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은 손끝이 내내 아른거려
고통을 그러쥐다가도
담담한 웃음 떠올리면
너는 참 씩씩하구나
너는 참 어여쁘구나
너는 참 단단하구나
네게는 특별한 행복이 있었고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고
어떤 상황도 희극으로 변모시키는
둥근 눈동자가 있었다
나는 비로소 마음을 놓였다
네게는 모든 것이 있구나
이미 온전하구나
하지만 나를 슬프게 했던 건
힘줄 돋은 창백한 손등
고통을 삼키던 갈색 눈의 끝선
시선이 닿던 곳에 핀 페튜니아가
당신과 함께 있을 때면
따뜻하고 마음이 놓인다고
말하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런 존재였는데
늘 보이지 않는 선으로
내게 청하고 있었는데
나는 괜찮다는 말만 믿은 채
환하게 웃었는지도
손을 흔들었는지도
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위를 바라보다
언어가 메말랐음을 깨닫고
너는 어떤 존재였나 자문하다
돌아섰다
걸었다
멈춰 섰다
어디를 움켜쥐면
답답함이 가실 수 있을까
하지만
너는 씩씩하구나
어여쁘고 단단하구나
강하고 아름답구나
이미 온전하구나
나와는 다른 사람이구나
나는 다름을 닮고 싶어
다름을 삼키고 싶어
다름을 마시고 싶어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