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섹스, 그리고 사랑
1. 우리는 행복과 고통이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안다.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면 행복 역시 이해하지 못한다.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행복의 기본이다. - 122쪽
이 문구를 읽어보고, 불이론이 떠올랐다. 행복과 고통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
밤이 있어 낮이 있는 거처럼, 동전의 앞면이 있어야 뒷면이 존재하는 것처럼, 행복과 고통의 관계가 그렇다는 말인 거 같다.
기질을 공부하면서, 기질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빛과 그림자만 있을 뿐이라 했다.
어떤 상황에서는 나의 기질이 빛이 되어 나와 주위를 환하게 해 주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나와 주위를 어둡게 만드는 그림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빛만을 쫓아 맹목적으로 따라가다가 그림자를 만나 인생을 한탄한다. 빛과 그림자가 세트임을. 빛 뒤에는 그림자가 있음을 알고 준비할 수 있다면, 그림자 뒤에는 이제 곧 빛이 올 것임을 아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면 삶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2. 사랑하려는 의지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구분해야만 한다. 당신은 사랑하려는 의지 때문에 관계에 의욕적으로 달려들지 모르나, 그것이 당신 혼자만의 생각이라면 상대방은 괴로워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랑하려는 의지는 아직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나 의지가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랑하는 능력은 배우고 길러야만 생겨난다. - 125쪽
사랑은 그림을 배우는 것처럼 피아노를 배우는 것처럼 오랫동안 연습하여 일상에서 쌓아나가는 기술이라는 말이다.
너를 행복하게 해 줄게. 매일매일 즐겁게 해 줄게라는 의지의 표현은 아직 사랑이 아니다.
사랑도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나를 포함하여 수많은 연인들이 이런 사랑의 의지로 관계를 시작했지만, 진작 사랑이 무엇인지 진지한 태도로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사랑이 의지가 아니라, 기술이고 능력임을 알면, 사랑 앞에서 겸손해진다.
3. 진실한 사랑에는 사랑하는 이와 사랑받는 이의 구별이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다. 나의 행복은 곧 당신의 행복이다. - 128쪽
연인 간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싸움을 보거나, 상대방 마음이 전과 같지 않다고 불안해하는 모습, 오래 만난 연인에게 이제 설레지 않다고 새로운 사람을 찾아가는 일은 아마도 우리가 아직 사랑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 거 같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거 같아 열이 받는다면, 상대방이 나를 더 좋아하는 거 같아 마음이 시큰둥해진다면, “진실한 사랑에는 사랑하는 이와 사랑받는 이의 구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음미해 보자.
아직 사랑은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