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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판단을 받지 않으려느냐?

그럼 너도 남을 판단하지 마라

by 오성진

출근하는 택시 안에서 듣기 싫은 청치 대담을 듣게 되었습니다.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 출근시간이라서 많이 거슬렸습니다.

"기사님, 라디오 볼륨 줄여주시겠어요?"

기사분은 라디오를 꺼 주셨습니다. 그러나 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냉랭했습니다.

"이분이 기분 많이 상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택시 탈 때마다 흘러나오는 소리에 내가 마음을 쓰지 않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러다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을 바꾼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는데,

내가 그것을 기대하다니. 더욱이 택시 탄 짧은 시간 동안에 무슨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그래서 기사분의 기분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습관적으로 고정된 채널을 틀어 놓고 있을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현재의 나라 상황에 대한 판단을 가지고 싶어서 틀어 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때로 나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

그런 사람과는 두 번 다시 같이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무척 많았습니다.

생각을 해 보니, 더 가까웠을 때는 별로 마음에 거슬리지 않았는데, 오늘은 왜 마음이 불편할 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 역시 내 마음이 문제로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수양(修養)을 하는 것의 목적을 오늘 많이 생각했습니다.

수양의 목적은 세상을 편한 마음으로 살기 위한 훈련이로구나......


나에 대한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나와 관계없는 세상의 이야기룰 둘을 때,

어떤 이야기에든 내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면, 세상은 좋은 것으로 넘치는 곳이라고 느껴질 것이 분명하고

나는 더 좋은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거침없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마구 솟아났습니다.


"나는 신문에서도 기억해 둘 만한 뉴스를 읽은 적이 없다. 어떤 사람이 강도를 당했다든가, 살해를 당했다든가, 사고로 죽었다든가, 어떤 집이 불에 타고, 어떤 배가 침몰하고, 어떤 증기선이 폭발했다든가, 어떤 소가 서부 철도 노선에서 기차에 치이고, 어떤 미친개가 죽임을 당했다는가, 겨울에 메뚜기 떼가 나타났든가 하는 신문에 실린 소식은 두 번 읽을 필요가 없다"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에서 인용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세상 소식들로 마음 상하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일이 없다는 것을 많이 깨닫습니다. 그래서 뉴스라는 것에 무심해져 가는 내가 괜찮은 길로 들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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