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법
지난해 연말에 삼성전자 주식 매수를 말리고 싶어 브런치에 3개의 글을 연달아 올렸었다. 물론 그 뒤로도 삼성전자 주가는 내 의견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9만 원을 뚫고 96,800원 고점을 찍고 지금은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1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투자한 돈이 지난해 전체보다 많다.
연합뉴스 21년 1월 31일 자 "1월에 개인들 삼성전자 주식 10조 원 쓸어 담았다" 기사의 첫 줄이다.
개인들이 내 브런치 글을 너무나 감동적으로(?) 읽고 삼성전자 주식 매수를 안 했다면 좋았겠지만 1월 초부터 시작된 개인들의 매수는 너무나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여러 가지 뉴스를 검색해보고 도달한 결론은 20년도에 주식시장의 대반등에서 소외되어있던 많은 개인들이 쌈짓돈을 들고 계좌를 개설한 다음, 주식 종목은 잘 모르고 기업가치 평가도 어려우니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한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한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그때는 계속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각종 언론에서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고, 많은 증권 전문가들이 왜 이 주가가 합리적이고 근거가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해주니 당연히 개인들은 장밋빛 꿈을 가지고 삼성전자를 사면서 주가가 내려가도 안전하다고 착각하면서 열심히 한 달 내내 매수를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개인들은 삼성전자에 전문용어로 물렸다.
매일경제 기사에 따르면 개미들의 1월 매수가 평균은 87,001원, 1월 29일 현재 82,000원 수익률은 -5.7%이다. 1억을 투자했다면 증권계좌에 마이너스 570만 원이 찍힐 것이다.
한 달 만에 브런치에 다시 삼성전자에 관한 글을 쓰게 된 건 이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삼성전자는 안전자산이 아니다
삼성전자 주식은 2천 개가 넘는 주식 종목 중에 하나일 뿐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비싼 가격에 매수해서 고점에 물리면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을 회복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안되면 자식에게 물려주면 된다고 쉽게 얘기하지만 2020년도에 많은 주식들이 신고가를 만들며 폭등할 때 삼성전자는 수익률이 매우 낮아 모두가 원망하던 대상이었고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던 많은 이들이 삼성전자를 던지고 떠났더랬다.
마찬가지로 2021년에 여러분이 들고 있는 삼성전자가 원금도 회복하지 못하고 계좌에 불명예스럽게 파란색으로 남아있다면 과연 마음이 편할까. 그리고 막상 원금 회복이 되면 그동안 맘고생한 것 때문에 바로 팔아버리고 다시는 주식을 안 하겠다는 말을 하고 떠날 것이다.
기회비용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1천만 원을 벌고, 삼성전자에 투자해서 1백만 원을 번다면 기회비용 측면에서는 9백만 원 손실이다. 지금 삼성전자 매수를 권하지 않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안좋은 기업이라거나 반도체 업황이 나빠질 것 같아서가 아니라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차라리 삼성전자보다는 기대수익률이 큰 다른 종목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주식 시장은 사놓고 기다리면 오르겠지라는 낙관적 편향이 통하지 않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무조건 사놓으면 오르는 주식이 아니다. 그렇다면 모든 국민이 다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삼성전자도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면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서도 기업경영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다.
매수할 기업을 신중하게 고르고 매수할 타이밍을 선택하고, 매수한 뒤에 지속적으로 기업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목표가에 도달하면 눈 질끈 감고 수익을 실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겪어야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이 어렵다고 다른 주식에 비해 안전하다는 착각으로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건 너무나 소중한 자신의 돈을 남에게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도, 삼성전자가 너무 사고 싶다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잊고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을 때 조용히 혼자 매수하고 기다리면 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