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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summer Jan 07. 2024

나이에서 17살을 빼라

슈퍼에이저로 사는 법 

마지막 젊음의 기회 

마이너스 17살, 라이프스타일 나이 


최근 유튜브에서 김미경 님의 영상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았다. 

나이에 관한 내용이었다. 

현재 나이에서 17살을 빼란다. 

잉? (그럼 나는 20대 후반이다.) 

옛날에는 중위 나이(median age, 삶의 한 가운데 나이)가 29세였단다. (1995년 29.5세) 

하지만 현재 중위 나이는 46세로 크게 올랐다고 한다. 

맞다. 

수명은 길어졌고, 이제 환갑은 청춘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나는 엄마의 40대와 지금 나의 40대가 다르게 느껴진다. 또 할머니의 60대와 엄마의 지금 60대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마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것 같다. 

우리는 매우 젊어졌다. 앞으로 10년 후의 중위나이는 50세가 될 것이다. 

외모뿐 아니라 옷차림, 메이크업, 태도와 말투, 취미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삶의 부분이 엄마와 할머니, 아빠와 할아버지가 내 나이였을 때와 비교하면 매우 젊어진 것이다. 

김미경 님은 이 중위나이를 '라이프스타일 나이'라고 불렀다. 

시간이 더 주어진 것일까?

100세까지 산다면 분명 시간이 더 주어진 것이 맞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이것은 축복일까, 재앙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v=LjvgUBQoIU8


사실 이건 무서운 얘기다. 

우리에게 시간이 더 주어진 건 맞지만, 예전에는 없던 90세, 100세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20대 혹은 30대가 20~30년씩 더 길어진 게 아니라 80~100세의 노년이 길어진 것이다. 

수명이 이렇게 길어졌으니 지금 나이에서 17살을 빼야 그것이 현재 나의 진짜 나이라는 것이다. 

17살이나 빼라니 반가운 말이긴 한데, 46세인 사람이 29세처럼 살라니. 

그럼 그 치열했던 나이로 돌아가 또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또 열정적으로, 또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늘어난 노후를 버텨야 할 돈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29세로 돌아가 30대를 다시 살기 위해 몸 건강 관리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축복인지, 재앙인지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슈퍼에이저의 등장 


대치동 C한의원 원장은 "선생님, 예전만큼 열정이 없어요."라는 나의 말에 "열정도 당연히 줄어요. 우리에게 노화가 오듯이 열정도 반으로 주는게 당연한 거니까 걱정말아요."라고 했다. 

의학적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말은 분명 위로가 되었다. 

예전처럼 열정적인 내 모습이 아니라서 비정상이라고 느꼈는데, 의사가 정상이라고 말해준 것이니까. 

조금 내려 놓으라는 말 같았다. 


실제 여러 연구들이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열정이나 동기부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뇌의 작동 속도와 도파민 분비 감소: 나이가 들면서 뇌의 작동 속도가 느려지고, 새로운 자극에 민감한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열정이나 흥미를 감소시킨다.

자기방어와 신중함: 나이가 들면 신체가 예전 같지 않아 거기서 오는 자기방어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실수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신중함과 조심성이 더 강해지면서 고집이 세질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에 대한 열정을 감소시킨다.

시냅스 감소: 나이가 들면 뇌의 연결망인 시냅스가 줄어들어 원래 있던 경로만으로 사고하려 하기 때문에 고집이 세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나이가 들면서 열정이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이는 개인차가 있으며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유지하며, 그들의 열정은 계속되니까. 


A young and fresh brain by bing


슈퍼에이저(SuperAger)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슈퍼에이저(SuperAger)는 신체 나이는 80대지만 뇌 나이는 50대인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

최소 30년 젊은 사람의 기억 능력을 갖춘 80세 이상의 성인이다. 한마디로 치매는커녕 '싱싱한' 뇌의 소유자들이다. 

이 개념은 2007년에 미국 노스웨스턴 파인버그 의과대학의 연구진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다. 

이들 연구진은 슈퍼에이저의 뇌 특징 및 생활습관 등을 분석하여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를 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 단층촬영(PET) 기술, 심지어 사망자의 뇌를 기증받아 슈퍼에이저의 뇌를 추적한 결과는 놀라웠다. 일반 노령층의 연간 뇌량 손실이 약 2.24 %인 반면, 슈퍼에이저는 약 1.06% 감소했다. 일반 노령층의 뇌 노화가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즉, 슈퍼에이저는 또래보다 뇌 용량을 더 천천히 잃어 치매로부터 보호받는 셈이다.

또한 슈퍼에이저의 뇌는 일반 노령층의 뇌와 비교했을 때 피질 부위가 매우 두껍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직관적인 판단과 고도의 사회적 지능과 연관이 있는 뉴런인 폰 에코노모 뉴런이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뇌가 젊은 사람들'을 말한다. 



