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씩 찾는 월악산은 새로운 맛이 있다.
월악산은 충북 제천에 있다.
그리고 월악산 국립공원공단이 관리를 하고 있다.
월악산 국립공원에 금수산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지 지난번 금수산을 찾았으니 이번에 월악산 국립공원을 찾았으니 한 달에 한 번씩 월악산 국립공원을 찾은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금수산과 월악산은 남한강을 두고, 한 인공호수를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충주호(제천에서는 청풍호, 단양에서는 단양호)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수산은 등산로가 여러 갈래로 다녀보았지만, 월악산은 그냥 남북으로 종주를 주로 하거나 왕복산행이 주를 이룬다. 어쩌면 금수산에서 처럼 원점회귀가 힘든 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산 자체가 거대한 암릉의 연속이어서 그렇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월악산의 등산로는 보덕암에서 시작하여 하봉, 중봉, 영봉으로 연결되는 보덕암 등산로, 덕주사입구에서 시작하여 마애불이 있는 마애암, 마애봉, 영봉으로 연결되는 등산로, 제천에서 유명한 송계계곡 입구인 동창교에서 시작하여 바로 능선을 오르고 바로 영봉으로 연결되는 등산로, 신륵사에서 출하여 영봉을 바로 오르는 등산로가 다이다. 우리는 보덕암에서 시작하여 덕주사로 길게 움직이기로 하였다.
친구 넷이서 이제는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움직인다. 나는 중간중간에 친구들을 자동차에 싣는다. 당산역에서 K를 암사역에서 J를 싣는다. 간선도로 주변으로 친구들을 모으고 움직이면서 싣고 고속도로로 바로 들어서기 위한 루틴이 형성된 것이다. H는 단양에서 은퇴 후 모친을 위하여 봉사를 하고 있다. 그 친구가 외롭지 않게 우리가 찾아가는 것이다. H가 자동차로 움직이니 셋이서 움직인다.
그 붐비던 고속도로도 오늘은 우리들을 위하여 길을 열어주었다.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지나고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들어섰다. 길을 열어준 고속도로가 반가워 그런지 아니면, H를 좀 더 빨리 보기를 원한 것인지 휴게소도 거르고 충주 IC를 지나 3번 국도에 들어선다. 그리고 수안보를 가기 전 충주호를 끼고 달릴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코스인 36번 국도로 들어선다. 도로 주변의 농토에는 이제 가을을 기다리면서 모든 것이 준비가 되어 있다. 오늘도 농부들을 그 가을을 기다린다.
월악산을 가기 전 악어봉이 유혹을 하지만, 지나치고 월악나루를 옆으로 끼고 달린다. 송계계곡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그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달린다. 천천히 달리면서 왼쪽의 능선을 바라다본다. 오늘 날씨가 그렇다. 그래도 그 산이 우리를 부른다. 덕주계곡을 오르는데 친구들이 그리운지 H가 벌써 배낭을 메고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H를 탑승시키고 H가 주차시켜 놓은 곳으로 이동을 한 후 H의 자동차를 타고 보덕암 주차장으로 이동을 한다. 우리들의 무거운 보따리 중 일부분을 내차에 두어야 하기에 그렇다.
보덕암 주차장으로 이동을 한다. 올라온 송계계곡을 내려간다. 그리고 수산리로 들어선다. 평상시 자동차를 이곳에 두고 월악산을 종주하고 버스를 타고 이곳으로 와서 자동차를 회수하였는데 오늘은 자동차 2대를 이용하여 움직이니 자동차를 보덕암 주차장까지 끌고 올라간다. 2km 정도 거리를 오르지 않고 문명의 힘을 빌려 오르기로 한 것이다. 오르면서 느끼는 감정은 없다. 다만, 이 좁은 길에 반대편에서 자동차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힘겹게 오르는 자동차가 드디어 보덕암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이 만원이다. 우리도 그렇게 늦지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간 것이다.
보덕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제 등산을 시작한다. 보덕암에 이르니 풍경소리가 좋다. 바람을 따라 흔들리는 그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J가 7년 전 이곳에 왔을 때 색소폰을 불었던 스님이 주지스님이야 고 여쭈어 보니 그렇다고 한다. 이제 스님도 연세가 있으셔서 고즈넉하게 요사체에 계신다. 보덕암 오른쪽에 있는 마의태자가 잠시 머물렀다는 보덕굴을 둘러본다. 보덕굴 입구에 보덕굴에서 흘러나온 물이 조그마한 연못이 되어 있고 누군가가 갔다 놓은 것인지 저절로 자란 것인지 모를 미나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보덕굴 안을 보면 돔이다. 그렇게 높은 천장이 있어서 그런지 답답하지가 않다.
