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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에타 Sep 25. 2020

불편한 진실

art by Steve Cutts


우리가 같은 생명체인 수십억 마리의 동물들에게
잔인하고 체계적인 고통을 안겨주는 시스템을
통해 생산하는 고기를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정도의 수준에서 벗어난 존재다.
하루에 철분 몇 그램을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단순한 물질적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존중심과 동정심이 필요한, 우리의 관심이
가시화되기를 원하는, 생명에 대한
사랑과 경외심이 필요한 영적인 존재다.
- 존 로빈스, <음식 혁명>


UN에서 발행한 온라인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의 주범은 축산업이다. 가축에 의한 온실가스가 교통수단에 의한 배기가스보다 많다.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은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보다 86배 더 해롭다.


세계 물 소비량의 30%, 대지의 45%가 축산업에 사용된다. 브라질 아마존의 91%가 가축을 기르기 위해 파괴되었다. 매 초마다 축구장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이다. 대지의 3분의 1이 이미 사막화되었고, 아마존 열대우림은 10년 이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바로 목초지가 그 주된 원인이다.


114그램짜리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 2,500리터가 필요하다. 소고기 450그램을 만드는데 9,500리터, 치즈는 3,400리터, 달걀은 1,800리터가 필요하다. 아무리 샤워를 빨리 하고, 물 새는 곳을 수리하고, 수압이 낮은 샤워기로 교체하면서 물 절약 캠페인에 동참해도 햄버거 하나만 먹으면 두 달치 샤워를 해버리는 셈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그런 순간에, 이따금 그녀는 자신에게 묻는다.
언제부터 이 모든 일들이 시작되었을까.
아니, 무너지기 시작했을까.
- 한강, <채식주의자>


전 세계 곡식의 50%를 인류가 기르는 동물이 먹는다. 인류의 10억 명은 매일 굶주린다. 굶주리는 아이들의 82%가 축산업 하는 나라에 산다. 그곳에서 기르는 동물은 선진국 사람들이 먹는다. 그런데도 환경 단체에서는 축산업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로 후원금을 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축산업체로부터 두둑한 후원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가축이나 가정용
식물을 제외한 지구 상의 모든 동물과 생물들이
엄청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숲은 원상을
회복하고 대기 가스들은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바닷속 물고기들이 되돌아올 것이고, 거의 멸종되었던 생물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 존 로빈스, <음식 혁명>


조명을 절전형으로 바꾸고, 자동차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잘 하고, 환경 단체에 후원금을 내고, 채식주의를 선언하면서 가능한 노력을 다 하다가도 가끔은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때때로 지구의 평화를 위해서는 그냥 인류가 빨리 사라져 주는 것이 최선 아닌가 싶은 자조감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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