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마지막 주에 진안의 마이산으로 산행하기로 하고 4명이 함께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3명은 참석을 확정했으나 한 명은 보류였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친구는 추수 시기에 맞춰 작업을 해야 했는데, 비 때문에 그러지 못해 참석 여부를 보류한 상태였다.
마이산을 가기 바로 전 주말에도 또 비가 내렸다. 결국 농사를 짓는 친구는 며칠 전 추수를 위해 우리의 산행 계획에 불참을 통보했다. 넷이 모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셋이서 마이산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주말 아침 이동은 서둘러야 한다. 원거리 산행이고, 여유를 즐기며 산행을 하기에는 안내 산악회보다 자차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했기에 이번에도 자동차를 몰고 이동했다. 아무리 친구가 좋다고 해도 1년 농사를 망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산역에서 한 명을 픽업하고 또 한 명을 암사역에서 픽업하기 위해 이동하는데 새벽 6시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도로는 가득했다. 막히는 도로를 지나 암사역에서 친구를 픽업하고 중부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고속도로 역시 만원이었다. 경기도 광주를 지나면서 동쪽으로 가는 차량들이 빠져나가자 여유가 생겨 자동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중부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는 덕유산 줄기를 지나고 지리산 이웃을 지나야 한다. 무주와 장수의 고원 지대를 통과하므로 해발 고도가 높다. 그래서 모든 차량이 힘차게 오르고 있다. 화물차는 좀 더 힘을 내는 듯했고, 용담댐 주변을 지날 때는 안개가 수시로 나타났다. 적상산 옆을 지날 때는 우리를 유혹하는 듯했지만 그대로 지나쳤다. 적상산은 조선 시대 사고(史庫)가 있던 곳이며 현재는 양수발전소가 있다.
옆에 있는 친구는 지난밤에 고민을 했던 것인지 갑자기 더 깊은 고민에 빠진 듯 하였다. 멀리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장수-익산 간 고속도로를 지나 진안에 접어들었는데, 멀리 마이산이 보이는데도 그 고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이산은 북부주차장과 남부주차장이 있다. 진안읍에 가까운 곳이 북부주차장이고,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걸어서 그 유명한 탑사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남부주차장이다. 우리는 북부주차장에 주차하고 암마이봉을 오르고 내려와 화엄굴, 천황문을 왕복한 다음 은수사, 탑사, 금당사, 고금당을 거쳐 비룡대, 삿갓봉을 지나 북부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택했기에 북부주차장에 주차했다.
북부주차장에 주차하고 이동하려는데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마이산에 세 번 정도 왔던 내가 그 질문에 답을 했다. 탑사를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걷는 것에 문제가 없고 오르내리는 것에 부담이 없는지 물어보니, 걷는 것은 괜찮지만 오르내리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했다. 결국 남부주차장을 안내해 드렸다.
배낭을 챙기고 천천히 올라갑니다. 처음에는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음식점 거리를 지나고 축제 거리를 지나 박물관이 있는 곳을 통과한다. 자수박물관, 닥종이 박물관, 가위박물관 등이 있다. 박물관 관람은 뒤로 미루고, 박물관 앞 정원을 구경하며 가위박물관 옆에서 계단으로 들어선다. 친구들에게 마이 열차도 있다고 했지만, 그것을 타지 않고 걷겠다고 하니 친구들도 납득했다. 사실 마이 열차를 타고 오르는 길이 얼마 되지 않는데 3천 원은 부담스럽다. 다리가 튼튼한 것에 감사했다.
고갯마루에 도착했는데, 공사 중이다. 숫마이봉 중턱에 있는 화엄굴과 천왕문을 가는 길은 폐쇄되어 있었다. 휴식터도 공사 중이었다. 이곳은 분주령인데, 한쪽은 섬진강, 한쪽은 금강의 물이 된다고 하던 곳이다. 그 표시도 없었다. 휴식터가 없어져 암마이봉을 오르기 전의 휴식터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올랐다.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다르기에 그래도 큰 부담은 없지만, 수직으로 150m 이상을 오르기에 쉽지는 않다. 그리고 겨울에는 안전상 통제가 된다.
오르면서 시야가 트이고 약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에서 숫마이봉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것이 힘들게 산행하면서 여유를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암마이봉 정상을 150m 정도 남겨 두었을 때 전망대가 있다. 숫마이봉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화엄굴을 멀리서 조망할 수 있다.
암마이봉에 도착하여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남기고 서쪽을 조망하기 위해 전망대로 갔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이다. B는 이곳을 보니 중국의 장가계를 갈 필요가 있을까 하고 물었다. 나는 이곳도 좋고 그곳도 좋다고 답했다. 중국에서 장가계를 직접 본 J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리가 갈 고금당, 비룡대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곳까지 이동한다고 하니 우선은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수긍을 한다.
암마이봉을 내려와서 분주령에서 은수사로 향하였다. 암마이봉을 내려가면서 마이봉의 암석에 대해 토론을 하였다. 콘크리트를 만들어 놓은 듯한 암석의 특징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암마이봉이 어떻게 생겼을까 하고 서로 이야기했다. 퇴적암인 변성암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 퇴적암이 어떻게 우뚝 솟은 것일까 궁금했다. 인터넷의 도움을 받으니, "마이산은 중생대 후기 약 1억 년 전까지 호수였으나 대홍수 시 모래, 자갈 등이 물의 압력에 의하여 이루어진 수성암으로, 약 7천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융기되어 지금의 마이산이 이루어졌으며 지금도 민물고기 화석이 간혹 발견된다"고 설명되어 있다. 탑사 주변에서 어린 친구가 이렇게 생긴 산을 보고 누가 만들었다고 했다는데, 그럴 만하다고 본다.
