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 앞에 나도 익어간다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득 담고 금세 뛰어다닌다
살며시 고개를 내밀던 새순이
푸르게 자라나
알록달록 색을 입고
떨어져 내린다
작고 귀여운 열매들이
크기를 키우고
먹음직스럽게 향기를 풍기며
속이 꽉 차게 익어간다
시간의 흐름 앞에
더 깊어져 가는 계절
뾰족 뾰족 모난 내 마음도
얼마나 둥글둥글
깊숙이 익어가느라,
마음이 이토록 아픈 걸까
시간의 흐름 앞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로
내 마음도 단단히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