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 앱 없이도 AI 비서 6명을 부리는 법 — Google ADK
Claude, GPT-4o, 그리고 내 컴퓨터에 직접 설치해서 쓰는 무료 AI(로컬 오픈소스 Llama)까지. 업무를 지시하는 총괄 매니저(AI)를 세 번이나 교체했지만, 밑에서 일하는 6명의 전문 비서단은 업무 매뉴얼(서버 코드)을 단 한 줄도 수정할 필요 없이 100% 완벽하게 지시를 수행했습니다. 특정 대기업의 AI 서비스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든 가장 똑똑하거나 상황에 맞는 AI로 마음대로 갈아 끼울 수 있는 완벽한 자유를 얻었다는 뜻이죠.
그런데 축하 파티를 열기엔 이릅니다. 한 가지 불편한 사실이 남아 있었거든요.
"이 비서들, 사무실 책상 앞에서만 부를 수 있잖아?"
Claude Desktop은 PC에 설치하는 앱이고, Cursor는 개발자용 프로그램입니다. 둘 다 데스크탑에서만 돌아갑니다. 출장길 택시 안에서 "오늘 미팅 일정 확인해 줘"라고 할 수 없고, 점심시간에 카페에서 폰으로 "새로 온 고객 메일 체크해 줘"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6명의 전문 비서를 고용해 놓고, 정작 사무실 밖에선 연락이 안 되는 상황. 이건 마치 최고의 비서 군단을 데리고 있으면서 사무실 유선전화로만 업무 지시가 가능한 것과 같았습니다. 2026년에 유선전화만 쓰는 사장님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서 군단에게 드디어 '휴대폰 번호'를 줘야 할 때가 왔습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한 것이 구글의 Agent Development Kit(ADK)입니다.
ADK는 구글이 공개한 AI 비서(에이전트) 개발 도구인데, 저에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명령어 하나로 웹 브라우저용 채팅 화면이 바로 뜹니다. 별도의 앱이나 화면을 힘들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이 웹 채팅 화면은 PC 브라우저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태블릿에서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둘째, 제가 이미 구축해 둔 '비서들의 중앙 사무실(MCP 서버)'에 직접 연결됩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별도의 번역기나 중간 다리 없이, ADK는 제 비서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이메일, 캘린더, 고객 관리 도구를 그대로 가져다 씁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기존에 비서들과 사무실 내선 전화로만 소통하고 있었는데, 구글이 "이 통신 장비(ADK)를 쓰면 비서들한테 휴대폰으로도 바로 연락할 수 있어요. 기존 내선 번호 그대로 쓰면 됩니다"라고 내민 겁니다.
새로운 구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존에 클라우드에 올려둔 비서들의 중앙 사무실(서버)은 완전히 그대로입니다. 바꾼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같은 건물 안에 '웹/모바일 전용 접수 창구'를 하나 더 열어둔 것뿐입니다. 그리고 관리 화면에는 "이 요청이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구분하는 필터를 추가했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중앙 서버 입장에서 ADK는 그저 '새로운 전화기'일 뿐입니다. PC 앱이든, 개발 도구든, 이제 스마트폰이든 — 비서들이 받는 업무 지시는 완전히 동일합니다. 서버는 누가 어떤 기기로 전화했는지 알 필요도, 관심도 없습니다. 그저 시킨 일을 묵묵히 처리할 뿐이죠.
가장 놀라운 부분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데 들어간 노력의 양입니다.
기존 서버의 '비서들의 업무 목록'를 ADK에게 알려주고, "이 목록을 보고 알아서 연결해"라고 지시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러면 구글의 AI(Gemini 2.5 Pro)가 새로운 총괄 매니저 역할을 맡아, 사용자가 폰에서 요청을 보내면 기존 6명의 전문 비서 중 적합한 담당자를 골라 업무를 배정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브라우저에서 "읽지 않은 메일 확인해 줘"라고 입력하면, Gemini가 상황을 파악해 이메일 담당 비서를 호출하고 결과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돌려줍니다. 사무실 PC에서 하던 것과 완전히 동일한 과정이, 이제 폰 화면 위에서 똑같이 펼쳐지는 것이죠.
이 '모바일 사무실'을 여는 데 필요한 설정 파일은 A4 한 장도 안 되는 분량이었습니다. 이것이 제 비서 군단에게 휴대폰을 쥐여주는 데 필요한 전부였습니다.
ADK 웹 UI — PC 브라우저(좌)와 스마트폰(우)에서 동일한 비서단을 호출하는 모습. "토요일 일정 알려줘"라고 물으면 총괄 매니저(Gemini)가 일정 비서를 호출하여 결과를 돌려줍니다.
