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요양을 통한 가족 구성원과 개인 그리고 사회인으로서의 나 찾아가기
294번째 에피소드이다.
긴 연휴가 끝나는 날, 엄마가 내일부터 이제 방문요양보호사가 방문한다고 알고 있으라 했다. 다시 한번 우리 가족은 돌봄 커뮤니티케어로 들어섰다. 재활병원 역시 그 일환 중 하나지만 대부분 장기요양보험을 통해 65세 이상 등급 판정을 받은 고령자에 한해서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방문요양 뿐만 아니라 목욕 및 병원 동행서비스 등도 있으며 주간보호센터(일명, 노(老)치원)을 통해서도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24년 법률제정이 되어 26년 3월부터 시행예정인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등으로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한 돌봄의 범위와 방식이 확대된다.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미래 사회를 위한 사회 구조적 변화이다. 아버지도 이에 해당되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방문요양으로 빠른 일상의 복귀가 필요하다. 특히, 엄마는 성인학습자로 늦깍이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자칫 학업중단을 이어질 수 있지만 나와 아버지는 꼭 대학을 졸업하라고 했다. 아버지로 인해 요양보호사란 국가자격증도 취득하고 대학 전공도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했으니 이 시기가 어쩌면 엄마에겐 또다른 인생을 설계하고 나아갈 수 있는 밀알이 될 수 있을거다. 학비 걱정을 하길래 그런 거 걱정하지 말고 일단 다니라고 했다. 일전에 케어링 김태성 대표님과 티타임할 기회가 있었는데, 3시간 정도만 방문요양 서비스가 존재하면 그래도 숨통이 틔이고 간병이란 끝이 없는 굴레 속에서 일과 삶의 균형잡힌 간병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하였다. 나 역시 크게 동의하는 바다. 결국은 균형이다. 그 균형을 잡지 못하면 간병은 끝도 없는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나', 개인으로서의 '나', 또한 사회인으로서의 '나'가 모두 필요하다.
화,수,목,금 헐레벌떡 엄마가 불러주는 방문요양 스케줄을 캘린더에 입력했다. 월요일에는 엄마가, 아들로서 '나'는 수요일 오후에 시간이 여유롭다는 가정 아래 방문요양이 완전히 커버하지 못한 부분을 살며시 터치해 빈틈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아버지는 한사코 신경쓰지 말라고 했지만, 우선 인식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건 하늘과 땅 차이가 있기에 나 역시 수요일이 조금은 더 아들로서의 '나'에 집중할 것 같다. 이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이제 돌봄과 간병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따끔 존엄사 등 이슈가 나오곤 있지만 우선은 국가, 기업, 지역사회, 가족이 모두 힘을 합쳐 슬기롭게 막아보는 시점을 딱 마주했다. 그건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우리 가족의 일이다. 나 역시 두렵지만 그걸 마주하고 또 해낼 것이다.
※참고
최근, 가족돌봄청년을 '영케어러'(Young Carer)란 용어로 부른다. 이타적 개인주의자로 시작한 글의 연재가 다소 길어지며 다양한 분야, 주제를 가지고 쓰다보니 최근에는 아버지, 엄마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당사자이자 제3자의 눈으로 보면서 돌봄,간병 그리고 대학 성인학습자 주제로 귀결되고 있다. 대학 성인학습자 경우 박사학위 논문으로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느껴 논문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돌봄,간병의 경우는 '영케어러'란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커뮤니티를 구성해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정책제안, 심리상담과 공동구매 등을 통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자조 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할 수 있는 방향성이라 느꼈다. 그래서 카페를 개설하였다.
영케어러(가족돌봄청년) 커뮤니티 (https://cafe.naver.com/youngcarercommunity)
굉장히 투박한 네이밍이지만 이것보다 직관적인 브랜딩을 찾지 못했다. 영케어러 당사자, 돌봄과 간병에 관심 있는 정책입안자, 연구자 등이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 예정이다. 향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글들의 말미에 카페 주소를 링크 걸어두고 가입 제안을 할 예정이며 현재는 카페 카테고리, 심리적 요소가 결여되어 있는 수준이지만 연말까지 브랜드 컨텐츠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성을 살려 커뮤니티를 고도화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