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재울 때, 늘 듣는 말.
"꽉 닫지 마. 그만큼만 열어놓아 줘."
우리 부부가 늘 답하는 말.
"엄마, 아빠는 이제 밖에서 티브이도 보고 쉬어야 해. 시끄러울 거야 꼭 닫아야 편히 잘 수 있어."
"그럼, 이만큼만 더 닫아."
생각해보니, 나도 그랬다. 어린 시절 방문 틈 사이로 한줄기의 빛이라도 없으면 큰 공포가 느껴졌다. 시끄러워도, 빛이 들어오고, 수다 소리가 들리면,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곤 했다.
어른이 된 나는, 암막커튼을 치고, 귀마개를 하고, 완벽한 어둠과 방음 속에서 숙면을 취하려 노력한다. 잠을 설치는 이유들은 수 십 가지이고, 방해 요소는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수면을 취하는 순간만이라도 완벽하게 단절되고 싶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 어둠에 대한 공포심은 사라졌으며, 일시적 단절에 대한 열망은 강해졌다. 단절에 대한 열망이 공포심을 몰아낸 것일지도 모른다.
언젠가부터 외부로부터의 단절과 내적 평안은 동의어가 되었다. 혼자 있어야 쉬는 것 같은 것을 보니, 어른이 되었나 보다.
늘 사람 냄새를, 사람 소리를, 사람 기운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동심의 여유로움을 추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