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등급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새는 총 598종이다. 국토 면적에 비해 상당히 많은 새가 관찰된다. 이 중에 텃새는 10% 정도이고 길 잃은 새의 비중이 가장 많다. 흰기러기는 길 잃은 새에 해당하지만 매년 관찰되고 있어서 길 잃은 새라고 해야 할지 좀 애매하게 볼 수도 있지만 무리가 오는 것이 아니고 1 개체가 다른 기러기 무리와 섞여서 찾아오고 있으며 한 해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개체가 20 개체 이하이기 때문에 겨울 철새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듯하다.
흰기러기는 혼동될 가능성이 없지만 동정이 어려운 새들의 경우 동정키를 정확하게 모르면 엉뚱한 새를 봤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관찰 기록이 10년 전인 새이거나 그 지역에서 관찰이 어려운 새를 봤다고 우기면 좀 당혹스럽다. 새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은 확률적으로 이 관찰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파악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관찰 주장을 보고 흥분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등급이다. 등급은 그동안의 경험은 바탕으로 매우 주관적으로 정한 기준이다. 만약에 내가 본 새가 5등급이라면 잘못 동정했거나 사고를 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흰기러기는 다른 기러기와 너무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동정이 어렵지는 않다. 보기도 쉽다. 흑갈색 새들 안에 흰색 새가 있다면 구별이 안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종종 어린새도 찾아오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간단하게 동정 이야기를 해 보겠다.
어른새의 부리와 다리는 분홍색. 몸 전체는 흰색인데 첫째날개깃만 검은색이다.
어린새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이 섞여 있다. 부리도 좀 검게 보이고 날개덮깃이나 날개깃에 검은색이 섞여 있다.
새가 이런 식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흰색 흰기러기를 못 볼 수 있을까?
날아가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흰기러기 위에 중대백로가 있지만 생긴 모양이 너무 달라서 구별이 어렵지 않다.
이렇게 정상적인 것만 보이면 그다지 할 말이 별로 없다. 문제는 여기에 이상한 녀석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상한 흰기러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