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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죽당 Aug 15. 2021

인어공주

我就是我(This is me)

옛날 옛날 깊은 바닷속 해저 왕국에 공주가 태어났어요. 왕과 왕비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며 소중히 공주를 키웠지요. 이 공주에게는 위로 두 언니 공주가 있어서 동생의 탄생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날이 가고 해가 가고 공주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왕궁에 있는 다른 공주들처럼 공주로서 배우고 익혀야 할 관습과 예의범절이 적지 않았어요. 모두 그렇게 살고 있으니 당연히 공주도 그렇게 살기를 요구받았지요.


 



첫 번째  공주가 막내 공주에게 말했습니다.


"막내야, 막내야,  인어로서 잘 살기 위해선 반드시 헤엄 쳐야 한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린 살  없어"


하지만 공주는 그 말을 이해할 수도 받아 드릴 수도 없었어요.


"니, 모든 생명이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데 설마 헤엄치는 것 하나로 삶을 결정할 수 있겠어?"


그리고 공주는  다양한 방법을 선택해서 살고 있는 바닷속 생명을 바라보았답니다.





어느 날 공주의 둘째 언니가 말했습니다.


" 막내야, 인어공주로 잘 살아 갈려면 조개와 산호로 몸을 잘 치장해야만 좋은 짝을 만날 수 있어."

하지만 이번에도  막내 공주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언니, 우리 모두는 태어난 그 자체 모습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데 왜 또 보여주기 위한 꾸밈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나요? 

가짜인 모습으로 만난 짝이 좋은 짝이 맞나요?"


그리고 공주는 타고난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뽐내는 바닷속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공주가 사는 바닷속에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하나 있었지요.  그것은 바로 땅 위에 사는 인간과 관계를 맺는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말했습니다. 육지 인간을 만난다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공주는 또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째서 모두들 육지로 가면 안 된다고만 하지, 정말 육지 인간을 만나면 나는 죽게 될까?'



어느 폭풍이 심하게 치던 밤 바닷속으로 하얀빛 덩어리가 떨어져 들어왔습니다. 인어공주의 눈에는 너무나 신비하고 새로운 생명체였지요.  물에 빠진 인간은 깊은 바닷속으로 의식을 잃고 가라앉고 있었고 공주는 차마 죽어가는 인간을 못 본 척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말한 죽음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하더라도 그를 구해주고만 싶었답니다.


어두운 밤하늘이 바로 위에 펼쳐진 바다 위를 공주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올라와 보았습니다.  생명의 빛을 잃고 있는 인간을 살리기 위해 죽을 만큼 열심히 애를 써서 간신히 육지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별이 쏟아져 내리는 바닷가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꺼져가는 생명을 지키려 하고 있었지요.


공주는 밤새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제가 죽게 되더라도 이 사람을 꼭 살려주세요 제발.....'


해가 떠오르는 바닷가에서 공주가 구해 온 사람이 눈을 뜨고 공주는 발갛게 빛나는 햇살을 받아 사라져 가는 자신의 지느러미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 이래서 모두가 육지에 가면 죽는 다고 했구나, 인어로서 삶이 끝나고 말았어'


인어공주는 그렇게 태양 아래서 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공주가 구해준 사람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요.

인어공주는 생각했습니다.  바닷속 모두가 말한 대로 살지 않기를 잘했다고,  그로 인해 그들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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