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피어 Mar 16. 2022

나한테만 힘든 일이 계속 생긴다고 느낄 때

아침 해변 산책

(산책하면서 쓴 글이 날아가는 바람에 집에 와서 다시 쓴다 ㅠㅠ)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집 근처 바닷가로 아침 산책을 나왔다.

문득 지난 기억들이 스치듯이 지나가는데

기뻤던 일보다 힘들었던 일들이 자꾸 생각나는 건 왜 일까.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는 말이 있듯이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를 따냈지만,

회사 내 시기, 질투로 인한 내부 갈등으로 한직으로 쫓겨나고,

그 부서에서도 그림자 취급을 받으며 

몇 년을 보낸 적이 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숙소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더욱 힘든 시간이었다.


매일 술을 마셨고,

매일 사직서를 썼고,

매일 그 사직서를 찢었고,

매일 가족사진을 보며 울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책임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처음에는 이런 현실이 내게 벌어졌다는 걸 믿을 수 없었고,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고,

왜 나만 힘들어야 되냐고 주변을 탓하고 하늘을 원망하며

내게 벌어진 상황을 인정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내게 이미 일어난 현실을 인정하고,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매일 먹던 술을 끊고 운동을 했고,

매일 쓰던 사직서 대신 업무 관련한 전문 지식을 틈틈이 공부했고,

매일 퇴근 후 유튜브로 자기 계발 영상을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생활했다.


속은 썩고 있었지만 

회사에서 썩소라도 웃으려고 노력했고,

할 일이 없으면 청소라도 했다.



차츰 나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내가 참고 버티는 동안 

나를 시기 질투하던 간부는 퇴사를 했고,

가족들이 있는 도시로 전보가 되면서

원래 업무로 다시 복귀가 되었다.




나심 탈레브는 '안티프래질' 책에서

외부의 스트레스나 고통, 충격이 오히려 

더 큰 개인의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말을 한다.


긴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나의 내면을 뜨겁게 담금질하는 시기였고,

회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인정받으려고 했던 나 자신을 

비로소 정신적으로 독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나한테만 왜 이런 힘든 일들이 일어나는지

난 착하게 살아왔는데 왜 자꾸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지

모든 것이 원망스러울 때


존버하자. 나 자신을 담금질하며..





<같이 읽으면 좋은 글>


작가의 이전글 Having, 가슴 벅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