나이듦이 부정적인가요?


솔직히 우리 사회는 '나이듦'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꼰대', '라떼는 말이야' 이런 식의 언어도 그래서 생겼다고 본다. (언어는 시대를 반영하는 생명같은 존재니까.) 


요즘 삼성 갤럭시를 쓰면 올드하고, 아이폰을 써야 영하다고 한단다. 

천지인을 쓰면 Z세대는 크게 놀란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과학적인 문자인 훈민정음, 한글을 점과 선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표현할 수 있게 만든 '천지인'이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어느 순간 쿼티를 쓰면서 오타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을 날이 올텐데 말이다. 

삼성이 갤럭시를 아무리 영하게 광고를 한다 해도 모바일 시대가 시작됐을 때부터 삼성을 사용해 그것에 익숙한 세대는 계속 갤럭시를, 천지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X세대가 많을 듯)

천지인만큼 문자를 빠르게 작성할 수 있는 키보드는 없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말한다 해도 나이 들면 노안이 와서, 손가락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니 천지인을 쓰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감정이 숨어 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의 시술이 리프팅, 보톡스 등 노화 관리가 주를 이루는 데에도 소비자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나이를 거꾸로 돌리고 싶고, 다시 젊어지고 싶은 욕구가 커질수록(지나치면) 현재의 나를 부정할 가능성이 많다. (사실 이 부분은 인류의 기본적인 욕망 DNA로 디폴트 값에서 '많이 지나쳐 집착할 경우')


심리학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나이듦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과소평가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회피하는 등의 부정적 행동 패턴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말한 슈퍼에이저가 아닌 뇌가 늙고 있는 사람들이다. 

긍정심리학 분야에서는 나이듦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나이듦을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인생의 의미를 더 깊게 이해하는 등의 긍정적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 

(출처: 성공적인 나이듦이란 - 내 삶의 심리학 mind (mind-journal.com))


물론 젊음은 아름답고 찬란하다. 

나이가 들면서 그 나이를 받아 들이고 내 나이의 나를 사랑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다. 

소통전문가 김창옥은 한 강연에서 엄마가 거울을 보며 늙었다고 했을 때 "엄마, 지금의 엄마도 예쁘고 아름다워."라고 말해 주라고 한다. 지금 나이의 엄마를 사랑할 수 있도록.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슈퍼에이저야말로 20~30대를 늘려 사는 사람들이다. 물론 연구는 80대 이상을 대상으로 했지만, 80대에도 50대처럼 살 수 있다면 풍요로운 삶을 즐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80대가 되어 온 몸이 아프고, 매일 약을 달고 살고, 쉽게 지치고, 돈이 없다면? 

이렇게 100세까지 살아야 한다면?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답은 나왔다. 

위에서 언급한 '사실 무서운 얘기'를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로 바꾸는 걸로. 

다시 열정적으로, 다시 치열하게 20대 혹은 30대를 살아 보는 걸로. 

어쩌면 신이 주신 젊음의 마지막 기회다. 

지금 30대 혹은 40대라면, 슈퍼에이저로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여러 강연과 자료들을 참고하고 내가 실천한 경험을 더해서 정리해 보니, 


1. 체력이 좋아야 한다. 

2012년에 법인을 세울 때 한 세무사를 만났다. 그때 세무사가 한 말이 진리였음을 살아가면서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수많은 기업을 맡아 왔는데, 그 중 살아 남은 기업은 1% 정도밖에 안돼요. 수많은 기업들이 사라졌죠. 살아 남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CEO의 '체력'이었어요."

체력이 있어야 뭐든 할 수 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나의 경우 40대가 되니 몸이 예전같지 않았다. 쉽게 피로하고, 여기 저기가 아팠다. 몸이 아프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다른 것에 집중하고 에너지를 쓰기가 힘들다. 

이래서야 어떻게 30대를 한번 더 살 수 있으랴. 

무조건 운동해야 한다. 아픈 곳이 있으면 치료도 받아야 한다. 내 몸을 30대 아니 20대의 상태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마지막 젊음의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다. 

실제로 슈퍼에이저들은 일주일에 3~5일, 20분~30분 정도, 호흡에 무리가 없는 정도의 약간 땀이 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여정이 필요하다. 


2. 뇌가 녹슬지 않아야 한다.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거나, 자꾸 까먹는 일이 발생할 때 우리는 나이들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연하게 여기면 안된다. 

