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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치는 법

온전한 존재

by 까를로스 안

경매를 공부한다.

물껀을 조사하다 보면, 해당 물껀의 세입자들의 이름을 본다.

경매에 넘어가서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될 세입자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보증금이 소액이 아니라 1억이 넘는 금액일 때는 싸한 마음이 든다.


인생의 가장 큰 위험에 빠져 있는 누군가의 절망을 보는 느낌이어서 좋지가 않다.


물껀을 10개, 20개, 100개를 보다 보면 수많은 전세사기의 피해자들이 보인다.


사기는 아주 전형적이다.


1. 시세를 알기 어려운 제품 (여기서는 빌라)

2. 전체를 알지 못하게 하고, 부분 만을 가지고 상대방을 끌어들인다.

3. 몇 년이 지나고 나면 사기의 기획자들은 빠지고, 피해자들만 남는다. (전세사기 피해자)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체를 알지 못하게 하고 부분만을 가지고 상대방을 끌여들이는 일이다.”


전세사기일 뿐일까?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 Total 16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의 전체의 얼굴을 몰랐다.


진짜 공부는 부모를 위한 것이 아니고, 나를 위한 것임을 16년 동안 알지 못했다.

진짜 공부인 돈이 무엇인지, 인간의 욕망이 무엇인지, 나라는 인간에 대한 탐구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니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학교에서는 시험과 줄 서기를 통해 철저하게 뺏어간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전체를 알지 못하게 하고 부분만을 가지고 당신을 푸시한다면 잠깐 멈추어 서서 그 말을 하는 사람을 찬찬히 바라보자.

지금 당신에게 아주 오랜 기간 사기를 치려고 하는 거 일수도 있다. 그 사기에 빠진다면 아주 오랜 시간, 어쩌면 인생 전체를 사기에 빠질지도 모른다.


내가 하는 일이 부분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건 전체를 껴안은 부분이다.


전체를 알려는 의지, 전체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 인생의 사기에 빠지지 않는 방법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지만 온전한 한 존재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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