비서 군단에 연락할 수 있는 채널이 4종류로 늘어나자, 리더로서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 업무 지시, 사무실 PC에서 온 거야 아니면 밖에서 폰으로 온 거야?"
그래서 대시보드에 접속 경로(Client Type) 추적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제 모든 업무 기록에는 어떤 기기로 요청이 들어왔는지가 명확히 표시됩니다. 개발 프로그램에서 이메일 비서를 불렀는지, 모바일 폰에서 서비스 상태를 확인했는지 한눈에 구분됩니다. 각 경로마다 고유한 아이콘과 색상을 부여해서 시각적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게 만들었죠.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처리 속도 비교입니다. 총 91건의 테스트에서 단 한 번의 에러도 없었으며, 기존 PC를 거친 작업이 평균 약 3.5초 걸린 반면, 모바일을 거친 작업도 약 3.6초로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접속 창구가 늘어나도 비서들의 업무 처리 속도나 품질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한 장의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네 명의 서로 다른 총괄 매니저(AI), 네 가지 서로 다른 진입점. 그러나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비서단(서버)은 수정 한 줄 없이 완벽하게 동일합니다.
"웹에서 온 요청이면 이렇게, 폰에서 온 요청이면 저렇게" 같은 번거로운 예외 처리가 일절 없습니다.
어떤 전화기로 걸든, 어떤 매니저가 지시하든 비서들은 늘 하던 방식대로 완벽하게 결과를 돌려줍니다.
이번 실험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AI 비서 군단이 드디어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저는 단일 AI를 6명의 전문 비서단으로 확장했고, 지시를 내리는 총괄 매니저를 세 번이나 교체해도 완벽히 작동함을 증명했으며, 이번에는 '데스크탑'이라는 마지막 물리적 족쇄까지 풀어냈습니다.
이것은 제가 구축한 시스템이 진정한 '기기와 플랫폼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뤄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똑똑한 AI가 새로 나오든, 어떤 최신 기기에서 접속하든, 묵묵히 일하는 우리 비서 군단의 핵심 시스템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사무실 유선전화만 고집하던 6명의 전문 비서가 이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습니다. 카페에서도, 택시에서도, 해외 출장지에서도 — 이제 언제 어디서든 호출 한 번이면 즉시 제 폰 안에서 업무가 시작됩니다.
이번 실험의 실제 구동 화면과 폰에서 비서를 부르는 전체 과정은 아래 영상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비서 군단의 모바일 오피스 시연 영상 보러 가기 (SunnyLab TV)]
이번 프로젝트의 전체 아키텍처, 실제 구현 코드, 서버 배포 과정 등 깊은 기술적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제가 글로벌 IT 매체에 기고한 아래 영문 아티클을 참고해 주세요.[Medium (Level Up Coding)]
[다음 편 예고]
지금까지의 모든 실험에서는 총괄 매니저 AI(Claude, GPT, Gemini)가 '스스로 알아서' 판단해 비서를 호출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직접 업무 흐름을 촘촘하게 매뉴얼화해서 지시하면 어떨까요?
다음 편에서는 개발자가 직접 작업 순서를 설계하는 프레임워크(LangGraph, CrewAI)를 도입해 봅니다. AI의 '자율성'에 맡기는 것과 사람의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것, 지휘 방식이 달라지면 우리 비서들의 업무 결과도 어떻게 달라질지, 더 나아가 그 다음에는, 글로벌 빅테이터 기업 '팔란티어'의 온톨로지 도입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온톨로지란 쉽게 말해 "우리 회사의 모든 데이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입체적인 비즈니스 지도")입니다. 총괄 매니저(AI)에게 꽉 막힌 매뉴얼 대신 이 '지도'를 쥐여주면 어떻게 될까요?
지휘 방식이 달라지면 우리 비서들의 업무 결과도 어떻게 달라질지, 다음 여정도 기대해주세요.
[완료된 여정]
✅ Claude Desktop + Multi-Agent (기존)
✅ Cursor + GPT-4o (클라이언트/AI 교체)
✅ Cursor + Llama 3.1 (로컬 오픈소스 AI 도입)
✅ Google ADK + MCP (웹/모바일 확장) ← 이번 글
[다음 실험]
⬜ LangGraph / CrewAI (정해진 매뉴얼: 오픈소스 프레임웍인 결정론적 워크플로우 도입)
⬜ Palantir 'Ontology' + MCP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비밀 무기, '온톨로지(Ontology)'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