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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드 Apr 15. 2023

젊음이 부럽고 난리

처음 본 그녀의 생기

 


 첫 경험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젊음이 부러웠던 게. 마흔의 인생을 사는 지금 스무 살의 나를, 서른 살을 나를 그리워한 적 조차 별로 없었다. 그만큼 현재를 충실히 살아냈고, 다가올 미래의 내가 더욱 기대되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나이를 부러워한 경우는 더더욱이나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 본 ‘젊은’ 그녀는 나의 지금을 돌아보게 할 만큼 반짝반짝 빛이 났다.


 “여기 앉으세요. 혹시 술 드시면 같이 한 잔 하실래요?”

그녀가 말했다. 캠핑장에서 아이들끼리 놀다가 친해져서 그녀의 텐트 안으로 쏙 들어가 나오지 않는 두 딸들을 데리러 갔는데 오히려 우리 부부까지 반갑게 맞이를 당했다. 술을 잘 마실 줄 모르는 나는 거절했을 법도 한데 어쩐지 그 상황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반가웠다.




 삼십 대의 학부모가 부러운 사십 대 엄마


 4년 차 캠퍼인 젊은 두 부부는 눈빛에서부터 생기가 넘쳤다.그녀는 스물여섯 살에 지금의 딸을 낳고 그 딸이 8살이 되었다고 했다. 마흔에 아홉 살, 네 살의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삼십 대 초반의 초등학생 엄마는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출산 후에도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그녀는 너무 힘이 들어 매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남편과 딸아이가 가지고 싶은 물건을 사진으로 찍어 보낼 때마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녀의 해맑음이, 그녀의 당당함이 참 보기 좋았다.


 40대의 우리 부부와 30대의 그네 부부는 처음 만난 사이지만 전혀 어색함 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 부부는 4년 동안 캠핑을 다니면서 아이들끼리 서로 텐트를 오가며 놀았던 적은 많았어도 어른들도 합석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했다. 초보 캠퍼인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초대에 그들 부부는 당연히 이런 경험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전이었다. 매너타임이 끝나는 시간까지 꾹꾹 눌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내일은 우리 텐트에서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두 딸들과 우리의 텐트로 돌아왔다.




남 부러워 잠 못드는 밤


 아이들은 금세 재웠는데 그녀의 젊음이 부러워 생각이 많아진 나는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살면서 한 번도, 더군다나 처음 본 누군가에게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이 처음인지라 적잖이 당황한 나는 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다른 건 모르겠고!! 그래도 치열하게 살아낸 내 젊음의 팔 할이 두 녀석들이라면 꽤나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넬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답답하고 캄캄한 내 머릿속에 전구 하나가 ‘탁’ 하고 켜진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나보다 단지 여섯 살 젊은 그녀의 나이가 부러운 것이 아니었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당당한 그녀가 부러웠던 것이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시냐고 묻는 그녀에게 조금 전의 나는 당당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음에도 나의 ‘단 하나’를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었던 지금의 내 모습과 달리 당당하게 자신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저 부러웠던 것이었다. 게다가 야생과 다름없는 캠핑장에서도 빛나던 그녀의 외모와 패션은 나의 추레한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끌어당김의 법칙 제1원칙
->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 그대로 현재를 살 것!

 

 힐링하러 온 캠핑장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고 인생의 대하는 자세 또한 다시 한번 깨달은 날, 이거야말로 일거삼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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