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 태도의 문제!
" 선생님 이 폴더에 수업 파일들 있고요,
사무용품 구입하실 체크카드 만들어 드릴게요."
모든 일들을 혼자 처리하는 1인 원장이자 강사였다가, 학원장이 되었고, 선생님들에게 업무 분장을 하고 있다. 아직 메인 수업은 모두 내가 해야 하기에 선생님 두 분이 계셔도 일은 넘쳐난다.
해야 할 일을 보고 있지 못하면, 우리 선생님이 슬쩍 알려주시기도 한다. 기분 좋게 보자며 한 번씩 내가 좋아하는 꽃도 한아름씩 사가지고 오신다. 한 번 사람에게 데고 나니, 사람을 어떻게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한 번씩 마음속에 찬바람이 휙 하고 스쳐 지나가지만, 이 선생님은 부디 보이는 것은 진심이길 바라며 조금씩 마음을 주고 있다.
확장해서 이전하고 나서 딱 한 달이 지나갔다. 그리고 오늘은 넘치는 수업 일수로 휴강일이다.
3개월 동안 나에게 쉬는 날은 없었다. 쉬는 날도 해야 할 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그리고 한 달이 무사히 돌아갔다.
큰돈 들여 한 냉난방기가 문제가 있어 중간에 다시 한번 손을 봐야 했고, 도입한 시스템도 문제가 있었고. 아직 해결해야 하는 일들은 남아있다. 문제는 계속 있을 것이고, 해결해 나가면 된다.
여러모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2025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45년 인생에 이렇게 내 인생에 칼자루를 대차게 내가 쥐고 휘둘러 본 적이 있었던가 싶도록 거침없이 나아가는 중이다.
인생에서 만난 커다란 바람에 휩싸여 고꾸라지지 않기 위해 나는 내 배의 키를 단디 잡고 이 바람의 방향을 살핀다. 이 바람을 피할 수 없다면, 이를 역풍으로 맞서 고꾸라져 버릴지, 방향을 바꿔 순풍으로 이용해 앞으로 나아갈지는 내 태도의 문제라는 걸 이 거센 바람 앞에 서서야 깨닫는다.
업무 분장을 하는 말이었을 뿐인데, 고단한 내 마음을 읽었는지 우리 선생님이..
" 원장님, 왜 어디 가실 분처럼 말씀하세요~~"
하고 웃으셨다.
그런데 그 말에 목까지 차있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티 나지 않게 화장실로 향했다. 어딜 가려는 것도, 어딜 갈 수도 없지만, 가끔 벌려놓은 이 많은 일들에 어깨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살아오던 모습이 아니기에, 변화해 가는 과정 중에 있기에, 짊어진 것의 무게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에,
당연히 겪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렇게 많은 변화와 고난에 멘탈을 단련해 가며 살아가고 있을 이들의 수많은 삶이 대견해 보인달까.
겉으로 아무렇지 않게 잘 살고 있어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뒷모습에 이렇게 매일 견디는 모습들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모두의 삶이 애잔해 보인달까.
나의 마흔다섯.
십 년 동안 차곡차곡 조금씩 쪘던 살도 싹 뺐고,
새로운 삶도 살아가기 시작했고.
다시 태어난 듯,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나를..
오늘 하루 토닥토닥 다독여, 충전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