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설 "나는 중소기업에 다닙니다_다섯 가지 시선"

들어가기

by 디케이

소설 '나는 중소기업에 다닙니다._다섯 가지 시선'을 시작하며


“우리는 모두, 다른 시선으로 같은 회사를 바라본다.”


회사는 사람의 관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공간입니다.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비비며 억지로 하루를 시작하고, 지하철 속 무표정한 얼굴들 틈에 섞여 비슷한 건물의 비슷한 층으로 모여듭니다. 커피 한 잔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 다른 무게가 얹힌 하루가 시작됩니다. 누군가에게 회사는 성장의 무대입니다.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시험해 보고 내 이름 석 자로 실적과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하지만 또 누군가에겐 그저 생계 수단의 공간입니다. 월급날을 위해 버티면서 조직 속 이름 없는 톱니처럼 존재해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곳에서 꿈을 꾸고, 또 다른 사람은 이곳에서 조용히 꿈을 접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퇴근 시간이 되어도 퇴근하지 않고 추가 일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퇴근 전부터 조용히 이직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회사는 매일같이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장소입니다.


사장은 회사를 살리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애씁니다. 그러나 사장의 결심은 직원들에게는 ‘갑작스러운 변화’로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팀장은 팀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지만 막내는 그를 ‘꼰대’라 부를지도 모릅니다. 어떤 팀원은 누구보다 조직을 위해 헌신했지만 정작 조직은 그의 이름 하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면서도 서로를 잘 모른 채 출근하고 퇴근을 합니다. 책상은 붙어 있어도 마음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를 이해할 여유도, 시간도 없이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 갈등하고, 화해하고, 실망하고, 기대하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10년 된 IT 중소기업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곳엔 회사라는 공간을 만든 사장, 그 공간을 설계하고 전략을 짜는 기획팀장, 기술을 책임지는 개발팀장, 매출이라는 수치를 끌어안고 사는 영업팀장, 실무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팀원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며 늘 염려하고 응원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언어로, 이 회사라는 같은 무대 위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갈등하고, 화해하고, 실망하고, 또 기대합니다.


사장은 누구보다 회사를 위하고 있지만 직원에게는 그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팀장은 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팀원들은 그 노력을 ‘과한 열정’이라 느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회사 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조직은 그 희생을 알아주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누군가는 오늘도 야근을 하며 누군가는 조용히 퇴사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는 무너지고, 다시 아무도 모르게 또 다른 누군가는 다시 일어섭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한 사람의 목소리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소설은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회사를 만든 사장의 시선,
두 번째는 회사를 설계하고 전략을 짜는 기획팀장의 시선,
세 번째는 제품과 기술의 중심에 있는 개발팀장의 시선,
네 번째는 매출을 책임지는 영업팀장의 시선,
다섯 번째는 회사의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일하는 팀원들의 시선,

그리고 마지막은, 회사 밖에서 이들을 묵묵히 지켜보는 가족들의 시선입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알게 됩니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일한 순간에도 어떤 이는 벅찬 열정으로, 어떤 이는 피곤한 일상으로, 또 어떤 이는 마지막 선택의 이유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중소기업을 다니는 모든 사람 특히, 무거운 책임감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장과 리더, 이유 없이 사표를 쓰고 싶어지는 사람, 관리자가 되었지만 더 외로워진 사람, 노력에 비해서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사람, 출근이 두려워도 묵묵히 출근하는 사람, 그리고 언젠가는 이 길의 끝이 나아질 거라 믿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공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 이야기의 한 페이지입니다. 당신이 겪은 그 하루가, 여기에 있습니다.














keyword
수, 목, 토 연재
이전 01화소설 출간을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