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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노트북이 내 손에 오기까지.

10분 글쓰기 : 노트북

by 은은한 온도


*아랫부분에 적힌 글은 10분 글쓰기 동안 써 내려간 글의 전문입니다. 내용은 수정하지 않았고, 맞춤법과 띄어쓰기, 매끄럽지 않은 문장의 결만 읽기 좋게 수정하였습니다.

(초고는 블로그에 3월 24일 쓰였음)




10분 글쓰기 주제 : 노트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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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10분 글쓰기를 해보련다. 눈앞에 노트북이 있으니까 노트북으로 써보련다.



노트북. 내 손에 들어온 노트북은 이 친구가 4번째다.



최근에 엄마가 짐 정리를 한다면서 골동품 같은 무거운 걸 나에게 주었다. 알고 보니 내가 과거에 썼던 노트북들이었다.



하나는 핑크색, 하나는 보라색. 다 삼성이었다. 세상에. 어쩜 색을 저렇게 쨍한 것으로 골랐을까? 나도 참 취향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무게는 어떤가. 정말 벽돌을 들고 있는 기분이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쯤에는 스마트폰이 상용화되어 컴퓨터라는 것을 거의 쓸 일이 없었고, 그다음 노트북은 결혼하고 샀던 거였다. 마찬가지로 무지하게 무거웠다. 그 당시만 해도 내 결혼사진, 아이들 돌사진 등등이 cd로 전달되곤 해서 내가 cd 가능한 노트북을 고집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클라우드의 시대니까 굳이 cd 있는 노트북을 고집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무조건 가벼운 거.



여하튼 노트북 하니 웃픈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새 노트북을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대학생 때였는데 그 당시 우리 집은 일산. 내가 살고 있던 자취방은 용인이었다.



그때 내가 일산에서 술을 왕창 퍼먹고 완전 고주망태가 되어 엄마 집에 기어들어왔다고 한다. 그러고는 용인에 있는 남자친구를 보러 가겠다고!! 가겠다고!!! 그렇게 생떼를 썼단다. 심지어 그냥 몸만 가면 되는데 그렇게 노트북을 챙겨가려고 고집을 부렸단다.



엄마가 "이년아~ 갈 거면 너나 가! 노트북은 두고 가!!!!" 하고 온몸으로 노트북을 사수했고 나는 그렇게 노트북을 엄마한테 둔 채 혼자 용인으로 달려갔단다.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지만 엄마가 자기가 그 고생을 하고 너와 싸우며 지킨 노트북이라고 나에게 무용담을 들려주었다. 허허허허허허 그 노트북이 내가 얼마 전에 받은 보라색 노트북이다.



휴... 정말 우리 엄마 고생 많았다....ㅋㅋㅋㅋ 내가 진짜 결혼하고 애 낳으면서 많~~~ 이 사람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살면서 정말 느끼지만 엄마 말은 꼭 들어야 한다. 엄마 말을 잘 들으면 노트북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지금 내 4번째 노트북 그램은 아주 가볍고 하얗고 예쁘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이번 주 금요일에 있을 <모락> 강의 대본을 썼다. 혼자 쓰면서 어찌나 키득대고 뭉클하고 난리를 쳤던지.



탁탁탁탁 경쾌한 소리를 내며 글을 쓸 때면 내가 정말 뭐라도 된 것 같은 뿌듯한 기분이 든다.



여하튼 40초 남았으니까 노트북에게 한마디 하겠다. 노트북아 고마워. 앞으로 한 10년간 잘 부탁한다.



갑자기 또 급 끝나버린 노트북 10분 글쓰기입니다.






정말 지금은 맥주 5백 두 잔이 주량인데 그때는 참^^ 진상이었네요. 엄마 감사합니다.



더불어 여러분의 글쓰기를 도와줄 노트북에게 감사를 표하며

오늘도 은은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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