나는 암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뇌가 녹슬지 않도록 정신적 도전을 해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이 그래서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나에게 새로운 주제의 기사와 책을 읽는 것, 새로운 걸 배우는 것, 새로운 길을 걷는 것 등이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뇌를 자극하는 '뇌 가소성'을 높이는 도전들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곧 그 사람의 세계'라고 했다. 어휘를 많이 사용하여 표현할수록 그 사람의 세계는 넓어진다. 외국어를 배우는 일이 세계를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낯선 언어의 어휘는 뇌 속 신경세포의 결합을 폭발시킨다고 한다. 


외국어를 배우면 뇌가 젊어진다. 오른쪽 영국,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뇌를 젊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은 고도의 지적 행위이자 뇌 자극제이다. 

손을 많이 쓰는 아이들이 창조적인 것처럼 글을 쓸 때도 손을 사용하면 좋다. 단어를 선택하고 논리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뇌를 싱싱하게 부활시키는 최고의 뇌 운동이다. 아주 쉬운 일기 한 토막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또 하나. 

20~30대 때는 너무 바빠 책을 많이 못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얻은 -17살의 지금은 두 배로 읽어야 한다. 그보다 더 많이 읽으면 좋다. 독서야말로 뇌를 젊게 하고, 나를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3. 달릴 수 있는 목표(가치관)가 있어야 한다.

20대의 목표는 무엇이었나? 그때는 무엇을 보고 달려 갔는가? 30대는?

그때도 어떤 목표를 가지고 달렸다면 지금도 다시 할 수 있다. 

3년 후, 5년 후, 10년 후의 나를 생각해 보자. 

<퓨처셀프>(벤자민 하디)에서는 미래의 내가 현재를 이끈다고 했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나에게 소중한 것(가치관)을 생각하고, 진실된 나와 마주하며 미래의 나와 연결하면 현재 해야할 일들이 정해진다. 

이 목표가 있어야 다시 얻은 -17살을 달릴 수 있다. 


4. 더 많이 실행해 봐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 미루기만 하고 생각만 했던 적이 있는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 할 타이밍이다. 20~30대 때 여러가지 핑계와 현실적인 문제들로 미뤘던 것을 더 많이 실행해 본다. 

사실 여기에는 큰 용기(氣)가 필요하다. 

용기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이다. 

아마도 겁이 더 많아졌을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하고 변화를 싫어할 것이다. 우리 뇌는 변화를 원래 싫어한다. 

무수한 도전과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것이 정말 아무 소용 없는 일이었는가? 단연코 단 하나도 버릴 게 없었다.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돼 주었고, 고통은 그때의 감정일 뿐이었다. 

지금 세상은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2023년은 생성 AI가 활발해진 첫 해이기도 하다. AI의 기술과 발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 어떨지 짐작이 가는가? 

AI를 이용한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것들을 사용해 보는 것도 내가 실행할 '하고 싶은 일'에 인사이트를 줄 것이다. 

나는 유튜브를 시작한 것이 큰 용기였다. 

아직 시작 단계라 구독자도 없고, 조회수도 낮지만, 실행했다는 것 자체로 긍정적인 기운을 얻고 있다. 만약 채널이 망한다 하더라도 두려울 게 있을까? 없다! 

아마 여러 AI 툴을 능숙하게 다루는 내가 남을 것이다. 


5. 나이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이것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 문화적으로 '나이듦=부정적' 이미지가 크기 때문이다. 

나 또한 나이듦을 처음 느끼기 시작했던 때(아마 30대 중반 쯤이었을 것이다) 받았던 충격이 생생하다. 태어나서 처음 마주하는 '나의 노화'였다. 

그때의 나는 피부과를 전전했고, 두달에 한번 씩 염색을 했다. 피부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먹고, 옷을 사 재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느 정도 나이듦을 받아 들였고, 그렇게 돈을 쓰는 것이 의미 없는 일이란 걸 알았다. (물론 지금도 새치 염색을 하고, 영양제는 챙겨 먹는다. 다만 돈을 허투루 쓰지 않게 됐다.) 

외모 관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관리할 게 많아진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어느 정도는 내려 놓고, 나의 나이를 받아들이고, 이 나이가 좋은 점에 집중하기 시작했더니 부정적인 감정은 사라지고 칭찬할 게 많아졌다. 

우리는 20~30대를 지나왔으니 그때를 알지 않는가. 지금의 내 나이가 얼마나 풍요롭고 여유로운지. 

이렇게 마음 하나를 바꾸면 자존감은 높아지고, 용기와 자신감이 생긴다. 

다시 -17살을 살아 낼 수 있는 에너지로 충분하지 않은가. 


https://youtu.be/dVaxkFvNFmI?si=jjOpyF03QadwZNB3

8번 째 용기, 이번 내용을 다룬 영상입니다. 







AI가 만들어 준 이미지(carat)


@bysummer 


마지막 젊음의 기회

그냥 흘려보낼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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