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을 땐 쌀포대 속에만 있는 당신)
아픈 당신 혼자 놔둘 땐
늘 꿔다 놓은 포대자루 같았지
누군가 손 내밀어주기만을 기다리는,
가끔 나도 혼자 있을 때라야
당신이 생각났어
바쁘다는 것이
시간이 없다는 것이
나도 혼자가 되어서야
핑계라는 걸 알게 됐지
따뜻하게 손 잡아주지도 못하고
포대에서 꺼내
물에 담가 두기만 했는데도
당신은
그래도 고맙다며
하얀 외로움들만
물 위로 둥둥 털어 버리고
가쁜 입김 토해내며
하얗게 윤기 나는 눈꽃이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