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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by 오늘

서울의 중심지인 종로는 나의 어린 시절과 청춘의 모든 추억을 간직한 곳이다. 종로를 벗어나 본적 없는 나는 남편을 만나면서 여러 지역을 이주 하게 되었다.


남편은 결혼 내가 살았던 곳에서 6km 떨어진 지역에서 서로의 존재를 모르며 살았지만, 성년이 되어 우연한 만남으로 결혼까지 이어졌다. 서울 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에 우리에게 서울 밖은 모두 시골이었고 서울을 벗어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미지의 세상으로 밀려나는 것과 같았다.

그런 내게 남편은 지방으로 가자는 강제적 제안을 했다.

지방에 대한 생각은 드라마에서 보는 첩첩 산중이나, 소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지방으로 가자는 남편이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아이도 커서 독립했으니,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지 못했.


살아보니 지방은 반전의 지역이었다.


내가 사는 지역은 농촌 지역에서 흔히 보게 되는 노란 벼들이 흐드러지게 펼쳐지지도 않았고, 배추밭이나 고추 밭은 구경도 못했다. 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였다.

거주 환경도 좋고 아파트에서 10 거리에 스타벅스도 있고, 20 내외에 내게 필요한 모든 편의 시설에 아쉬움이 없었다.

또한 남편이 좋아하는 음악회나 콘서트 같은 것들을 무료로 즐길 있는 기회들이 종종 주어졌다. 서울에서 살던 것보다 다양한 페라 부터 국악까지 문화 콘텐츠들을 즐길 있었다.

나는 친구들에게 지방도 살기 좋으니 비싼 서울 처분하고, 지방에 집을 사고 남은돈으로 소박하게 노년을 지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제안받은 친구 모두 살고 있는 그 곳을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지방이라는 이유에서만 그런 것은 아닐게다. 오랫동안 터를 잡은 곳은 내가 익숙하고 편안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 이런 선택은 쉬운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입견과 고정관념 때문이라면, 이것은 때로 우리 삶을 보이지 않는 틀에 가두기도 한다.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스스로 놓칠 수도 있다.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내가 생각하는 그곳이 내 생각과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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