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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의 문을 열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 지키는 일에 대하여

by 공간수집가

요즘은 하루하루 텀블벅 펀딩 페이지를 열어보는 게 작은 낙이다. 숫자가 점점 쌓이는 걸 보면서 신기하게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처음 이 여정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실링왁스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로 펀딩을 한다는 게 무모한 시도처럼 느껴졌다. 과연 누군가에게 닿을까, 이 감성을 알아줄까.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반복했던 것 같다. 펀딩이 공개되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인 찬스 없이 오직 텀블벅과 SNS를 통해서만 알렸다. 공개 전, 알림신청으로 160명이 등록해 주셨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는데, 10월 14일 펀딩이 열리자마자 그중 40명이 바로 구매를 해주셨다. 보통 알림신청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15~20%라는데, 40%가 전환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하루 종일 얼떨떨했다.


그리고 새롭게 들어온 분들까지 더해져 45명의 후원이 이어졌고, 목표 금액의 526%를 넘기며 인기 프로젝트 10위에도 올랐다.


지금은 66명, 712% 달성까지 진행되었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 안에 담긴 응원과 손길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것, 느리게 가는 것, 손으로 찍는 것.


이 세 가지는 내가 계속 지켜가고 싶은 태도이자, 이번 프로젝트의 마음이기도 하다. 실링왁스를 녹이고, 찍고, 굳히는 일은 어쩌면 나를 닮은 작업 같았다. 급하지 않고, 조금은 비효율적이지만, 그 안에서만 피어나는 온기가 있으니까. 이번 펀딩을 하며 느낀 건, 결국 ‘닿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의 감성을 전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이 조용한 물건이 잘 닿았다는 게 참 다행이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결실을 봤다는 안도감이랄까.



https://tumblbug.com/sealingwax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여러분의 손끝에서 후원해 주신 작은 인정이 모여 완성되고 있어요. 텀블벅 펀딩은 11월 18일까지 계속됩니다. 조용히 응원해 주시는 모든 마음,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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