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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Sep 21. 2024

쓰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뭔가 쓰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파편이 되어 떠오르고


잘 조각이 되지 않는다


뭔가 언어로 그려두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메모를 하지 못한 내 게으름으로


지금은 온전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늘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렇게 타인들에겐 마음을 모아 당부를 하면서도


정작 내 형언해 보고 싶었던 일은


시멘트 속에 들어간 씨앗이 된다


멋진 건축물을 짓는 일도


정신이 가멸한 후에야 가능할 일


내 영혼은 수시로 외출을 하는 모양이다


무엇인가 분명히 언어로 실타래처럼 연결되어


내 곁에 있었는데


지금은 아득한 불빛만 곁에 있다


그것은 내 영혼의 모호한 날개가 되고


모호함의 날개는 두뇌의 한쪽에 상처를 입힌다


그럴 땐 하얀 바닷가가 오로지 벗이 된다


내 언어의 지워진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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