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우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그것들이 모두 좋은 일들은 아니다. 사십 언저리부터 나는 내 삶의 잘못된 것들을 발견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그 모든 걸 뒤엎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삶이라는 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니까. 이 눈치도 봐야 하고 저 눈치도 봐야 했다. 이 사람도 신경 쓰고 저 사람도 신경 써야 했다.
각종 매체에서 '너로 살아라!' 하고 수없이 얘기하고 외치는 소리들이 들린다. 남 신경 쓰지 말고 너답게 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그렇게 살지 않은 세월의 결과들이 발목을 잡았다.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처럼 현실 속의 내 삶은 그렇게 용감하지도 대운이 따라주지도 않았다.
준비되지 않은 나와 현실을 돌파하고 싶은 나는 준비될 때까지 견디며 준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준비가 되기는 하는 건지, 이렇게 그냥 살다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이 수없이 들었던 날들을 견뎌야 했다.
완벽한 준비라는 건 없지만, 바닥도 찍어봐야 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제로부터 다 내려놓고 시작할 자신은 없기에 그 준비되는 시간을 견디기로, 나는 선택했었다.
그렇게 나로 살기 위한 고난의 길은 실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 와중에 해결되어 가는 문제도, 오리무중인 문제도 있다. 하지만 견디니까 거짓말처럼 해결되어 가는 일들에 또 좀 더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 과정들을 나는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내가 되어가는 그 과정이 소중하다.
사십 대의 딱 중간이 될 2025년.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모두 새롭게 겪게 되겠지만 들뜨지도 고꾸라지지도 말고, 고요하게 받아들여보려 한다.
아직도 나의 이야기들을 다 내놓을 자신은 없지만,
언젠가 그런 용기도 생기리라고 믿어본다.
세상의 속도와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내 것으로 살기 위해 내 마음부터 단단히 바로 세우는 오늘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