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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부의 격차를 좁히는 진짜 돈의 모습

by 디케이

저자는 저축보다 실물자산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빚을 지더라도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가치가 남는 자산을 먼저 갖고, 시간이 흐르며 가치가 떨어진 돈으로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물가가 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 아파트, 주식과 같은 자산의 가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땀 흘려 일하고 성실히 살아가지만, 상대적인 박탈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불안한 시대 속에서도 누군가는 더 부유해지고 그 부의 구조가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자산이 줄어드는 사람과 불어나는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최근 읽은 책『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그 질문에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자주 잊어버리는 진실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이 책은 새로운 비법서를 가장한 투자 지침서는 아닙니다. 대신 ‘왜 지금의 시스템 속에서 돈의 가치가 끊임없이 하락하는가’, ‘왜 자산의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 현실적인 관점을 일깨워 줍니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직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출발점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금의 양은 신규 생산량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많다. 금의 양은 해마다 약 2퍼센트 정도씩 증가했다. 결코 많은 양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증가율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왔다.』


금의 생산량은 매년 조금씩 늘어나지만, 채굴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급격히 늘릴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 금은 인간의 의지로 갑자기 공급량을 늘릴 수 없는 ‘유한한 자산’입니다.

반면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는 다릅니다. 신용에 기반한 화폐는 국가나 중앙은행의 결정만으로 무한정 발행할 수 있습니다. 종이 위의 숫자는 끝없이 늘어나지만, 실제 가치는 점점 희석됩니다. 이 단순한 구조 속에 모든 원인과 해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급이 제한된 자산의 가치는 오르고, 무한히 찍어낼 수 있는 화폐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결국 돈의 가치 하락은 필연적이며, 금·부동산·주식 같은 실물 자산의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확장을, 디플레이션은 통화량 축소를 뜻한다. 통화량 증가의 피해자는 상품 가격이 오르는 속도보다 수입이 늦게 늘어나는 사람들이다. 』


우리가 매일 체감하는 불평등의 현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와 소득의 증가 속도 사이의 격차를 드러내는 과정입니다. 즉, 월급은 그대로인데(혹은 소폭 상승) 장바구니 물가는 치솟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인플레이션의 진짜 피해자입니다. 반면,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은 그 가치 상승의 파도 위에서 오히려 이득을 얻습니다. 정부는 화폐 가치의 하락의 문제점들을 모든 국민이 알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화폐시스템에서는 통화량과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스템에선 실물자산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금을 저축하는 것은 별로 권장할 만한 행동이 아니다. 그보다 오히려 빚을 내어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을 먼저 획득하고 나중에 가치가 떨어진 돈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저자는 저축 등의 방법으로 현금을 모으는 것보다는 실물자산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과거와 다르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빚을 지더라도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가치가 남는 자산을 먼저 갖고, 시간이 흐르며 가치가 떨어진 돈으로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모두에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관련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책『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단순히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화폐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우리가 저자처럼 특정 경제학자(들)의 경제의 이론을 따라가지 않더라도 부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일이 아니라,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것임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상이 된 시대, 가장 현명한 선택은 돈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움직임을 하는 것'이 어려운 게 언제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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