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에 삼성전자 주식 매수할 때가 아니라는 호소(?)를 하기 위해 여러 글을 올렸었고,
그중에 '삼성전자는 안전자산이 아니다'라는 글에서 무조건 사놓고 기다리는 투자방식이 왜 위험한지 설명하기도 했다.
21년도 올해 삼성전자를 매수한 개미들은 모두가 손실 상태이다.
왜냐면, 1월이 최고점이고 10월 현재가 최저점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수 있지만 거의 1년 동안 계속 손실이 커져가는 계좌를 보면서
몇 명이나 끝까지 버텨서 다시 원금을 회복하고 이득을 보고 매도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언제든 아파트를 사놓으면
가격 조정이 오더라도 다시 회복되고 더 많이 오르기 때문에
무조건 주택을 사라고 얘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런 심리적 현상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이랬으니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는.
IMF,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매번 위기 때마다
조정을 거치고 다시 크게 상승하는 아파트 가격을 보면서
가벼운 예측이 '확신'으로 바뀐다.
특히 서울은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갈 수 있는 요인이 전혀 없다고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외칠 때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느껴야 한다.
아 이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 있겠구나라고.
공급이 이렇게 부족하고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 있지?
라는 발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얘기해보자.
우선, 공급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있는가?
서울시 인구가 1천만 명이라고 가정하고 얼마 정도의 아파트가 공급되어야 충분한가?
인구수는 거의 그대로인데
지금은 분양 경쟁률이 몇백대, 몇천대 1인데
2013년에는 왜 미분양이 4천 개가 넘게 있었는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은 왜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하는가?
왜 지금 사려고 하는가?
예전에는 왜 안샀는가?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에 있을 때는
모두가 아파트를 지금 매수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증편향'에 빠지게 된다.
지금 매수하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된다는 조바심에 시달린다.
그래서 아파트를 매수하고 나서 뒤돌아보면 자기 뒤에 아무도 없고
자신이 최고점에서 매수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은 잠시 내려놓고
내려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보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소득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올랐다는 PIR 같은 정량적 지표가 많이 있다.
한마디로 무리한 대출이나 임차인의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현재 서울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를 막겠다는 핀셋 정책이 나오면서
금리 인상과 함께 매수 심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제도이고,
전세가는 하방경직성을 제공해서
매매가가 떨어질 때 가격 하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전세금을 내 현금으로 마련하던 시절은 끝난 지 오래고
크게 상승한 매매가를 따라 상승한 전세가를 따라잡기 위해
임차인들은 의례히 전세자금 대출이라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무리한 전세금을 내고 있다.
그런데 금리 하락 시기에 전세금이 올라도 추가 대출을 받아서 계속 살면서 대출이자를 견딜 수 있겠지만
금리인상 시기에 전세금이 오른다고 계속 그 전세가를 따라갈 수 있을까?
무리한 대출로 전세금을 내고 있다면,
과연 그 전세가가 매매가를 받쳐주는 든든한 지지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실거주하는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다고 큰 문제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데
급여는 그대로인데 대출이자는 계속 켜져 가서 가계에 무리는 오는데
오히려 집값은 떨어진다면 과연 그 심적 고통은 얼마나 클 것인가..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를지, 아니면 크게 내릴지 그 무엇도 확신해서는 안된다.
확증편향으로 인한 대가는 너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냉정하게 여러 가능성을 선입관 없이 깊이 고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