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의 무모한 도전
송길영 작가의 <핵개인의 시대>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신만의 서사입니다.
당신이 그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기여가 얼마만큼 치열했는지
11월 24일이 생일이었습니다.
생일, 내가 태어난 시간에 첫 유튜브 영상을 올리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 2~3년 전에, 키우는 강아지의 모습을 기록하려고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편집도 어렵고, 내가 뭘 하는지 종종 현타가 오더라고요.
그때는 유튜브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시간낭비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콘텐츠를 하루에 10개 이상 소비하는 소비자이면서 말이죠.
다 같은 콘텐츠를 보던 TV 시대는 저물고 이제 개인 취향의 콘텐츠 소비 시대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앞으로는 더 세분화 될 거라고 하죠.
불과 몇 년 사이에 개인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건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으면서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사실 유튜브를 시작한다는 건 너무나 큰 도전입니다.
처음에 해 보겠다는 마음은 쉬웠으나, 막상 시작하려니 주제를 뭘로 해야 할지 막막했거든요.
마침 운동을 시작하고 삶의 변화를 느끼면서 '나에게 질문하기'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등을 나에게 묻기 시작했고, 대답을 했습니다.
5주차가 되자 노트가 꽉 채워졌고, 나라는 사람을 좀 더 떨어져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풍요로워 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아마도 몰입을 해서 그런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용기가 났습니다.
얘기하고 싶은 것들이 생겼고, 매일 동기부여로 마인드셋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유튜브 강의도 들었습니다. (특히 뷰트랩, 매주 과제를 내 주었어요.)
제가 주제를 생각하면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소중한 것(가치관)'이었습니다.
그래야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좋아하는 것은 자주 변했고, 잘하는 것은 소중한 것에 활용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소중한 것(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브런치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하고 싶은 일 찾는 법>이란 책을 읽고, 정리한 게 있으니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https://brunch.co.kr/@mypool/6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키워드로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강의에서 말해준 최신성과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것인지도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해보니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세 가지로 압축되더라고요.
건강하게(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게)
풍요롭게(망설임이 적은)
함께(외롭지 않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하고 싶은 일 찾는 법>의 저자 야기 짐페이의 가치관 '미의식: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삶을 산다'가 저와 같아서 그것까지 더하면,
건강하게(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게)
풍요롭게(망설임이 적은)
함께(외롭지 않게)
아름답게(미의식)
어쩌면 일부는 그렇게 살고 있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헀습니다.
남은 인생 후반전 잘 살고 싶네요.
주제를 생각하고 원고를 썼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원고를 읽는 일이 너무 부자연스러웠고, 원고 내용도 귀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14번의 촬영을 했습니다. 계속 다시 찍었어요. 그러다 15번 째 원고 읽기를 그만하고 그냥 친구한테 얘기하듯이 해 보았습니다. 그것도 반말로요.
뭔가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연습 삼아 이 영상을 편집해 보기로 했는데요.
다음 난관은 편집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어도비의 프리미어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저에게는 어렵더라고요. 3년 전쯤 4번의 프리미어 과외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다 까먹고 처음부터 다시 익혀야 했습니다.
금방 포기.
다른 프로그램을 찾아 보았습니다.
2~3년 전에는 없던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필모라, 캡컷, 브루 등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즐비했습니다.
자막도 자동 생성되고, 컷 편집도 자동으로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저것 버튼을 눌러 보고 해 보았더니 영상 1편이 만들어 졌습니다.
그런데 업로드 하기가 부끄럽지 뭐에요.
먼저 지인한테 보내 소감을 물었습니다. 다행이 너무 잘했다, 올려도 될 것 같다는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1주일 가량을 못 올린 채 뜸을 들이다가 생일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별 의미는 없습니다.
목표일을 그냥 정한 것 뿐.
부끄러울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 첫 영상이니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을테고 구독자도 당연히 없으니까요!
다만 가장 두려웠던 건 내가 과연 꾸준히 다음 영상, 또 다음 영상을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첫 영상을 올리는 순간 나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하니까요.
싸움이라기 보다 다음 말에서 용기를 얻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신만의 서사입니다.
당신이 그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기여가 얼마만큼 치열했는지
https://youtu.be/hbpLzJnuX5o?si=DQUH5UK9dLUOZ51z
@bysummer
내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사람들이 들어 줄까?
#브런치초보 #유튜브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