은수사에 도착했다. 이제는 관광 모드이다. 등산은 잠시 뒤로 하고 은수사, 탑사, 금당사, 고금당을 관람할 것이다. 은수사는 조선 태조와 관련된 사찰이다. 은수사라는 이름은, 조선 태조가 왕이 되기 전 이곳의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그리고 청실배나무는 건국의 기원을 다지기 위해 백일 기도를 올린 뒤 손수 심은 씨앗이 싹을 틔운 나무라고 한다. 그 배나무가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이제 탑사로 이동한다. 대부분의 사찰 입장료는 폐지되었지만, 이곳 탑사의 입장료는 그대로였다. 사찰이라기보다는 탑을 보기 위하여 모이는 사람들로부터 문화유산 관람료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암마이봉 아래 탑사에 세워진 80여 개의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외줄탑과 원추형 석탑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가장 위쪽에 있는 천지탑이 중심이 되는 주 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갑룡 처사는 다양한 종교(도교, 유교, 불교)를 중심으로 선인인 신선도를 내포하고 있었으나 불교를 표방하지는 않았다.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삼신상과 불상이 안치되어 사찰화 되었다고 한다. 미국 CNN의 2020년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사찰 33곳에 포함되었다. CNN은 탑사를 돌로 쌓은 80여 개의 탑이 수세기 동안 시멘트 등과 같은 접착제 없이 태풍과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어떻게 역고드름이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미스터리의 대상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탑을 쌓을 때 낮에는 돌을 나르고 밤에는 탑을 쌓았다고 한다.
그곳에 섬진강의 발원지라는 용샘이 있지만, 실제적인 발원지는 같은 진안이지만 선각산 오계치와 팔공산 서구리재(896m) 사이 계곡에 있는 데미샘이다. 백운면 신암리 원신암 마을을 지나 북쪽으로 오계치 고개를 향하여 오르다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서면 데미샘이 나오고, 그 위로 봉우리 능선에 천상데미가 있다. 그래도 여기도 발원지라고 하니 믿고 사진을 남겼다.
다시 이동한다. 금당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탑영제가 있다. 탑영제는 수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그곳을 지나는데 큰 잉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지나간다.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는 잉어는 이제 천적도 없을 것이다. 몇 년까지 생존할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금당사에 도착했다. 탑사에는 그렇게 많은 관광객이 있었지만, 금당사는 공기만 흐르고 있다. 주변이 정리되고 있는데, 그곳에 있는 목불좌상이 조선 인조 시기에 조성되었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너무 현대적인 건물이 있고 앞이 막혀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잘 오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금당사 앞에는 시장이 있습니다. 절 앞의 상가가 번창하고 있다. 금당사를 갔다 온 관광객이 아닌 탑사를 갔다 온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고금당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금당은 옛 금당사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곳에 있는 현수막 산문이 이채롭다. 예전 등산길은 폐쇄되고 고금당으로 가는 길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예전 등산길은 생태 복원 중이었다. 암마이봉에서 보면 금빛이 나는 지붕이 있다. 그곳이 고금당이다. 그곳에 천연 굴이 있고 그곳에 암자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암마이봉이 있고 봉두봉이 있으며, 비룡대가 좌측에서 지키고 있다. 멀리 팔공산이 우측에서 지키고 있다. 팔공산은 구름 속에 있다.
이제 요사채를 앞에 두고 넓은 바위에 앉아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데, 이곳에서 키우고 있는 닭이 나타나 우리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마지막에는 그 닭이 J가 주는 무엇인가에 호기심을 갖고 이끌려 그것을 낚아채면서 할퀴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제 산을 돌아 비룡대로 이동하였다. 산을 돌아 비룡대를 찾아갔는데 등산로가 이상했다. 바로 고금당에서 비룡대로 가는 것이 나았는데 산을 한 바퀴 돌아 비룡대로 돌아온 것이다. 아쉽습니다. 그리고 비룡대로 올라서는데 능선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반가웠고, 산을 즐기면서 관광 모드에서 등산 모드로 바뀌어 등산을 즐겼다. 비룡대 정자에 올라 암마이봉을 바라보면서 일정을 공유하고 봉두봉을 갔다 오는 것은 제외하기로 했다.
비룡대에서 멋진 경치를 다시 보고 성황당이 있던 삼거리로 방향을 잡았다. 안부에 도착하고 성황당을 향하여 올라가는데 앞서가는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함미산성에서부터 온 사람들이 성황당을 거쳐 봉두봉을 오르는 것을 힘들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우리는 성황당에 올라서서 성황당이 있던 흔적도 보지 않고 봉두봉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섰다. 삿갓봉입니다. 이곳의 풍경은 새롭다. 그리고, 한 시간도 안 되어 북부주차장에 도착하여 자동차를 회수하고 다시 서울로 이동했다.
마이산의 아쉬움을 뒤로 보면서 자동차는 빠르게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상경하는데, 중부고속도로가 막히니 새로운 도로가 개설되었으니 그곳으로 이동하자는 의견이 있어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제2경부고속도로라고 하는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 도로는 특이하다. 우리나라에 최고 속도가 120km인 도로가 있는 것이다. 최고 속도가 110km인 도로만 보다가 120km를 이용하니 더욱 빠르게 이동한다고 할 수 있다. 이웃한 자동차도 빠른 속도로 달리니 속도감은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안성에서 용인까지 120km로 운영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