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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늘날 오른 관악산

by 김기만

4년 만에 비 오는 날 관악산을 올랐다.

J와 함께 관악산을 가면서 국기봉을 오른 후 파이프 능선을 거쳐서 연주대에 도착한 후 말바위를 지나서 KBS 송신소를 지나서 케이블카 능선으로 하산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일기가 불순하여 우리는 계획을 바꾸었다.

전날 일기예보상 비가 올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비구름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일기예보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밤사이 상층부의 바람이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남쪽으로 더 흘러야 하는 구름이 북쪽으로 움직였다. 그로 인해 수도권에 비가 오는 것으로 바뀌었다. 관악산을 지나는 일기예보에 9-10시까지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어 있다. 그 시간을 기다려서 산으로 갈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벌써 J는 과천에 도착해 있다. 그래서 나도 서둘러 움직였다.

사당역 4번 출구로 이동을 하였다. 나는 우산과 우의를 준비하고 집을 나섰는데 비가 오지 않았지만, 사당역 4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하늘에서 무엇이 그렇게 슬픈지 눈물을 그렇게 많이 흘리고 있다. 연휴에 놀러 가지 못하고 산을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시샘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연휴에 놀러 가지 못하도록 시샘을 하는 것인지 첫날부터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니 배낭을 메고 우산을 쓰고 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방수재킷을 입고 배낭에 비옷을 입히고 산으로 가고 있다. 우리들도 이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4번 출구를 나와서 천천히 산으로 이동을 한다. J는 한 달만의 산행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느린 산행'이라고 오늘의 산행을 명명하였다. 그리고 안전 산행을 생각하면서 최대한 바위를 피해 지나기로 하였다. 파이프 능선은 바윗길이라 오늘은 가지 않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관음사를 지난다. 나는 관악산의 관음사라 같은 한자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아니었다. 그동안은 무심결에 지났는데 오늘은 산문에서 그것을 보면서 다르구나 하고 느꼈고, J가 이야기하기를 유교 국가인 조선시대에도 관악산이었는데 불교적인 색채를 산 이름으로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였다.

관음사 앞에서 둘레길에 들어선다. 우산을 쓰고도 걸을 수 있게 산길이 좋다. 4년 만에 오는 길이다 보니 새로 바뀐 것이 있다. 데크가 더 많이 만들어져 있다. 4년 전에는 없던 데크가 더 있다. 그렇게 비가 오는 등산 우중 산행을 하였다. 그 우중 산행에서 비옷은 배낭에 넣고 우산을 쓰고 올랐다.

국기봉을 오르는 코스에서 비가 약하게 와서 우산은 배낭 옆에 두고 올랐다. 하지만, 국기봉에 도착하니 비가 다시 뿌린다. High Risk High View이다. 그렇게 산을 즐기면서 오르고 있다. 산을 오르면서 멀리 보니 서울이 그대로 들어온다.

국기봉을 우회하지 않고 오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도 천천히 오르는 우리와 같이 오르고 있다. 국기봉에서 전망대로 오르는 코스는 암릉인데, 지금은 데크로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다만, 비 오는 날 약간 미끄러운 철계단이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오르는 사람들은 편안하게 우산을 들고 오른다. 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오늘은 멀리 있는 국기봉을 당겨본다.

전망대에서 연주대로 가는 길에 안부로 내려가는 길이 데크로 잘 만들어져 있다. 예전에는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했는데, 오늘은 데크가 있어서 편안하게 내려갔다가 올라간다. 아슬아슬 오르던 암릉길이 데크로 되어 있어서 비가 와도 편안하게 오르고 내린다. 처음으로 서울대가 보인다.

국기봉을 가는 헬기장에서 J에게 국기봉 가는 길을 알려주고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 파이프 능선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마당바위로 길을 잡는다. 마당바위로 가는 길에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고 편안하게 걸어갈 뿐이다. 마당바위를 지나면서부터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산이 높아지면서 바람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멀리 있던 연주대가 가까워지고 국기봉은 멀어졌다. 연주대로 가는 길에 관악문을 바로 앞에 두고 위험구간과 우회 구간이 있는데 위험구간이 이제는 그렇게 위험구간이 아니다. 처음부터 데크로 되어 있고 그 데크가 마치 우회 구간으로 사람들이 가지 않고 위험구간으로 이동을 유도하는 듯하다. 능선으로 가면서 관악문을 지나고 지도바위를 바라다보고 횃불바위를 보면서 연주대를 그대로 바라다본다.

연주대를 오르는 길에 예전에는 밧줄을 잡고 오르는 구간이 있었는데 이제는 데크로 끝까지 오를 수 있다. 예전에 연주대 바로 직전에 밧줄로 잡고 오르는 길이 one-way였는데 그렇게 오를 수 있다.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비도 그치고 모두가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지만 우리는 정상석의 뒷배경을 바탕으로 인증을 남겼다. 기상레이더는 오늘도 아무에게도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연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 연주대를 담고, 말바위로 이동을 한다. 그곳을 무섭다고 어렵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연스럽게 지나간다. 넓은 바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앉아 쉬고 있지만, 바람이 차다. 쉬고 있는 사람이 있다. 단체로 인증을 남긴 기억이 있다는 J를 이끌고 바로 송신소로 방향을 잡는다. 연주사를 거치고 싶지만, 다시 내려갔다가 송신소로 이동하기 싫어 바로 이동을 한다.

송신소 근처에서 바로 우회할 수 있는 구간이 있지만, 송신소를 돌아서 올라가는 코스를 올라선다. 그리고 케이블카 능선에 들어선다. 가파르게 내려가는 암릉 구간의 시작인 것이다. 바람이 계속 불고 있어서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 연주암과 연주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에서 그 경치를 담는다. 사실 이곳에서 뷰를 담기 위하여 이곳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다른 곳 보다 이곳의 뷰가 나는 좋다고 할 수 있다. 두꺼비 바위를 지나면서 두꺼비 바위에서 인증에 진심인 사람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하산을 한다.

갑자기 케이블카가 움직인다. 근무교대를 위하여 움직이는 것 같다. 그래도 케이블카 능선에서 케이블카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암릉이 계속되고 있다. 산을 내려가면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정상으로 가는 길이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답을 한다.

일출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곳이 완성되면 과천 사람들이 정상까지 안 가더라도 이곳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구세군 과천교회를 지나면서 끝이다. 그리고 과천시청 앞까지 가는 가로수가 밤나무라는 것이 특이하다는 것을 느낀다. 공주에 갔을 때 가로수가 밤나무인 것은 보았는데 이곳에서도 밤나무가 있었다. 그리고 은행나무 아래에 은행을 채취하기 위한 채취기를 나무를 감싸고 있다. 이것이 도시의 가로수인 은행나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은행나무가 평상시에는 좋은데, 가을에 은행이 떨어지면 그 냄새 등으로 어려움이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오늘 하루 8km 내외로 걸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관악산을 재미있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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