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관리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들더라고요. 세탁하고 건조하고 접고 정리해서 넣어놓고.
옷을 비우고 정리하면서 '옷은 걸어서 수납하는 게 편하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개는 것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옷걸이에 걸기만 하면 되니까 개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슨 옷이 얼마 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단순한 저와 남편의 옷장입니다. 저희 집은 드레스룸이 작아요. 그래서 오히려 적은 옷을 가질 수 있는 강제적인 환경 설정이 되었더랬죠. 더 좋았습니다. 입는 것만 걸면 되니까요. 옷을 좋아하는 남편의 옷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뭐 괜찮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남길 옷의 기준은 2가지입니다.
<옷의 기준>
1. 편한가
2. 무난한가
너무 튀는 것도 가끔 한 번씩 기분 전환 삼아 입어주긴 하는데요. 그마저도 매일 입는 데 편한 지를 먼저 봅니다. 아무리 예뻐도 제 체형이 드러나거나, 입을 때마다 자존감을 뚝뚝 떨어뜨리는 옷은 과감하게 비웠어요.
주로 저는 면티 그 위에 걸치는 카디건, 조끼, 점퍼를 가지고 있고요. 무난한 흰색과 검은색을 주로 입습니다. 검정 반팔티, 후드티 3종류, 청바지 2종류, 코르덴바지 하나, 티셔츠는 면티 1~2개 정도, 그리고 격식 차려입을 장소를 생각해서 코르덴 티셔츠와 치마 정도입니다. 그 이상의 옷은 필요하지 않더라고요. 입지 않는 옷들은 기부함에 넣거나, 중고마켓에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몇 벌 없으니 소중하게 다룹니다. 보풀이 생기면 보풀을 제거해 주고, 기름이 묻었을 땐 꼭 주방세제로 비빈 후 세탁기에 돌립니다. 그럼 기름때가 쏙 빠져서 새 옷처럼 되거든요.
그리고 사실, 제 옷차림에 관심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단순하게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했을 때 그 사람이 입는 옷이 생각 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와 배려가 먼저 생각나더라고요. 사람이 풍기는 느낌, 분위기, 매너, 배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옷차림은 깔끔하게. 좋은 마음을 갖고 살기로 마음먹게 되었답니다.
회사 갈 때, 밖에 나갈 때,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전 너무 만족스럽고 좋습니다. 볼 때마다 열어보고 싶은 옷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