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은행나무
2021년의 6월 알라딘에서 처음 보았다. 범죄 스릴러 장르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표지에서 끌리는 그 무언가가 자꾸 시선을 잡았다. 몇 번이나 고개를 저었다. 이유는 글쎄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어느 한 사건에서 뻗어지는 묘한 궁금증이 자꾸만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보게 하지 않을까 했다.
예상을 빛난 간 건 아무래도 작가의 필력일 것이다. 거기에 매료된 나는 뜨거운 여름이 시작 한 주 시원하게 시작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어가면서 느꼈던 그 묘한 긴장감은 마치 그 속에 제삼자가 되어 지켜보는 듯했다. 결론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당연하게 예상했는지도 모르겠다. 중반부까지 읽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 느낀 촉 같은 그런 것... 하지만 결론을 알더라도 덮을 수 없었다.
끝까지 읽고 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영화로 나온 책이라고 하던데, 그런지도 몰랐다. 유명한 책이라서 읽은 게 아니라 오로지 책에 이끌려 읽었기 때문이다. 사형수의 아들. 그 아이가 겪어야 하는 것들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 아이가 내 주변에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솔직히 나도 자신 없다. 이유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니까. 그래서 그들을 욕할 수가 없다.
그 당시에는 그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기에 그저 안타깝고, 슬프고 감싸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과연 나도 그들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모른 척으로 방관하지 않을까? 앞에서는 모른 척, 뒤에서는 감싸주는 그런 이중인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훨씬 현실에 가까운 답일 듯하다.
사건이 하나 생기고 풀릴 때마다 답답함이 생겼다. 그게 또 신경을 긁는다. 이 사건들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이 사건이 생겼는지 이해가 되면 될수록 허탈하고 아픈 그런 책이었다. 딸의 복수!! 오영제의 딸의 복수라... 이게 실제 있었던 일이라면 만약 그렇다면 오영제의 딸은 과연 이 말이 싫었을 것 같다. 과연 복수에도 들어갈까? 복수? 나는 이 단어가 이상하게 신경에 거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