다시 보덕암으로 돌아온 후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H가 20년 전 이곳에 왔을 때 추억을 이야기한다. 친구들하고 이곳에 왔을 때 노천화장실을 사용하다가 월악산의 산신령의 노여움을 받아서 물린 자국을 보여준다. 그 흔적이 아직도 있는 것을 보니 조심조심하여야겠다. 보덕암에서 영봉으로 가는 길에 가장 어려운 길이 하봉까지 오르는 길이다. 천천히 오르면서 옛 추억을 더듬고 있는데 요즈음 한창 라이딩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J가 보이지 않는다. 근육이 다른 것 같다. 어느 순간 능선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있는데 H가 영상통화를 한다. 우리 모두 그 영상통황에 안부를 전한다. 천천히 걸으면서 J를 기다렸고 하봉을 향하여 간다. 휴식을 취하는데 건각이 지나간다. 날렵한 몸매에 가벼운 배낭을 메고 올라온 산객을 인사를 하고 천천히 하봉을 오르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월악산의 그 소나무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멀리 청풍호가 안갯속에서 그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 모습이 좀 더 잘 보였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오늘은 이 모습 그대로 보아야 할 것 같다. 하봉은 8년 전에 오르지 못하였는데 이제는 국립공원공단에 시설을 설치하여 자연스럽게 오를 수 있다. 그 하봉을 오르고 돌아본다. 중봉을 가기 전 구름다리를 건너고 다시 정상을 바라다보는 곳에서 구렁이 두 마리가 몸을 데우고 있다. 누군가가 그 근처에 갈 수 없기에 부담은 없지만 신기한 모습을 본 것이다.
월악산 하봉, 중봉을 지나면서 월악산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무선충전시설을 이용을 해본다. 15분만 사용할 수 있으며 고속충전이 되는 것을 보니 참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국립공원공단에서 15분이 지나면 더 이상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여 산불도 예방을 하고 있다.
중봉의 그 무서운 철계단은 사라졌지만 데크를 오르고 내린다. 데크 양 옆은 천길 낭떠러지다. 아니 오른쪽은 낭떠러지다. 그래서 모두들 왼쪽으로 오른다. 같은 곳이지만 낭떠러지를 자연스럽게 피하여 오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봉에서 영봉이 바라다보고 있는데, 하봉에서 만난 건각이 벌써 영봉을 갔다고 돌아오고 있다. 저분은 울트라 마라톤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산을 즐기기 위하여 왔는데 저분은 체력훈련을 하기 위하여 온 것 같다.
영봉을 오른다. H가 큰앵초라고 하였고 우리는 그 꽃을 담는다. 산을 오르는 젊은이들은 만났다. 우리들보다 2시간이나 일찍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영봉을 바로 앞에 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쉬어 쉬어 간다고 하였다. 영봉이다. 8년 전 등산로는 이곳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이곳이 등산로이다. 공사장의 비계처럼 설치되어 있는 데크를 한 계단한계단 오른다. 산아래의 함박꽃이 유혹을 하지만 정상을 향하여 발을 딛는다. 정상에 서서 멀리 바다 본다. 천둥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온다. 오늘 소나기 예보가 있다고 하였는데 곧 비가 올 것인지 기상청앱을 열어보지만 이곳은 기상레이더에 없다. 바로 이웃한 단양에 구름이 머물러 있다. 추후 알게 되었지만, 그곳에 우박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피해를 주었다고 한다.
이제는 하산이다. 천천히 내려가면 된다. 이제 마애봉을 오르고 내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마애봉도 영봉에서 가는 길에 살짝 오르는 것이니 천천히 즐기면서 가는 것이다. 동창교를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고 헬기장이 있다. 그 헬기장에서 뒤를 돌아보면 거대한 암봉이 바라다 보인다. 그곳이 영봉인 것이다. 등산로는 산책길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마애봉 정상이다. 해발 960m이고 이제는 급하게 내려간다. 이곳에서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비법정 탐방로이다. 마애암의 지붕이 위에서 내려다 보이지만 그곳에 도착하기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전망대 서서 영봉, 중봉, 하봉을 같이 담고 하산에 하산을 한다. 데크가 있고 그 데크에 있던 완충제는 이상하게 널브러져 있다.
마애불이 있고 그곳에 샘터에서 저절로 무릎을 꿇고 한 국자의 물을 마신다. 큰 바위가 있고 그것에 부처를 담을 수 있으면 그곳에 부처를 담았다. 그것이 고려시대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곳은 신라시대에 경주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 옆에 있어서 그런지 마의태자 그리고 덕주공주의 전설이 있다. 이웃한 곳에 백두대간의 하늘재가 있다. 그곳에도 미륵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흔적만 있다.
암자에 도착하여도 아직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하지만, 이제 안심이다. 비가 오더라도 소나기이면 암자에서 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비가 오기 전에 내려간다. 산성이 있고 그 흔적을 지나서 덕주사에 도착하였다. 주변의 계곡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다. 그만큼 녹음이 우거졌고 계곡이 깊다고 할 것이다. 암릉을 지나면서 내려온 물들이 우리들을 유혹하지만, 덕주사 화장실에서 우리를 정리할 뿐이다.
내 자동차에 모두를 태우고 다시 보덕암주차장으로 이동한다. 보덕암으로 가면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회상을 한다. 하지만, 운전을 하는 나는 볼 수가 없다. 보덕암으로 올라가는 길 내려오는 자동차가 없기를 바라지만 있다. 나보다 운전실력이 좋은 사람이 후진을 하여 비켜주니 서로 인사를 하고 지난다. 주차장에서 산행 중 만났던 사람들이 하나둘 보인다. 서로 인사를 하고 다시 자동차를 돌려서 내려오고...
다음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