 정한 상태였지만, 반수로 들어온 학생들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2월부터 시작한 정규반 학생들은 부모님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고민할 시간이 있었지만, 6월 정기외출이 끝나고 들어온 대부분의 반수생들은 학원 적응을 시작으로 공부하느라고 정신없다가 갑자기 결정을 내려야하니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타임라인이 정해져 있기에 부모님과 막판까지 상의하여 절반은 끝까지 학원에서 공부해서 수능을 용인에서 보고, 다른 절반은 수능 보기 3~4일 전에 집에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렇게 수능 원서 접수에 대한 이슈가 며칠 동안 어수선 하다가 마무리되었는데, 잠깐 잊고 있던 시험 결과 발표가 다가오고 있었다.


“오늘이 육군 사관학교 발표라는데?”

“제발 1차 꼭 붙었으면 좋겠다!”

“진짜 공사 가고 싶다!”


바로 많은 학생들이 응시했던 육군, 공군, 해군, 국군간호 사관학교의 1차 필기 시험 결과가 발표되는 것이었다. 이 4곳의 사관학교들이 동시에 발표하는 게 아니라 사관학교 별로 발표 날짜가 조금씩 다르다.


게다가 합격자 발표를 하면 정해진 기간 안에 2차 체력 시험을 응시할 것인지 인터넷으로 신청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만약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지 않고 2차 시험 여부를 체크하지 않으면 2차 시험은 응시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되고 합격자 수에 따라 필기 시험 합격자 발표가 2차 혹은 3차까지 연달아 이어진다.


“저 합격했습니다!”

“우와~! 축하해요. 그럼 2차 응시하는 건가요?”

“네. 바로 첫 번째 타임에 바로 시험 볼 수 있게 지원해야죠.”

“첫 번째 시험이 8월 중순이었나요?”

“그 동안 꾸준히 준비했던 만큼 체력엔 자신 있으니까 빨리 끝내고 9평 공부 할 계획입니다.”


가장 먼저 발표된 곳은 육군 사관학교였고, 찬혁이가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다.

원래 육군 사관학교를 지원하려고 생각했던 만큼 미리 학교장 추천서도 준비했었다. 그리고 1차 필기 시험에 합격하자 2차 체력 시험도 응시하겠다고 한다.


2차 체력 시험은 한 날짜에 한꺼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사관학교 별로 응시 인원과 날짜를 정해놓고 선착순으로 신청하는 터라, 원하는 날짜에 응시하기 위해 시간에 맞춰 빠르게 마우스를 클릭해야 했다.


게다가 2차 체력 시험은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체 검사도 진행하기 때문에 대부분 1박 2일로 진행된다.


그리고 해군 사관학교의 발표도 며칠 후 이루어졌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식사 시간이 되자 미리 담임 선생님에게 허락 받고 담임실에서 컴퓨터를 통해 1차 필기 시험 결과를 확인하고 있었다.


‘내가 사관학교 시험에 붙을까?’


가족들과 제주 여행을 갔다온 뒤 조용히 사관학교 필기 시험지를 체크해보니 국수영 과목의 점수가 233점으로 안정적으로 합격 라인에 들어갔다고 할 수 없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 수학으로, 여기서 점수를 내는 것이 힘들었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잘 했더라면 248점이 나올 수 있었다.


그나마 사관학교 중에서 평균적으로 지원율이 낮은 해군 사관학교에 지원했기에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으면 합격할 가능성이 있어 조금 기대하며 합격자 발표창을 눌렀다.


“우와와와!!! 합격이다!!”


결과에 너무 기뻐 나도 모르게 조용히 해야 할 담임실에서 소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모니터 화면 가운데에는 내 이름과 수험 번호 그리고 합격이라는 글씨가 당당히 띄워져 있었다. 그리고 모니터 하단에는 2차 체력 시험 응시 여부를 확인하는 체크리스트가 있었다.


“축하한다. 학원에 결과 제출해야 하니 합격증을 내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부모님에게 전화해서 알려드리자.”

“네!”


마침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합격 축하 인사를 받으며 얼른 부모님에게 전화하니 목소리만으로도 굉장히 기뻐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더불어 룸메이트들에게도 이야기를 하자 자신의 일처럼 굉장히 기뻐해주었다.


그리고 원래 계획했던대로 사관학교 지원은 현재 내 실력 점검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대비로 쓴 것이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을 위해 2차 체력 시험은 포기했다.


하지만 사관학교 시험을 공부를 하니 그 결과를 보답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더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며, 바로 8월 사설 모의고사를 응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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